[폴리뉴스 고영미 기자] 명태균 씨의 여론조사 대선개입 의혹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 캠프의 정책총괄지원실장을 지낸 신용한 전 서원대 석좌교수가 28일 언론을 통해 대선 당일까지도 ‘명태균 보고서’가 캠프 핵심 참모진들에게 공유됐다고 폭로한 데 이어, 29일 이어 대선 전날 명 씨가 여론조사 결과를 압축한 ‘보고용 파일을 만들라’고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명 씨가 주문한 파일은 여론조사 결과를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만든 1장 짜리 ‘보고용 파일’로 대선 당일 저녁 명 씨가 윤석열 후보에게 직접 보고했을 가능성이 유력해보인다.
명태균, 대선 전날 ‘텍스트 메모장’ 파일 만들어…尹에게 보고했나?
대선 당일 미래한국연구소가 만든 비공개 여론조사, 이른바 ‘명태균 보고서’가 윤석열 캠프에 존재했고, 핵심 참모진이 이 보고서를 토대로 전략 회의까지 열었던 사실에 이어 이른바 '명태균 보고서'를 가공 및 요약한 ‘명태균 메모장’ 파일이 발견된 것이다.
29일 오후 <뉴스타파> 보도에 따르면, 대선 전날인 2022년 3월 8일 명 씨는 이날의 여론조사 결과를 요약한 500자 분량의 ‘메모장 파일을 별도로 만들라’고 강 씨에게 지시했다. 뉴스타파>
3월 8일 오후 6시 20분, 강혜경 씨는 여론조사 보고서 PDF 파일을 완성한 후 명 씨로부터 (여론조사) 보고서는 그대로 놔두고 텍스트만 해달라는 전화를 받고 텍스트(글자)로 된 메모장 파일을 급히 만들어 명 씨에게 카카오톡으로 보냈다는 얘기다.
<뉴스타파> 보도에 따르면, 명 씨가 언급한 ‘텍스트’는 37쪽에 달하는 여론조사 결과를 정리해 요약한 메모장 파일로 보고서에 들어간 이미지나 그래프를 다 빼고, 한눈에 결과를 알아볼 수 있도록 만든 1장 짜리 ‘보고용 파일’이었다. 뉴스타파>
명 씨는 그간 대선 기간 중 윤석열 당시 후보와 연락을 주고 받았지만 다른 캠프 관계자와는 연락한 적 없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뉴스타파> 는 윤석열 캠프에 ‘명태균 보고서’를 전달할 수 있는 사람은 윤석열 후보 한 명으로 압축된다고 보도하며 반박했다. 뉴스타파>
신용한 “尹, 대선 당일 아침부터 비상 걸어…보고서 유출됐다면 본인이거나 보고받은 상대방이거나”
한편, 미래한국연구소의 미공표 여론조사 보고서가 2022년 대선 당일에 윤석열 후보 캠프에 들어가서 전략 수립의 자료로 활용됐다는 사실을 폭로한 신 교수는 29일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에 출연, 당시 상황에 대해 “페이퍼 겉으로만 보면 9.1%를 이기는 걸로 돼 있지만 사전투표에서 이(재명) 후보가 상당히 많이 득표한 걸로 되어 있고 당일 투표율이 떨어지면서 굉장히 초비상이 걸렸던 것 같다”라고 전했다. 김종배의>
그는 이전에도 미래한국연구소 보고서를 본 적이 있냐는 질문에 “막상 회의에 들어가 보면 (여론조사 실시 회사 보다는) 통상은 몇 퍼센트 차이야, 어디가 더 어느 지역이 갑자기 쳐졌어, 이런 내용이 주를 이루기 때문에 그렇게 기억하지는 못 한다”라고 말했다.
윤재옥, 이철규 의원 쪽과 미래한국연구소에서는 ‘파일 형태의 여론조사 보고서를 모른다’고 부인 한 것에 대해 신 교수는 “일단은 누가 항상 이거를 다뤘다는 식으로 특정 한 기억은 없고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라며 “선거 끝난 후에는 대화방들도 폐쇄가 되서 정확하게는 몇 명이 어떻게 받았는지는 알 수가 없다”라고 밝혔다.
신 교수는 해당 파일을 인쇄물이 아닌 파일로 전달받은 이유에 대해 “(선거 당일) 그날 같은 경우는 아침에 후보께서 비상을 걸어서 ‘이상하다, 여기저기서 들리는 말이 이상하다. 상황회의를 열어서 빨리 전국적으로 투표 독려하고 빠진 거 부족한 거 해라’라고 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평상시 회의패턴보다 첫 회의는 늦게 있었던 것 같고 투표 날이니까 당일 투표 독려회의가 있었는데 제가 저장하는 시간은 미리 회의를 하고 나중에 받은 걸 나중에 저장했을 수가 있어 다운로드 시간이 그때가 받은 시간이라고 할 수는 없다”라고 말했다.
명 씨가 ‘이게 되게 복잡해서 본인 아니면 모른다. 여론조사 내용이 유출된 것 같고 누구를 통해 어떻게 그쪽으로 갔는지는 알 수가 없다’라고 주장 한 것에 대해 신 교수는 “첫 번째로 본인 아니면 알 수가 없다는 부분은 그분의 주장”이라며 “예를 들어서 저만 하더라도 원희룡 선거캠프 종합상황실장을 하면서 상당히 많은 데이터 분석이나 여론조사 분석, 여론조사 회사 분들 미팅을 통해서 여론조사가 주는 의미를 전문가에 준해서 해석하는 능력은 있고 전략 쪽에서 하는 분들은 굉장히 많은 이해들이 있다”라고 반박했다.
신 교수는 “이런 선거 경험이 많으신 분일수록 딱 보면 그리고 밑에 보조 자료들 나오는 거 특히나 이 대표에게 사전 투표한 사람들 숫자 가중치 이런 것들의 의미를 대부분의 사람들은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명 씨의 주장을 명 씨 관점에서 읽으면 ‘이 보고서는 내가 윤 대통령이나 윤 대통령 부부에게 직접 대면 보고만 했다’라는 취지의 주장일 수 있다. 이 보고서가 윤 대통령 측에서 전달됐다는 얘기는 들은 바가 없냐는 질의에 신 교수는 “그런 말은 들은 바는 전혀 없다. 그리고 명 씨 주장대로라면 본인이 내부적으로 보려고 작성했는데 유출했다면 본인이 유출하신 거 아니겠나? 정확하게 그게 윤 대통령 부부께 전달이 됐고 (그러)한 사항은 저는 알지 못 한다”라고 말했다.
선대본부에서 청년본부장을 지냈던 장예찬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자신을 향해 ‘핵심이나 실세가 아니라 원(희룡) 전 장관이 정책본부장이 되면서 소위 말하는 딸려온 식구로 중요한 인물은 아니었다’라는 취지의 주장을 한 것에 대해 신 교수는 “저는 제가 핵심이라거나 실세라는 말을 한 적이 없고 전형적인 메신저를 공격하고 오염시키는 전략”이라 지적했다.
이어 “장 전 선대본부장이 얘기한 것은 본부장급 회의에 들어가지 않았다는 얘기인데 제가 참석하는 회의는 아침에 하는 실무 각 단에 실무책임자들이 하는 회의체로 여기에서 이루어지는 게 행동으로 옮겨진다”라고 강조했다.
신 교수는 또 “그분이 그렇게 폄하를 한다면 박민식 전 보훈부 장관, 김오진, 김은혜 의원 대변인과 회의를 했는데 그렇다면 저랑 같이 매일 회의를 했던 그분들도 핵심이나 실세가 아니라고 하겠나”라고 말했다.
“원희룡 종로 보궐 출마, 김 여사 반대로 무산 됐다는 소문 돌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대선 당시 원 전 장관이 종로 출마를 윤 후보와 상의했고 윤 후보가 좋다고 했지만 김 여사 반대로 공천이 안 됐다는 소문이 돌았다’라고 밝힌 신 교수는 ‘윤 후보가 좋다고 답한 것을 누구한테 전해 들었냐’는 질문에 “그때 저는 원희룡 캠프 멤버들과 쭉 일을 했었고 또 대선 때 캠프에서 정책총괄본부장이셨고 했으니까 그 캠프 내에서 제가 들었던 기억이 나는데 3년 전 일이니까 정확치는 않은데 하여튼 캠프에서 그 얘기는 많이 돌았던 내용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김 여사 때문에 안 됐다는 것은 소문 차원이었냐는 질의에는 “캠프 내에서의 소문이니까 몇 다리를 건넜다는 것은 알지 못 하지만 당시에 뉴스를 찾아보시면 (김 여사가 원 전 장관의 부인에게) 수행을 부탁했다는 뉴스는 있는데 수락이 안 되거나 실행이 안 되면서 더 기분이 나쁘셨다는 식으로 소문들이 많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원 전 장관이 이에 대해 일체 말이 없었냐는 질문에 신 교수는 “그때 나왔던 여러 이야기가 뭐였냐면 처음에는 좋다고 하셨다가 ‘왜 한 지역에 매몰되려 하느냐. 기왕이면 같이 정권을 창출하고 다음번 장관도 하고 해서 다음번 대권으로 가는 게 좋지 않겠느냐’라고 당시 윤 후보께서 설득했다는 소문이 돌았다”라며 “얘기의 출처가 원 전 장관이 직접 했는지 그런 것들은 제가 기억이 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명태균 “여론조사 조작 안 했지만…정권교체에 한 몸 바쳤다” 주장
앞서 <뉴스타파> 는 지난 27일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 기간에 만들어진 명태균 보고서 9건 가운데 총 8건이 조작됐으며 ‘명태균 보고서’가 대선 당일까지도 캠프 핵심 참모진들에게 공유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뉴스타파>
여론조사 조작은 명 씨가 가짜 응답완료 샘플을 무더기로 만들어내는 수법을 통해 윤 후보의 지지도가 홍준표 후보에 3%p 앞서게 하는 등 윤 후보에 유리한 쪽으로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실제 공개된 녹취록에서 명씨는 강혜경씨에게 전화를 걸어 “윤석열이를 좀 올려갖고 홍준표보다 한 2% 앞서게 해주이소. 2~3% 홍보다 더 나오게 해야 됩니다”라고 말한바 있다.
이에 <뉴스타파> 가 공개한 여론조사 데이터값을 보면 조작 전에는 윤석열 31%, 홍준표 30.4%로 나타난 것이 조작 후에는 윤석열 33% 홍준표 29.1%로 변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뉴스타파>
이와 함께 윤 후보 캠프의 정책총괄지원실장을 지낸 신 교수는 대선 당일까지도 ‘명태균 보고서’가 캠프 핵심 참모진들에게 공유됐다며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로 자신이 보관 중이던 ‘명태균 보고서’ 파일을 공개했었다.
신 교수가 보관 중이던 미래한국연구소의 여론조사 보고서는 2022년 3월 8일, 대선 전날 작성된 것으로 보이며 그는 이 보고서가 대선 당일인 3월 9일, 핵심 참모진들에게 공유됐다고 말했다.
그가 공개한 보고서는 당초 이번 명태균 의혹을 최초로 제기한 강혜경씨가 지난 25일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제출한 보고서와 작성 날짜와 내용 등이 전반적으로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된다.
명 씨의 여론조사 내용이 담긴 이른바 명태균 보고서에 대해 여권 인사들이 모두 부인하자 명 씨는 지난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나는 돈을 받지 않았다. 여론조사를 조작하지도 않았다”라고 전면 부인했다.
하지만 명 씨는 “정권교체에 이 한 몸 바쳤다”며 대선 개입을 사실상 인정했다.
특히, 명 씨는 “건곤일척(乾坤一擲)”이라며 ‘이겨야 산다’고도 적어 ‘사활을 걸고, 흥망을 건 한판 승부’를 예고하기도 했다.
Copyright ⓒ 폴리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지금 쿠팡 방문하고
2시간동안 광고 제거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