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사기를 떨어트리고 싶지 않았다."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가 부상 투혼을 발휘하며 월드시리즈(WS·7전 4승제) 우승에 바짝 다가섰다.
다저스는 29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미국 메이저리그 WS 3차전에서 선발 투수 워커 뷸러의 호투와 프레디 프리먼의 선제 투런포에 힘입어 양키스를 4-2로 눌렀다.
홈에서 열린 WS 1~2차전을 각각 6-4(연장 10회), 4-2로 이긴 다저스는 3연승을 달렸다.
이날 승패 못지 않게 오타니의 출전 여부가 관심거리였다.
오타니는 지난 27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린 양키스와 WS 2차전 2루 도루를 시도하다가 어깨를 다쳤다. 검진 결과 왼쪽 어깨 부분 탈구라는 진단이 나왔다.
검진 탓에 선수단과 따로 이동한 오타니는 단체 채팅방에 "괜찮다"라고 메시지를 전했다. 맥스 먼시는 "최고의 선수가 타선에 들어오는 건 팀에 있어 좋은 일"이라며 "오타니가 '나 괜찮아'라며 영문으로 메시지를 보냈다. (채팅방에는) 통역이나 매니저가 없는데, 영어도 틀리지 않게 썼다"라고 전했다.
3차전 종료 후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한 오타니는 메시지를 보낸 이유에 대해 "팀 사기를 떨어트리고 싶지 않았다"라고 했다. 이어 "프리먼도 그렇고 완벽한 몸 상태로 경기에 나서는 선수는 별로 없다. 내 역할을 하고 싶었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경기에 1번·지명타자로 선발한 오타니는 3타수 무안타에 그쳤지만 첫 타석 볼넷을 얻어 출루해 결승점의 발판을 만들었다. 오타니는 첫 타석부터 침착하게 볼넷을 골랐고, 1사 후 프리먼이 양키스 선발 클락 슈미트 시속 150㎞ 커터를 잡아당겨 우월 2점 홈런을 터트렸다. 다저스는 1~3차전을 모두 이겨 WS 우승까지 1승만을 남겨놓게 됐다. 역대 7전 4승제 WS에서 1~3차전 승리 팀은 모두 우승했다.
오타니는 몸 상태에 대해 "어깨에 테이핑을 하고 있어 평소와 느낌이 다르긴 했다. 트레이닝 파트에서 다친 부위를 계속 따뜻하게 유지하라고 했다"라면서 "타석에서 스윙 시 크게 이상함을 느끼진 않았다"라고 말했다.
다친 부위의 수술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그는 "시즌 종료 후에 다시 검진을 받아야 정확하게 알 수 있다. 현재로선 문제가 없지 않을까 싶다"라고 신중한 모습을 내비쳤다.오타니는 지난겨울 많은 구단의 러브콜을 받았지만 우승 가능성에 초점을 둬 다저스를 선택했다. 그는 "내일 우승을 결정짓는 것이 가장 좋다. 내일 경기에 집중하겠다"라고 다짐했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오타니의 투혼과 태도는 정말 훌륭했다"며 "오타니가 리드오프로 출전해 1회초 볼넷을 골라 출루했고 득점까지 해줘 고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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