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구 가장동에서 10년째 중고용품을 팔고 있다는 A 씨는 “중고용품점은 경기가 안 좋을 때 오히려 매출이 오른다는데 1년 전보다 매출이 절반은 줄었다. 지금은 팔리지 않는 물건을 쌓아둘 공간이 없을 정도다. 찾는 손님도 없는 오래 된 물건은 인근 고물상에 싼값으로 처분한다”고 푸념했다.
고금리와 고물가로 인한 경기침체가 지속되자 폐업하는 자영업자가 늘면서 이들 가게에서 사용하던 중고물품이 쏟아져 나오지만 정작 창업하려는 사람이 없어 중고시장도 침체기를 맞고 있다.
29일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자영업 폐업률은 10.8%로 집계됐다. 자영업인 소매업·음식업의 폐업률은 20%에 달한다. 소매업 폐업률(20.8%)은 최근 10년 중 가장 높은 수준으로 음식업 폐업률(19.4%)도 2019년(22.0%) 이후 최다치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지난해 전국 모든 지역에서 폐업률이 상승했는데 이 중 대전지역 폐업률은 11.6%로 인천(12.1%), 광주(11.8%), 울산(11.7%) 다음으로 높았다.
이처럼 폐업하는 자영업자가 급증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창업하려는 곳은 적어 중고용품 판매점에는 중고품이 쌓이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올해 폐업을 신고한 개인사업자는 91만 개로 지난해 80만 개보다 11만 개 증가한 반면 새로 창업한 개인사업자는 115만 개로 지난해(121만 개)보다 6만 곳이 줄었다. 주방용품 판매점 역시 울며 겨자 먹기로 할인 판매까지 나섰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아 폐업을 선택하는 이들도 적잖다. 변동에서 중고 주방용품만 팔고 있는 B 씨의 한숨도 깊어간다. B 씨는 “최근 폐업 정리로 물건을 싸게 판매하는데도 생각보다 빠르게 빠지지 않는다. 이달까지 폐업하려는 계획이었는데 물건들이 처분되지 않아 다음 달까지 폐업 시기를 늦춰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김동은 기자 yarijjang@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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