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다니엘라 카발로 폭스바겐 노사협의회 의장은 이날 볼프스부르크 공장에서 열린 직원 설명회에서 “독일 공장 최소 3곳을 폐쇄하고 직원 임금을 10% 삭감하는 구조조정을 회사 측이 제안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초 폭스바겐이 “포괄적 구조조정과 공장 폐쇄를 검토한다”고 성명 발표를 할 당시에는 2개 공장 정도가 폐쇄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폭스바겐은 예상을 넘어서는 ‘몸집 줄이기’를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폭스바겐은 독일에만 완성차 조립 공장과 부품 공장 등 총 10개의 공장을 두고 있다. 공장별 고용인원이 1만 명이 넘는 인력이 일하고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최소 3만 명 이상의 인력도 감축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폭스바겐은 이미 이런 대규모 구조조정을 위해 30년간 이어져 오던 ‘고용 보장’ 단체협약을 종료하겠다고 지난달 노조 측에 전달 한 상태다. 이에 따라 내년 7월부터 인력 감축이 가능해졌다.
그만큼 폭스바겐 경영진들이 현재 경영 환경에 대해 매우 어렵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달 폭스바겐은 연간 영업이익 마진율 전망치를 기존 6.5%에서 5.6%로 떨어졌다. 연초만해도 이 수치는 7%에 달했지만, 이후 중국 시장에서의 부진과 중국산 전기차의 유럽 공세 등의 악영향을 받으며 전망치를 계속 떨어뜨렸다. 상반기(1~6월) 폭스바겐그룹 전체의 판매량도 전년 동기 대비 2.4% 감소하면서 인건비 상승에 비용 부담이 커진 독일 생산 공장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대응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폭스바겐은 또한 일부 부서를 외부 회사나 해외 자동차 제조업체에 ‘아웃소싱(외부 위탁)’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토마스 셰이퍼 폭스바겐 브랜드 책임자는 “독일 공장에서의 생산 비용은 목표치보다 적게는 25%에서 많게는 50%까지 초과했다”며 “이는 경쟁사에 비해 독일 공장의 운영 비용이 2배 더 들어간다는 것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폭스바겐은 이런 내용의 비용 절감과 사업 재편 안을 두고 노조와 수주 째 협상을 벌이고 있다. 어떤 공장이 폐쇄되고, 언제 되는지 등은 30일 3분기(7~9월) 실적 발표 이후 폭스바겐이 노동조합 측에 제안할 것으로 알려졌다.
폭스바겐의 이런 행보에 노조 측이 크게 반발하고 있는 만큼 전면 파업 가능성도 점쳐지는 분위기다. 카발로 위원장은 “독일 내 모든 폭스바겐 공장이 영향을 받을 것이고 수만 개의 일자리가 위험에 처해있다”며 “회사가 미래 전략 없이 비용 문제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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