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尹, 11년 만에 '시정연설' 불참 하나.. 국회 패싱하며 4대 개혁 마이웨이

[이슈] 尹, 11년 만에 '시정연설' 불참 하나.. 국회 패싱하며 4대 개혁 마이웨이

폴리뉴스 2024-10-29 17:33:02 신고

지난해 시정연설 마친 윤석열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시정연설 마친 윤석열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내달 4일 예정된 2025년도 예산안 관련 국회 시정연설에 참석하지 않을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가뜩이나 꽉 막힌 정국이 더욱 경색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대통령실은 국회의 상황에 따라 참석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즉, 내달 1일 이후 열릴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특별감찰관에 대해 어떤 결론을 내리는지, 조만간 있을 2차 여야 대표회담의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같은 대통령실의 발표에 보수 언론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0%대의 낮은 지지율로는 국회 협조 없이 윤 대통령이 강조하는 4대 개혁도 완수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尹, 국회 개원식 이어 시정연설 불참 가능성.. 김건희 특검법·특별감찰관에 불편?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일 열린 22대 국회 개원식에 이어 내달 4일 예정된 2025년도 예산안 관련 국회 시정연설에 불참할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야권은 물론 보수 언론의 질타도 이어지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지난 25일 "시정연설은 국회 상황도 봐야 하니 두고 보자"며 "아직 확정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

시정연설은 국회의 새해 예산안 심의를 앞두고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이 국회에 직접 나와 여야 의원들에게 예산안 처리에 대한 협조를 부탁하는 자리다.

박근혜 전 대통령 취임 첫해인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11년 동안 매년 대통령이 국회를 찾았다. 윤 대통령도 지난해까지는 예산안 시정연설을 직접 했다.

하지만 올해는 윤 대통령이 불참하고 한덕수 국무총리가 대독할 수도 있다.

이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야권의 정부 압박은 물론 여권 내 최근 흐름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총선에서 압승한 민주당은 김건희 특검법을 비롯해 윤 대통령이 21대 국회에서 이미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을 거듭 상정하면서 정부를 향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으며, 최근에는 대통령 탄핵 주장도 공개적으로 나오고 있다. 시정연설 불과 이틀 전에는 '김건희 국정농단 범국민 규탄대회'도 민주당 주도로 열린다. 조국혁신당은 지난 26일부터 '윤 대통령 탄핵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내달 14일에는 '김건희 특검법'도 11월14일 본회의에서 처리할 방침이다.

여당 내부 분위기도 심상치 않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윤 대통령과의 갈등설은 지난 21일 빈손 면담으로 극대화됐다. 이런 가운데 내달 1일 후에는 특별감찰관 추진을 놓고 국민의힘 의원총회가 예정되어 있는데 여기서 특별감찰관을 도입하는 것으로 결론이 내려질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또, 한 대표와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2차 여야 대표회담도 조만간 열릴 것으로 보이는데 이 자리에서 김건희 특검법에 대한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즉, 야당은 물론 여당 내부에서 조차 정권을 위협하고 있다는 인식을 하고 있는 것이 시정 연설 불참 시사로 이어진 것이라는 해석이다.

野 "국회, 국민과 대화 거부 선언" "내년 국정계획 대통령답게 설명하라"

윤 대통령의 시정연설 패싱이 거론되자 야권에선 '역사적 오명'을 남길 것이라며 질타를 쏟아냈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28일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시정연설 불참은 국회와의 대화를 거부하겠다는 선언"이라며 "국회는 국민을 대표하는 대의기관인데, 국회와의 대화 거부는 국민과의 대화를 거부하겠다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도 27일 브리핑에서 "1987년 헌법 개정 이후 국회 개원식에 참석하지 않은 첫 번째 현직 대통령이라는 오명을 안더니, 2013년 이후 11년 만에 총리가 시정연설문을 대독하게 되는 역사를 남기려 하느냐"라며 "국정은 어찌되던 자리만 지키겠다는 자세가 아닐 수 없다. 국민과 국회에 대한 지독한 무시"라고 비판했다.

한 대변인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공천 개입 의혹 등 김 여사와 관련된 각종 논란을 회피하려는 의도냐. 가기 싫은 곳, 보기 싫은 사람들은 모두 외면할 셈이냐"라며 "국회 시정연설 참석 의지를 밝히고, 국민과 국회 앞에 서서 내년도 국정운영 계획을 책임 있게 대통령답게 설명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그것이 바로 헌법이 정한 대통령의 책무이자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임을 분명히 지적한다"고 덧붙였다.

지지율 20% 국정 동력 상실.. 보수언론도 "국회 협조 없이 4대 개혁도 요원"

윤석열 정부는 연금·의료·교육·노동 4대 개혁 추진을 핵심 국정 과제로 삼고 있다.

윤 대통령은 28일 대통령실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4대 개혁 추진이 곧 민생"이라며 연금·의료·교육·노동 4대 개혁 추진을 대통령비서실과 내각에 당부했다고 전해진다.

이날 정혜전 대통령실 대변인은 윤 대통령이 "올해도 얼마 남지 않았다. 연내에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수 있도록 속도를 내달라"고 강조했다고 한다.

하지만,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20% 초반 지지율을 기록하며 이미 국정 동력을 상실한 상황에서 국회를 무시하고 4대 개혁을 달성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정치권은 물론 보수언론에서도 국회 상황과 무관하게 대통령이 시정연설을 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오고 있다.

조선일보는 29일 사설을 통해 "야당이 도를 넘고 있지만 대통령이 개원식에 이어 시정연설까지 보이콧하는 것도 정도가 아니다"라며 "대통령 국회 연설은 국민을 상대로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설은 "677조원이 넘는 내년도 예산을 어떻게 쓸지 국민은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설명을 들을 권리가 있다"며 "시정연설 불참은 불통, 협량 비판도 부르게 된다. 대통령실 우려처럼 야당 의원이 국가원수를 모독하는 행태를 보인다면 국민이 심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연금·의료·교육·노동 4대 개혁에서 연내 성과가 나오도록 속도를 내달라고 했는데, 거대 야당의 협조가 없으면 한 발짝도 나갈 수 없다"면서 "대통령은 시정연설에서 국민과 야당을 설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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