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압박’에 시중은행, 중도상환해약금 면제 정책 제각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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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뉴스 김지혜 기자] 주요 시중은행들이 제각각 가계대출 중도 상환해약금 면제 정책을 내놓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차주들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정책이라는 입장이지만,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안정화 압박에 따른 정책 시행이란 관측이 나온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주요 시중은행들이 중도상환해약금 면제 정책을 각기 다르게 내놓고 있다.

먼저, 가장 적극적인 면제 정책을 내놓은 신한은행은 기금대출 등은 제외한 모든 가계대출에 대해 면제 정책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지난 25일 신한은행은 11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가계대출에 대한 중도상환 해약금을 받지 않는다고 밝혔으며, 고금리, 고물가로 어려움을 겪는 차주의 대출 상환 부담을 낮추기 위한 결정이라고 전했다.

농협은행도 특정 등급 이하 저신용 고객의 가계 여신에 대해 내년 2월까지 한시적으로 중도상환 해약금을 면제한다.

우리은행도 최대 한도 2억2200만원인 ‘우리WON전세대출’만 중도상환해약금을 면제하고 있는데, 현재 가계대출 전반에 대해 면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반면, 지난 9월 가계 여신 중 주택담보대출만 일시적으로 수수료를 면제한 국민은행은 10월 초 이후 다시 수수료를 받고 있으며, 올해 중 다시 면제 정책을 실시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중은행들의 중도상환해약금 면제 정책을 두고 업계에서는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안정화 압박이 작용한 영향으로 보고 있다. 중도상환수수료 면제를 통해 여윳돈이 생긴 차주들이 대출을 상환하면 가계부채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5대 은행의 주담대 중도상환수수료율은 고정금리 1.4%, 변동금리 1.2%이며, 전세대출 중도상환수수료율은 0.6~0.7%이다.

한편, 금융당국은 지난해 11월 해외 사례를 참고해 업무원가와 영업특성 등을 반영한 실제 발생 비용 중심으로 수수료 체계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내년 1월 중순부터 ‘중도상환수수료 부과체계 개선을 위한 금융소비자보호 감독규정 개정안’이 시행된다.

금융위원회는 중도상환수수료 부과체계 개편을 앞두고 은행뿐 아니라 저축은행, 상호금융, 보험사, 여신전문금융사 등 전 업권의 시뮬레이션 산출 결과를 검토하고 있다.

개편안은 중도상환수수료 산정 시 자금운용 차질에 따른 손실 비용과 대출 관련 행정, 모집비용 등 실비용만 인정된다.

다만, 금융위가 제시한 가이드라인에 따라 자체 시뮬레이션을 통해 산출한 수수료율이 금융사마다 다르고, 일부 금융사의 경우 시뮬레이션을 돌릴 때마다 다른 결과가 나온다는 점은 문제가 된다. 금융사마다 차이가 나면 금융소비자들 사이에 혼선이 생길 수 있고, 금융당국의 책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금융당국은 은행들이 취급하는 수수료가 크게 다를 수 없기 때문에 수수료율이 큰 차이가 나는 경우 제대로 산출한 건지 확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