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2공항 예정지인 서귀포시 성산읍 일원. 한라일보D
[한라일보] 제주제2공항 예정부지와 관련해 투기세력 개입 의혹이 제기됐다.
제주참여환경연대는 29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제주 제2공항 토지소유 실태'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앞서 제주참여환경연대는 지난 8월 30일부터 10월 22일까지 제2공항 예정부지에 속한 2840필지에 대해 토지대장을 전수 확인하고, 토지대장에 기록된 토지 소유권 이전 기록과 소유자들에 대한 정보를 토대로 조사를 벌였다.
그 결과 전체 필지 소유자 2108명 중 60.2%에 해당되는 1270명이 도외 거주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서울·경기·인천 소재지의 소유자가 507명으로 전체의 24.1%를 차지하며 가장 많았다. 뒤이어 부산·경남 334명(15.8%), 대구·울산·경북 332명(15.7%) 등 순으로, 경상권에 주소를 둔 소유자가 전체 31.5%로 집계됐다.
필지 소유현황을 보면 도내 거주자 소유 필지는 1263필지로 도외 거주자가 소유한 889필지보다 374필지 더 많았지만, 도내 거주자들은 전·도로·묘지·과수원 소유 비율이 높은 반면, 도외 소유자들은 임야 필지 소유 비율이 높았다.
이는 농지법에 따라 소유 조건이 까다로운 농지보다 상대적으로 제한이 적은 임야의 외지인 비율이 높다는 것으로, 투기세력의 매집이 활발했다 점을 시사한다고 참여환경연대는 설명했다.
또 필지를 쪼개 팔거나, 공유 지분 판매 방식으로 제2공항 예정부지 필지 거래에 개입한 소위 기획부동산 법인 상위 9곳 중 7곳이 도외에 주소를 둔 주식회사 또는 농업회사법인으로 나타났다.
제주에 본점을 둔 법인은 2곳 중 한 곳은 2014년 부산에서 설립돼 본점을 2018년 경남 창원을 거쳐 2019년 제주로 옮긴 곳이었고, 또 다른 한 곳은 제주에 본점을 두고 있으나 대표이사의 등기상 거주지가 경남권으로 확인됐다. 이를 두고 참여환경연대는 제2공항 투기를 목적으로 본점을 이전하거나 주소만 제주에 두고 설립된 법인으로 추정 또는 의심된다고 덧붙였다.
이와함께 참여환경연대는 법인 3곳이 제2공항사업이 확정 발표난 후 얼마되지 않아 해산한 점, 모 농업회사법인이 제2공항 발표 직전 1필지를 47명에게 매각하고 제2공항 입지 발표 후 부동산 매매 및 임대업에 관한 내용을 법인 사업 목적에서 삭제한 점 등을 문제로 제기했다.
참여환경연대는 "2021년 국토교통부 공무원이 제2공항 입지 정보를 지인에게 알려 개발계획에 대한 사전 정보를 유출하고, 해당 직원의 친인척이 임원으로 있는 법인이 예정지 인근 땅을 매입했다는 구체적인 정황이 드러났지만 국토교통부는 사전 정보 유출이 없었다고 할 뿐 해당 공무원에 대한 입장도 밝히지 않고, 조직 내부의 정보유출과 투기에 대한 면밀한 조사도 진행하지 않았다"며 "지금까지 제2공항 예정부지와 주변 투기세력의 실체를 규명하고 사전정보유출의 진위를 명확히 할 면밀한 수사는 과연 이루어졌는가"라고 꼬집었다.
이어 "국가의 재정과 국민의 삶의 질을 좀먹는 투기가 사라지지 않는 이유는 정치권의 비호와 방조 때문"이라면서 "제2공항 개발사업 사전 정보유출 의혹과 사전정보를 이용한 투기세력에 대해 수사한 것이 있다면 수사기관은 도민사회에 공개하고 향후 철저한 수사를 통해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참여환경연대는 "제2공항 개발사업 사전 정보유출과 각종 투기가 사실로 밝혀질 시 제2공항 사업을 전면 백지화 해야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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