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강민호가 28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 KS 5차전을 덕아웃에서 지켜보고 있다. 강민호는 생애 처음으로 KS 무대를 밟았지만, 우승으로 방점을 찍진 못했다. 광주|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삼성 라이온즈는 28일 막을 내린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에서 KIA 타이거즈에 1승4패로 밀려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데 실패했다. LG 트윈스와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에서 3승1패를 거둬 9년 만에 다시 KS 무대를 밟았지만, 부상에 발목을 잡혔다. PO 도중 구자욱이 왼쪽 무릎 인대를 다쳐 사실상 전열을 완전히 이탈한 가운데 KS에선 원태인, 이재현, 강민호 등이 부상을 입었다. 전력 손실이 적지 않았던 만큼 제대로 싸우기 힘들었다.
강민호는 28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벌어진 KS 5차전 동안 덕아웃을 지켰다. 허벅지 근육 통증 때문에 출전할 수 없었다. 대타, 대수비도 불가능했다. PO부터 KS 4차전까지 8경기 연속 주전으로 포수 마스크를 쓴 탓인지 몸이 버티지 못했다. 삼성이 5차전 중반 이후 KIA의 맹추격에 고전하는 상황을 덕아웃에서 지켜봐야 했던 그의 표정은 어두울 수밖에 없었다. 후배들이 힘든 싸움을 펼치고 있지만 도움을 줄 수 없었던 베테랑의 시선은 그라운드에 고정됐다.
강민호는 KS 무대가 간절했다. PO 4차전에서 결승 솔로홈런을 터트린 그의 활약에 힘입어 삼성은 KS에 올랐다. 프로 21년 만에 처음 밟은 KS 무대에서 그는 우승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페넌트레이스 1위 KIA의 전력이 강해도 ‘불가능은 없다’는 일념으로 매 경기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하지만 역부족이었다. 그는 생애 처음 KS를 치러본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강민호와 함께 베테랑으로서 타선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은 박병호도 이번 KS가 더없이 아쉬웠다. 박병호에게는 올해가 개인 4번째 KS였다. 하지만 또다시 방점을 찍는 데는 실패했다. 개인 기록과 성적보다 팀의 우승을 위해 ‘올인’하겠다는 의지였으나, 2년 연속 KS 무대를 밟고도 우승 반지를 챙기지 못했다. 올해 KS에서 거둔 최종 성적은 타율 0.118(17타수 2안타), 1홈런, 1타점이다. 결정적 순간 베테랑인 그가 더 큰 역할을 해줘야 했지만, 쉽지 않았다.
강민호는 올해로 39세, 박병호는 38세다. 여전히 리그에서 경쟁력을 발휘하고 있지만, 체력적 부담이 적지 않은 나이다. 둘에게는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다. 삼성이 올해 정규시즌에서 신구조화를 바탕으로 호성적을 거둬 KS 무대까지 올랐지만, 다른 팀들의 도전이 만만치 않을 내년 시즌 이후는 예상할 필요조차 없다. 그렇기에 올해 KS에서 우승의 꿈을 이루지 못한 게 두 베테랑에게는 더욱 아쉬울 따름이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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