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지은 기자]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약 일주일 앞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반도체 기업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정책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나타내 관련 업계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트럼프 후보는 지난 25일 뉴욕타임스와 인터뷰에서 '반도체지원법'(칩스법)에 대해 "그 반도체 거래는 정말 나쁘다"고 말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2022년에 제정한 반도체법은 미국에 투자하는 반도체 기업에 생산 보조금 390억 달러와 연구개발 지원금 132억 달러 등 5년간 총 527억 달러를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법안에 따라 마이크론 같은 미국 기업뿐만 아니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대만 TSMC 같은 글로벌 기업들도 미국에 공장을 세우는 대가로 보조금을 받을 예정이다.
트럼프 후보는 "우리는 (반도체 기업에) 단 10센트도 주지 않아도 됐다"며 "매우 높은 관세를 부과하면 TSMC가 와서 반도체 기업을 공짜로 설립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후보는 또 "이들 반도체 기업은 매우 부유하다. 그들은 우리 사업의 95%를 훔쳤고 그게 지금 대만에 있다"고 TSMC를 직격했다.
이어 "대만은 엄청나게 잘하고 있다. 그 이유는 우리의 멍청한 정치인들 때문이다. 우리는 반도체 사업을 잃었고 이제 우리가 돈을 내야 한다”며 “그들이 자기 돈을 미국에서 쓰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TSMC를 예로 들기는 했지만, 향후 트럼프 당선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대미 투자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현재 2026년 가동을 목표로 텍사스주 테일러에 170억달러(약 23조5000억원)를 투자해 반도체 공장을 짓고 있다. 삼성전자는 투자 규모를 늘려 2030년까지 총 450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4월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 AI 메모리용 어드밴스드 패키징 생산기지를 건설하는 데 38억7000만달러(약 5조2000억원)를 투자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미국 정부는 삼성전자에 보조금 64억달러를, SK하이닉스에 최대 4억5000만달러의 연방 보조금 지급을 약속했다.
만약 트럼프가 당선돼 첨단 반도체에 관세를 부과하고 바이든 정부가 약속한 보조금 정책을 뒤집는다면, 이를 토대로 대규모 투자를 추진해 온 국내 반도체 기업은 기존 투자 전략을 재검토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강구상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칩스법, 대중국 첨단 수출 통제 등 정책은 미 행정부의 입김이 강력하게 작용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며 "해리스 또는 트럼프 후보 중 누가 당선되더라도 현재 수준의 정책이 일관성 있게 추진되도록 설득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트럼프 후보와 해리스 후보의 지지율이 선거 막판까지 접전 양상을 보이자 승부는 펜실베니아 등 경합주에서 갈릴 거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해리스 지지율은 정체된 반면 트럼프는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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