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가 삼성전자를 비롯한 글로벌 IT(전자·정보) 세트사 부진에도 인공지능(AI)과 전장(차량용 전자·장비) 부문 성장을 필두로 선방한 실적을 내놓았다. 고부가가치 중심의 포트폴리오 구성으로 4분기에도 실적 개선세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삼성전기는 연결 기준 3분기 매출 2조 6153억원, 영업이익 2249억원을 기록했다고 29일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1%, 영업이익은 20% 증가했다. 비록 컨센서스(증권사 추정 평균치)인 2362억원을 밑돌았으나 견조한 실적을 보였다는 게 업계 평가다.
삼성전기는 지난해 동기와 직전 분기 대비 △AI △서버 △전장 부문의 성장으로 AI용 적층형세라믹커패시터(MLCC)와 전장용 카메라 모듈, 서버용 반도체 패키지기판 등 고부가 제품 공급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김원택 삼성전기 전략마케팅실장 (부사장)은 컨퍼런스콜에서 "서버용 MLCC는 올해 매출이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상당 부분이 AI 서버 관련 매출로 파악된다. 이는 업계 톱티어 수준이다"며 "내년에도 AI 관련 매출은 올해 매출 성장에 준하는 큰 폭이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그는 AI·서버용 반도체 기판인 FCBGA(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에 대해 "올해 매출은 중앙처리장치(CPU)용 제품을 중심으로 전년 대비 2배 가량 성장이 예상된다"며 "AI 가속기용 제품도 내년 양산을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큰 폭의 매출 성장이 기대된다.
삼성전기는 전기차 시장의 완만한 성장세에 따른 MLCC전략에 대해 "전기차 성장률은 전년 대비 다소 둔화될 전망이나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 증가와 ADAS(주행보조프로그램) 보급 확대로 전장용 MLCC 시장은 미드 싱글 디짓(5% 내외) 수준의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며 "지속적으로 전장용 거래선 및 프로젝트 승인 확대를 통해 시장대비 높은 매출 성장률을 확보하는데 주력할 계획이다"고 답했다.
또한 삼성전기는 중장기 성장동력으로 손꼽히는 실리콘 커패시터와 하이브리드 렌즈 등에 대해 "실리콘 커패시터는 인공지능(AI) 등 고성능 반도체 패키지 기판용을 중심으로 4분기부터 글로벌 반도체 업체향으로 양산을 시작한다"며 "2025년부터 국내외 고객사로 다변화해 공급을 확대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실리콘 커패시터는 기존 MLCC 대비 고온·고주파 등의 환경에서 신뢰성이 높다. 발열제어력과 전력효율성도 높다. 덕분에 고성능 컴퓨팅(HPC)과 모바일 분야에서 주목 받고 있다.
삼성전기는 "전장 카메라를 위한 하이브리드 렌즈는 설계 자유도와 가격 경쟁력을 갖춘 제품으로, 2025년 양산 및 사업화를 목표로 준비 중"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개발에 성공한 소형 전고체 전지에 대해서는 "기존 리튬 이온과 달리 산화물계 고체 전해질을 사용해 안정성이 우수하며 각형, 원형 등 다양한 형태 제품으로 구현 가능하단 장점이 있다"며 "자체 보유한 MLCC 적층 기술을 활용해 웨어러블 초소형 기기 시제품 등을 고객사와 테스트 진행 중으로 2026년 양산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글라스 기판도 기술 확보 및 제품 개발을 차질없이 진행 중"이라고 했다.
다만 4분기는 연말 계절성에 따른 부품 수요 감소 등으로 MLCC 전체 출하량이 소폭 감소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삼성전기는 "기존 IT 위주에서 전장·산업용 등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거래선을 다변화하고 제품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삼성전기는 "4분기에는 외부 환경 불확실성으로 전분기 대비 약세 가능성이 있으나, 고부가 MLCC와 FCBGA 등의 성장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내년도에는 AI 서버의 고성장세 지속, PC 및 스마트폰에서의 온디바이스 AI 확산, 전장용 MLCC 사업 확대 등으로 전년 대비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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