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노 윌리엄스. 사진제공 | KBL
김승기 고양 소노 감독은 ‘2024~2025 KCC 프로농구’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완벽하게 팀을 만들기 위해선 한 시즌을 더 치러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올 시즌 조직력을 충분히 다지고, 다음 시즌 대권에 도전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사령탑은 ‘다음’을 얘기했지만, 소노는 올 시즌 초반 가장 뜨거운 팀이다. 개막 4연승을 질주 중이다. 비시즌의 변화가 효과를 보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시즌 후 자유계약선수(FA) 정희재, 최승욱, 임동섭 등을 영입하며 전력을 보강했다. 슈터 전성현을 창원 LG로 보내고 가드 이재도를 데려오는 트레이드까지 단행했다. 기량은 뛰어나지만, 팀워크를 해쳐 애를 먹였던 외국인선수 치나누 오누아쿠(원주 DB) 대신 새 식구 앨런 윌리엄스(203㎝)를 택했다.
핵심은 2명의 ‘볼 핸들러’다. 리그 최정상급 가드로 성장한 이정현과 이재도가 그 역할을 맡고 있다. 지난 시즌에는 이정현이 대부분의 볼 핸들링을 책임졌는데, 올 시즌에는 이재도가 그 부담을 덜어준 덕분에 공격 루트 또한 다양해졌다. 이들은 공을 들고 움직이는 것뿐만 아니라 공간을 찾아 득점 기회를 만드는 데도 일가견이 있다. 그로부터 파생되는 효과가 작지 않다. 올 시즌 이정현은 평균 22.8점·4.5어시스트, 이재도는 15.3점·5.8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리그 정상급 가드로서 손색없는 성적이다.
소노 이재도. 사진제공 | KBL
달라진 역할을 받아들인 이재도의 책임감도 남다르다. 그는 “LG 시절에는 내가 메인 볼 핸들러였다면, 지금은 (이)정현이가 첫 번째다. 나는 그 다음”이라며 “보조와 메인을 오가면서 고참으로서 중심을 잡아야 하는 만큼 좋은 조합을 찾는 게 중요하다. 나도 새로운 역할에 대해 공부하고 적응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윌리엄스의 활약 역시 무시할 수 없다. 그야말로 복덩이다. 평균 19.5점·12.8리바운드·1.5어시스트를 기록하며 골밑을 든든히 지키고 있다. 리바운드에 적극 가담하면서 제2, 제3의 공격 기회를 창출한다. 힘이 워낙 좋아 상대 수비의 집중견제에도 흔들리지 않는다. 그렇다 보니 수비력이 뛰어난 정희재가 본연의 역할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도 마련됐다.
더 주목해야 할 부분은 윌리엄스의 침착함이다. 코트 안팎에서 늘 동료들과 호흡하려고 노력한다. 김 감독이 가장 만족스러워하는 부분이다. 윌리엄스는 “나는 피지컬이 강한 유형이다. 집중견제로 팔에 상처가 나기도 한다”면서도 “꾸준한 연습을 통해 침착함을 배웠다. 감독님께서도 계속 도전정신을 심어주신다. 그렇다 보니 어떻게 해야 동료들과 어우러져 자연스러운 플레이를 할 수 있을지 더 많이 생각하게 된다”고 밝혔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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