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은경 기자] 퇴직연금을 독식한 은행들의 수익률이 증권사와 보험사보다 저조했다.
오는 31일부터 퇴직연금 실물 이전이 시작되면 유입 채널이 다양해지면서 관계형 금융으로 쌓아 올렸던 은행들의 강점도 다소 희미해질 것으로 예상한다.
29일 금융감독원 통합 연금 포털에 따르면 지난 3분기 말 국내은행의 퇴직연금 적립액은 210조2811억원으로 전체 퇴직연금 적립액(400조732억원)의 52.56%를 차지했다. 증권사(96조5328억원)와 보험사(93조2654억원)의 두 배를 웃도는 규모다.
신한은행이 42조701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국민은행(39조5015억원), 하나은행(37조78억원) 순이다.
수익률은 은행이 가장 저조했다. 3분기 말 기준 최근 1년간 평균 수익률을 보면, 은행들의 확정급여(DB) 원리금 보장형 평균 수익률은 3.64%다. 증권사 평균 수익률(4.29%)과 보험사 평균 수익률(4.08%)보다 낮았다. 42개 사업자 전체 평균 수익률인 4.02%에도 못 미쳤다.
확정기여형(DC)에서는 증권사와 수익률 격차가 더 크게 벌어졌다. 은행들의 DC 원리금 보장형 평균 수익률은 3.47%로, 보험사 평균(3.45%)을 근소하게 앞섰다. 그러나 증권사 평균(4.45%)과는 약 1%포인트(p)가량 낮았다.
개인형 퇴직연금(IRP)도 마찬가지다. 은행들의 IRP 원리금 보장형 평균 수익률은 3.33%로, 증권사 평균 수익률(4.65%)보다 1.32%p 이상 낮았다.
원리금 비보장형은 DB·DC·IRP 모두 은행들이 높았다. 그러나 퇴직연금 적립액 중 비보장형 비중이 16.81%에 불과한 점을 고려하면 영향은 크지 않다.
은행별로는 DB 원리금 보장형에선 신한은행이 3.88%로 은행에선 제일 높았다. DC 원리금 보장형은 제주은행이 3.84%로 은행에서 가장 가장 높다. IRP는 광주은행이 4.18%로 가장 높다.
증권사 중에선 KB증권의 IRP 원리금 보장형 수익률이 7.56%에 달했다. DC 원리금 보장형도 6.21%로 모든 사업자 중에 가장 높았다.
비교적 낮은 수익률에도 은행들이 퇴직연금을 독점했던 건 기업금융 부문과 연계한 관계형 금융에서 강점이 있기 때문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퇴직연금 실물 이전이 시작되면 퇴직연금 채널이 다양해지면서 다른 업권으로 자금 이동이 있을 것"이라면서 "기업금융과 연계했던 은행 채널의 장점도 이전보다는 약해질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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