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정부가 올해 예상되는 세수 결손이 30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이자, 외환시장 안정화를 위한 비상금인 외국환평형기금과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한 주택도시기금을 동원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정부의 재정 대응이 기금의 목적을 무시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29일 기획재정부가 전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발표한 '2024년 세수 재추계에 따른 재정 대응 방안'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국세 수입이 당초 예상보다 29조6000억원 부족할 것이라며, 이를 메우기 위해 외평기금에서 최대 6조원을 끌어올리고, 주택도시기금에서 2조~3조원을 동원한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높은 법인세 의존도가 세수 불안정을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지난해 56조원의 세수 결손을 기록한 정부는 이번에도 법인세 수입이 예상보다 14조5000억원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 실적 개선을 통해 세수를 확대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국가 채무를 늘리지 않기 위해 가용 재원을 활용하는 것이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야당 의원들은 정부의 ‘기금 돌려막기’가 재정 정책의 신뢰성을 훼손하고 있다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특정 목적을 위해 조성된 기금을 재원으로 사용하는 것은 기금의 존재 의의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지적하며, 향후 정부의 재정 정책에 대한 신뢰도가 저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기금을 다른 용도로 전용하는 것은 기금의 본래 목적을 훼손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정부는 현재 대외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고, 성장률이 두 분기 연속 기대 이하로 나타나는 상황에서, 기금 활용에 대한 비판을 감수하고라도 당장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접근이 장기적으로 재정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에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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