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재난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가 지난 11년간 약 16조원에 이르고, 점차 확대되는 추세로 나타났다. 특히 비수도권 지역이 수도권에 비해 피해 규모가 훨씬 컸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모경종 의원과 국내 기후단체 기후솔루션이 29일 공동 발표한 ‘기후의 역습, 10년간 연도·지역별 기후재난 피해 양상 분석’ 정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3년부터 작년까지 약 4조원의 피해액과 12조원 정도의 복구비용이 발생해 총 경제적 피해규모는 약 16조원에 달했다.
연도별 피해액을 보면 2020년이 가장 큰 경제적 타격을 받은 해로, 집중호우와 폭염으로 인해 약 5.5조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이는 2013년 피해액(5417억원)에 비해 5.3배 증가한 수치다.
특히, 2019년부터 작년까지 피해 규모가 급격히 증가하며, 기후 재난으로 인한 경제적 타격이 우상향하는 모습을 보였다. 2022년에는 2조 8608억원, 지난해에는 약 2조 3841억원의 피해가 발생해 최근 몇년간 피해가 더욱 가파르게 늘었다.
모경종 의원은 “기후재난 피해 양상이 연도별로 커지고 있으며, 피해의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비수도권의 피해가 두드러지게 크다는 점에서 지역 불평등을 해결하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10년간 가장 큰 경제적 피해를 초래한 기후 재난은 호우로, 총 피해액 약 9.9조원, 비중은 62.38%를 차지했다. 뒤를 이어 태풍 4.8조원(30.33%), 산불 1.1조원(6.95%)의 피해가 컸다. 폭염은 경제 피해액(43억원)은 낮았지만, 인명 피해는 193명으로 전체 인명 피해의 56.6%를 차지했다.
기후솔루션 관계자는 “기후변화에 따라 호우와 태풍의 빈도가 증가하고 강도도 세지며 피해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수도권보다 비수도권의 기후 재난 피해가 컸던 점도 눈에 띈다. 경북은 비수도권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지역으로, 총 경제피해액이 3.8조원에 달해 17개 시도 중 1위를 차지했다. 이어 강원, 전남, 충남, 충북 등의 비수도권 지역이 상위권을 차지한 반면, 수도권의 피해액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인구수 대비 경제피해액을 계산한 결과 강원, 경북, 전남이 상위 3위를 기록하며, 비수도권 지역에서 특히 피해가 심각했다.
보고서는 기후 재난이 지역 간 불균등하게 발생함에 따라 각 지자체가 온실가스 다배출 기업과 발전소에 적극적인 감축 노력을 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후솔루션은 “온실가스 배출의 주요 원인이 도시 생활과 산업 활동에서 비롯되지만, 피해는 비수도권 지역에서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지자체의 역할 강화를 요구했다.
모 의원은 “기후 재난 피해를 줄이기 위해 재생에너지 전환과 온실가스 감축 목표 설정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헌법재판소가 정부의 감축 목표 미비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것과도 맥락을 같이한다.
그는 “행정안전부는 기후재난이라는 개념을 공식적으로 도입해 체계적인 통계 관리를 시작해야 하며, 이를 통해 기후위기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스로드] 박혜림 기자 newsroad01@newsroa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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