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김효인 기자】 은행권의 전방위적 대출 조이기에 이어 보험사들 또한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관리 강화에 나서고 있다. 이는 2금융권으로 대출 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를 방지하기 위한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기조 영향으로 분석된다.
2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보험사들이 주담대 대출에 제한을 두고 있다. 대출 문턱이 높아진 은행 대신 보험사로 대출 수요가 쏠리는 데 대한 조치다.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대형 생보사와 삼성화재는 이미 선제적 조치에 돌입한 상태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지난 8월 주담대 금리를 각각 0.2%포인트, 0.49포인트씩 인상했다. 특히 삼성생명은 지난달부터 유주택자 대상 주담대 취급을 중단했다.
한화생명은 지난달 주담대 신청 급증으로 계획 물량이 조기 소진되면서 이달부터 주담대 금리를 0.4%포인트 높였다. 그러나 이달과 다음달 계획 물량까지 모두 조기 소진되면서 사실상 중단 상태에 접어들었다. 교보생명 또한 이달 주담대 금리를 0.2%포인트 인상했으며 유주택자 대상 주담대 취급을 중단했다.
농협생명과 농협손해보험도 지난달 유주택자 대상 주담대 취급을 중단했다. 농협손보는 지난 17일부터 계획 물량 소진으로 신규 주담대 취급을 한시적으로 중단한 상태다.
하나생명과 흥국생명도 주담대 신규 신청을 받지 않고 있으며 KB손해보험은 지난 16일부터 유주택자가 추가로 주택을 구입하기 위한 주담대 취급을 중단했다.
다만 현대해상의 경우 이달 주담대 한도는 소진됐지만 기존 대출 상환 규모에 따라 신규 주담대 신청을 재개한다는 방침이다.
보험사마다 상황은 다르지만 전반적인 주담대 대출 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이 같은 보험사들의 대출 조이기 배경으로는 금융당국의 강경한 가계부채 관리 기조가 지목된다.
지난달 2금융권의 가계대출 증가 현황을 보면 새마을금고 가계대출 증가액은 2000억원, 보험사 4000억원으로 전월보다 증가세가 확대됐다. 특히 상호금융권에서는 이달 들어서만 주담대 증가액이 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금융당국은 지난 15일과 23일, 제2금융권 대상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열고 제2금융권에서의 공격적 영업 행태나 주택담보대출 중심 과당경쟁이 발생하지 않도록 당부했다. 단기간 내 두 차례 회의 소집은 이례적인 사안인 만큼 가계대출 풍선효과를 철저히 차단하겠다는 금융기관의 의지로 해석된다.
보험사 대출 조이기와 관련, 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주담대 물량과 대출 관리 인력으로는 감당이 어려워 선제적 조치에 나섰다는 시각도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대출규모가 큰 은행권과는 달리 보험사는 주담대 취급 규모가 매우 작은 편이기에 대출 수요가 몰릴 경우 어려움을 겪는다”며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기조와 함께 2금융권으로의 대출수요 쏠림 현상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주담대 관리를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2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세가 지속될 경우,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강화 등 특단의 조치까지 고려하고 있다. 현재 2금융권 개인 차주별 DSR은 50%로 제한돼 있지만 회사별 평균 DSR(신규 취급한 가계대출의 평균 DSR)을 45% 수준으로 낮추는 방안이 유력하다.
이런 경우 차주 단위 DSR을 줄이는 것보다 유연한 한도 책정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실수요자 피해를 줄이는 동시에 가계대출 관리를 강화할 수 있다.
금융위원회 권대영 사무처장은 가계부채 점검회의에서 “업권별 가계부채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풍선효과가 커지는 것에 대비해 다양한 관리 조치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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