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300·S-400, 공습 차단 못하고 파괴돼…러시아 방산업계에 타격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 최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은 안 그래도 상처받은 러시아 방산업계의 이미지를 더욱 추락시킬 계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8일(현지시간) 이란에 배치된 러시아의 방공시스템 S-300이 이스라엘의 공습 당시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구(舊)소련이 개발한 S-300 시스템은 지상의 레이더들이 공중의 목표물을 감지하면 중앙통제실에서 정보분석을 거쳐 지대공 미사일이 자동 발사되는 구조다.
그러나 이란이 운용하는 S-300은 지난 26일 보복 공습에 나선 이스라엘 전투기 100여대가 발사하는 미사일을 거의 차단하지 못했다는 것이 미국과 이스라엘 당국자들의 전언이다.
이스라엘군은 이란의 수도 테헤란과 쿠제스탄, 일람 등 3개 주의 군사시설물을 폭격하는 과정에서 S-300 포대 3곳을 파괴하기도 했다.
앞서 이스라엘은 지난 4월에도 이란 이스파한주의 핵시설 인근에 배치된 S-300 포대를 파괴하는 데 성공했다.
문제는 이 같은 무기력한 모습을 S-300을 운용하는 이란군의 탓으로만 돌릴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러시아가 자체적으로 운용하는 S-300도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에 파괴됐기 때문이다.
특히 우크라이나군은 지난 5월과 8월에는 S-300을 개량한 최첨단 모델인 S-400까지 파괴하는 데도 성공했다.
러시아는 지난 2007년도에 S-400을 처음 실전에 배치하면서 미국의 패트리엇보다 뛰어나다고 자부했지만, 기대에 걸맞은 모습은 보이지 못한 셈이다.
이에 따라 러시아 방산업계가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예측도 확산하고 있다.
S-300이나 S-400 도입 계약을 했거나, 향후 도입을 고려하는 국가 입장에선 최근 이란 등 실전에서 발생한 피해 상황을 주목할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한국이나 미국, 중국, 이스라엘 등 다른 나라의 방산업계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올 정도다.
인도의 경우 러시아와 5대의 S-400 시스템 구매계약을 한 뒤 3대를 도입했다.
남은 2대는 내년 말까지 전달될 예정이지만, 최근 드러난 러시아 방공시스템의 허점은 인도 당국을 우려하게 할 요인이 될 수 있다.
인도는 방공시스템을 전적으로 러시아에 의존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단거리 방공시스템은 자체 기술과 이스라엘과의 협력을 통해 개발했고, 장거리도 S-400 이외에 자체적으로 시스템 개발을 추진 중이다.
영국의 싱크탱크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의 더글러스 배리 선임 연구원은 "계약자 입장에서는 무기의 성능과 개선 방향 등에 대해 여러 가지를 요구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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