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구매력 평가(PPP) 기준으로 러시아를 세계 4위 경제대국으로 선정했다고 러시아TV가 24일 보도했다.
IMF가 발표한 '세계경제전망'에 따르면, 러시아의 2024년 구매력평가 기준 국내총생산(GDP)은 세계 GDP의 3.55%를 차지하며 일본의 3.38%를 넘어섰다. 이로써 러시아는 중국(18.8%), 미국(15%), 인도(7.9%)에 이어 세계 4위 경제국 자리에 오르게 되었다.
구매력 평가는 각국 상품과 서비스 비용의 차이를 조정해 국가 간 경제 생산성과 생활 수준을 비교하는 지표로, 단순 GDP 순위와 달리 국가 간 실질적 경제력과 구매력 수준을 반영한다. IMF의 이번 발표는 서방의 경제 제재와 코로나19 여파에도 러시아가 경제 대국으로서 강력한 입지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러시아 경제 전문가들은 이번 경제 비중 격상이 러시아 경제의 자립도를 높인 결과라고 평가했다. 한 러시아 이코노미스트는 "제재 이후 대대적인 수입 대체와 자국 산업 육성으로 우리만의 생산 체제를 구축했다"며, 러시아가 브릭스(BRICS) 주요국들과 함께 세계 경제에서 중대한 비중을 차지하게 되었다고 언급했다.
IMF 자료에 따르면 구매력 평가 기준 G7 국가의 세계 GDP 비중은 1982년 50.42%에서 2024년 29%로 계속 낮아지고 있는 반면, 중국, 인도, 러시아 등 브릭스 국가들이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점차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글로벌 경제의 힘의 중심이 서방에서 신흥 시장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러시아가 중국, 인도와 함께 상위 경제 대국으로 자리 잡은 이번 결과는 BRICS 연합의 경제적 중요성을 강화하는 동시에, IMF 내에서 러시아의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되고 있다.
IMF는 또한 러시아의 2024년 경제성장 전망치를 상향 조정해 2023년 성장률을 3.6%로 예상하며 종전의 3.2%보다 높게 평가했다. 그러나 IMF는 2024년 성장률 전망을 1.5%에서 1.3%로 소폭 하향 조정하며, 러시아 경제가 고금리와 인플레이션 압박 등 여러 도전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러시아의 경제 전망 상향은 브릭스 국가들과의 협력 강화, 수출 다변화, 자국 산업 강화 등의 전략이 유효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러시아는 향후 경제 성장률 유지를 위해 대내외적 도전을 극복하고 지속적인 산업 다각화를 추구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이번 IMF 발표는 러시아가 구매력 평가 기준에서 경제적 입지를 공고히 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서방의 제재와 고금리 환경 속에서도 강력한 경제 정책을 통해 자국 중심의 경제 성장을 도모해온 러시아는 브릭스 국가들과 함께 글로벌 경제의 판도를 재편하는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경제 강국으로서의 위치를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 향후 지속 가능한 성장을 추구하는 정책을 이어갈 필요가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차승민 기자 smcha@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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