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격 인터뷰> 1000억 피해 아트테크 사건 맡은 김명석 변호사

<직격 인터뷰> 1000억 피해 아트테크 사건 맡은 김명석 변호사

일요시사 2024-10-29 06:35:22 신고

3줄요약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최근 MZ들이 열광하는 투자 상품이 있다. 바로 미술품에 투자하는 ‘아트테크’다. 미술품에 대해 무지한 사람들이 ‘원금 보장’과 ‘높은 이자율’에 쏠리자 이들에 대한 폰지사기가 성행하고 있다. <일요시사>는 이 같은 아트테크 사기 피해자를 구제하고 있는 법무법인(유한) 대륜의 김명석 최고총괄변호사를 만났다.

미술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미술품 시장의 규모가 커지고 다각화되자 미술품에 대한 투자가 새로운 재테크 수단으로 각광받으며 예술과 재테크를 합친 ‘아트테크(Art-Tech)’란 신조어까지 탄생했다. 게다가 고가의 미술품을 조각투자로 구매할 수 있게 되면서 아트테크에 관한 진입장벽이 낮아진 것도 투자가 몰리게 된 계기가 됐다.

이런 흐름에 편승해 미술품 재판매 보장 등으로 투자자를 모으는 업체도 많이 생겨났다. 하지만 당초 홍보 내용과 달리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하고 있는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다. 가장 잘 알려진 업체는 ‘갤러리K’다. 현재 피해자들은 오픈 채팅방으로 소통하고 있으며, 400여명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투자금 원금 미반환 사태가 지속되면 그 피해 금액은 1000억원대에 이른다.

이런 상황에 법무법인(유한) 대륜(이하 대륜)은 갤러리K 아트테크 사기 피해자 구제를 위해 팀(이하 구제팀)을 구성하고 이들을 대신해 집단소송에 나섰다.

<일요시사>는 갤러리K 아트테크 사기 변호팀 김명석 최고총괄변호사를 만나 현재 수사를 진행 상황, 피해 액수 등을 물어봤다. 다음은 김 변호사와의 일문일답.

-구제팀에 대해 설명 부탁드린다.

▲부장검사 출신의 총괄변호사 1명, 동종 사건 변론 경험이 많은 변호사 2명, 법무실장 1명이 사건을 전담해 상담, 서면 작성, 수사기관과의 소통 등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사기 사건에 대해 많은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다.

-피해자 구제에 나서게 된 경위는 무엇인가?

▲처음에 한두명의 피해자와 상담을 했다. 은행이자가 많아야 연 4% 정도인데, 월 7~9%는 고리사채 수준의 수익률이다. 아트딜러에게 5%를 주려면 회사 유지비용도 있어야 하니, 최소한 미술품 렌털료를 20% 가까이 받아야 유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갤러리K’ 폰지사기 집단 고소
사기 전문가 4명 구제팀 꾸려

하지만 모나리자가 아닌 이상 미술품 가격의 20%를 월 리스비로 주고 리스를 한다는 설명을 듣고 현실적으로 유지 불가능한 약정이라고 생각했다.

이런 종류의 사기는 피해자 한 명이 고소할 경우 혐의 입증이 어렵고, 다수 피해자가 동일한 방식으로 피해를 당했음이 인정돼야 사기 범의를 입증할 수 있으므로, 집단고소할 필요성이 있다는 결론에 도달해 팀을 꾸려 집단고소를 진행하게 됐다.

-해당 사건과 관련해 고소를 의뢰한 피해자는 몇 명이며, 피해금액은 어느 정도인지?

▲구제팀은 지난 9월 초에 1차 고소를 진행했고, 9월 말에 2차 고소를 접수했다. 고소인은 총 25명이고 2차 고소 이후 계속 상담 의뢰가 들어오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피해 금액은 합계 14억여원이다. 다만 400여명이 넘는 피해자가 있고 피해 금액이 1000억원에 달하지만 다른 법무법인도 고소를 담당하고 있어 상담 인원이 얼마나 늘어날지 예상할 수 없다.

-아크테크 사기 수법이 여러 가지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갤러리K의 수법은 어떤 것이었는지 설명 부탁드린다.

▲이 사건 피해자들은 미술품에는 관심이 없고 원금을 보장해주고 매월 많은 수익금을 배당한다는 것에 끌려 투자한 소액투자자들이다. 갤러리K는 이런 투자자들의 심리를 이용해 돈을 투자하면 투자한 돈으로 미술품을 구입하고, 구입한 미술품을 다른 곳에 렌트해 렌탈료를 받는 방법으로 재테크한다.

현실적으로 유지 불가능한 약정
“25명 대리 고소…상담 계속 늘어”

이 모든 과정을 대행해주고, 매월 투자금액의 7~9%를 수익금으로 지급하고, 약정기간 만료 시 미술품을 되팔아 원금도 회수해주겠다며 투자자들을 모았다. 중간에 투자자를 모집하는 역할을 하는 사람(아트딜러)에게는 한 사람을 모집해 올 때마다 그사람이 투자한 금액의 5%를 수수료로 주겠다며 다단계 식으로 아트딜러와 투자자를 모집해 왔다.

결국 아트딜러를 동원해서 투자자를 모집하고 투자금으로 종전 투자자들의 수익금을 충당하는 ‘돌려막기’ 식으로 운영될 수밖에 없고, 이 ‘돌려막기’도 한계에 부딫쳐 결국 두 손을 든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경찰서도 아트테크 사기 사건 수사에 열을 올리고 있다. 현 수사 상황에 대한 팀의 의견은?

▲당초 우리 구제팀은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하지만 회사 소재지인 동대문경찰서로 이첩했다가, 고소가 계속 접수돼 규모가 커지니까 다시 광역수사단으로 이첩돼 수사 중이다.

우리 구제팀서 집단고소를 진행해 수사가 커진 것은 아니다. 우리가 고소한 인원들 외에도 다른 고소인들이 다수 고소를 제기하고 있어 경찰 입장에서는 의도적으로 수사를 확대한다기보다 그냥 고소인 숫자가 계속 늘어나기 때문에 자동적으로 사건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트테크 사기 등 폰지사기 사건을 많이 담당해 본  입장으로 독자들에게 당부할 것이 있다면?

▲세상은 상식선서 움직이고 공짜는 없다. 누가 뭐라고 하든 비상식적으로 고수익이 보장된다는 말은 반드시 뒤탈이 따른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능한 스토리 내에서 투자든 뭐든 결정하셔야 한다. 또 투자가 비상식적인지 여부가 애매하다면 반드시 변호사 등 전문가와 상의하고 결정하시길 바란다.

<kcj512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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