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총선백서에 공개된 ‘참패’ 원인은?...“당정관계 불안정·이조심판론 부적절·비례 ‘사천’ 논란”

국힘 총선백서에 공개된 ‘참패’ 원인은?...“당정관계 불안정·이조심판론 부적절·비례 ‘사천’ 논란”

폴리뉴스 2024-10-28 18:16:04 신고

국민의힘이 28일 공개한 총선백서. [사진=총선백서 일부 캡쳐]
국민의힘이 28일 공개한 총선백서. [사진=총선백서 일부 캡쳐]

[폴리뉴스 김민주 기자] 국민의힘이 지난 4월 총선 참패 원인을 분석한 총선백서를 28일 공개했다. 백서는 용산발 리스크를 언급하면서도 ‘불안정한 당정관계’, ‘이조심판론 부적절’, ‘비례대표 사천 논란’ 등 정당 책임에 비중을 뒀다.

백서는 총선 패배 원인으로 ▲불안정한 당정관계 ▲집권여당의 승부수 전략 부재 ▲미완성의 시스템 공천 ▲절차적 문제 야기한 비례대표 공천 ▲비효율적 조직 구성 및 운영 ▲효과적 홍보 콘텐츠 부재 ▲당의 철학과 비전 부재 ▲기능 못한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등 8가지를 꼽았다. 

지난 총선은 ‘정권심판론’이 압도했다는 게 중론이다. 그러나 백서는 1장 ‘패배 원인 분석’에서 정권심판론을 직접 원인으로 꼽기보다 ‘불안정한 당정관계’ 대목에 설명으로 부치는 데 그쳤다. 

백서는 ‘불안정한 당정관계’에 대해 “이번 총선은 집권 2년차 여당으로서 선거를 치렀기 때문에 정치적 공동운명체인 정부의 국정운영 평가에 큰 영향을 받았다”고 언급했다. 

이어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과 호주대사 임명, 시민사회수석 발언 논란, 의대 정원 정책, 대파 논란 등 연이은 이슈가 정권심판론에 불을 붙였지만 당도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함께 존재한다”며 “위의 이슈들에 대해 당은 대립각을 세우기보다 정부의 기조를 따라가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는 등 당정 사이에 건강하고 생산적인 긴장감이 조성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정 간 다른 목소리를 내고 대립관계를 보이는 순간 당정갈등이 집중 부각될 것을 우려해 적극적으로 싸우지도 못하고 끙끙 앓다가 선거가 끝났다는 비판이 있었다”며 “총선 패배 두 달 뒤에 드러난 이른바 ‘영부인 문자 논란’은 비대위원장과 대통령실 모두 적절한 대응에 실패했으며 총선 과정에서 원활하지 못했던 당정관계가 주요 패배 원인이었음을 다시 한번 구체적으로 확인해 줬다”고 분석했다. 

구체적으로 대파 논란, 의정 갈등에 대해 “유권자들은 여당에게 국가정책을 책임지고 문제를 해결하는 모습을 기대하는데 ‘대파 논쟁’ ‘의정 갈등’은 각각 경제 문제, 사회 문제 해결능력과 연관돼 인식됨으로써 표심에 근본적 영향을 미쳤다”며 “결과적으로 어려운 경제상황 속에서도 집권여당으로서 민생 드라이브를 걸지 못해 국민적 공감과 신뢰를 얻지 못했다”고 했다.

또 ‘정권심판론’에 대항해 내세운 ‘이조심판론’이 부적절했다고 짚었다. 백서에는 “야당은 정권심판론을 일관되게 밀어붙인 데 반해 우리는 운동권 심판, 이조심판, 읍소전략으로 변하는 등 일관성이 없었다”며 “특히 백서특위 설문조사에서 보듯 이조심판론은 집권여당의 선거전략으로 적절하지 못했다고 판단되며 오히려 선거를 정권심판론에 가두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기술했다. 

다만 친한계 김종혁 최고위원이 위원장을 맡은 ‘전략평가소위’에서는 정권 책임을 좀 더 명확하게 기술했다. 백서는 “윤 정부는 공정과 상식을 앞세우며 집권했다. 하지만 친윤그룹의 득세, 김 여사를 둘러싼 각종 논란 등으로 공정과 상식 이미지가 사라져 버린 게 사실”이라고 했다. 

이어 “총선 패배는 윤 정부 집권 2년에 대한 불만들이 누적된 결과”라며 “게다가 1월에 터진 김 여사 명품백 논란, 2월의 이종섭 호주대사 임명과 황상무 수석 발언 논란, 몇 달간 계속된 의대증원 논란 등은 장작불에 기름을 붓는 것처럼 집권여당에 대한 국민적 거부감을 극대화시켰다”고 적혔다. 

전략평가소위는 ‘이조심판론’에 대해서도 “이조심판이 곧 민생이라는 논리를 제기했지만 설득력이 없었다”면서도 “그러나 이조심판론은 보수층을 결집시킨 효과는 있었다. 보수층도 돌아섰다면 낙동강 벨트도 무너졌을 것이다. 결국 국민의힘은 이조심판론을 선택한 게 아니라 이조심판론으로 떠밀려 간 것”이라고 봤다. ‘정권심판론’이라는 파도에 맞서기 위한 고육지책이라고 본 셈이다. 

백서는 공천과 관련해선 ‘미완성의 시스템 공천’, ‘비례대표 사천 논란’ 등을 패배 원인으로 명기했다. 백서에는 “총선 업무를 총괄한 (장동혁 당시) 사무총장 스스로 ‘반쪽짜리 시스템 공천’이었다고 평가했다”며 “당이 일찍부터 인재 영입을 준비하지 못해 후보군에 한계가 있었고 사실상 총선 직전에 만든 기준은 많은 사람들이 납득하기 어렵다는 것”이라고 담았다. 

특히 비례대표 공천과 관련, “공관위의 비례대표 후보 면접 최종 심사결과 자료가 국민의미래 지도부 및 사무처 실무진과 공유되지 않았고 현재도 남아있지 않다”며 “이는 심각한 절차적 하자로 ‘시스템 공천’이 이뤄졌는지 의문을 초래한다”고 거론했다. 

또 “명단 발표 시 이례적인 비례대표 연속 공천, 징계 및 형사처벌 전력자 공천, 호남 인사와 사무처 당직자 배려 부족 등의 이슈가 불거지며 사천 논란으로 막판 내홍을 야기했다”며 “비례 공천에 대해 다양한 우려의 목소리가 전달됐으나 지도부는 공천을 강행했다”고 비판했다.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 1인으로 한 ‘원톱체제’도 패배 원인으로 꼽았다. 백서는 “총괄선대위원장(비대위원장)의 전국 유세로 인한 부재 그리고 총괄본부장(사무총장) 역시 선거운동 기간 중 본인의 지역구에 발이 묶임으로써 실무진의 보고 및 결재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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