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4.10 총선 참패의 주요 원인으로 "불안정한 당정관계"를 명시하는 등 '한동훈 책임론'을 제기한 국민의힘 총선백서를 두고 "평가는 백서가 하는 게 아니라 국민들이 하시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한 대표는 28일 오전 서울 동작구 서울가족플라자에서 열린 격차해소특별위원회 현장방문 행사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날 발표된 '백서에서 총선패배 요소로 불안정한 당정관계가 꼽혔다'는 취지의 질문을 받고 이같이 밝혔다.
앞서 이날 오전 전문이 발표된 국민의힘 총선백서는 지난 4.10 총선 참패의 주요 원인으로 △불안정한 당정관계로 국민적 신뢰 추락 △미완성의 시스템 공천 △절차적 문제와 확장성 부재를 야기한 비례대표 공천 △집권여당의 승부수 전략(공약) 부재 등을 제시했다.
백서에 기재된 해당 요소들은 당시 비대위원장직을 역임한 한 대표와 한동훈 지도부가 주도한 것들이다. 총선백서 특위가 총선 참패에 대한 '한동훈 책임론'을 제기한 셈이다. 앞서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시엔 당내 친윤계를 중심으로 한 대표 '총선책임론'이 제기되며 총선백서 발간 시기가 화두가 된 바 있다.
백서 내용을 살펴보면, 백서는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과 호주대사 임명, 시민사회수석 발언 논란, 의대 정원 정책, 대파 논란 등 연이은 이슈가 정권심판론에 불을 붙였다"면서도 "당도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함께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백서는 "(정권심판론) 이슈들에 대해 당은 대립각을 세우기보다 정부의 기조를 따라가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는 등 당정 사이에 건강하고 생산적인 긴장감이 조성되지 못했다"고 짚었다.
구체적인 지적으론 "당정 간 다른 목소리를 내고 대립 관계를 보이는 순간 당정갈등이 집중 부각될 것을 우려해 적극적으로 싸우지도 못하고 끙끙 앓다가 선거가 끝났다", "총선 패배 두 달 뒤에 드러난 이른바 '영부인 문자 논란'은 비대위원장과 대통령실 모두 적절한 대응에 실패했으며 총선 과정에서 원활하지 못했던 당정관계가 주요 패배 원인이었음을 다시 한번 구체적으로 확인해 주었다"는 등의 내용이 실렸다.
총선 당시 계파갈등으로 이어지기도 했던 공천 관련 지적도 나왔다.
백서는 5.18 역사 왜곡, 막말 논란 등으로 공천이 취소된 도태우·장예찬 전 후보들의 사례를 들어 "두 후보는 공관위 및 비대위와 조율된 반성문(사과문)을 공관위에 제출하거나 SNS에 공개적으로 게시하였음에도 공천이 취소되었다"고 기술했다.
"(공천 취소는) 정당성을 확보한 부분도 있으나, 두 후보 모두 경선 또는 결선을 거쳤고 지역유권자의 검증과 선택을 받아 공천 자격을 얻은 만큼 혼란이 야기됐다"는 것이다. 백서는 공천 취소의 효과에 대해서도 "결과적으로 선거에 미친 영향은 확인하기 어렵다"고 짚었다.
장 전 후보는 대표적인 친윤인사로 꼽혀 공천이 취소됐을 당시 대통령실과 당 지도부 간의 갈등 연장선이라는 평가가 나왔고, 도 전 후보 또한 영남권 당원들의 반발을 산 바 있다.
당시 인재영입위원장을 지낸 친윤계 이철규 의원과 한 대표 간 갈등이 불거졌던 비례대표 공천 문제도 총선패배 요소로 지적됐다.
백서엔 "명단 발표 시 이례적인 비례대표 연속 공천, 징계 및 형사처벌 전력자 공천, 호남 인사와 사무처당직자 배려 부족 등의 이슈가 불거지며 사천 논란으로 막판 내홍을 야기함"이라고 적혔다.
한 대표를 겨냥한 비례대표 '사천' 의혹은 전대 당시 친윤 후보로 나선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집중 제기한 문제이기도 하다.
Copyright ⓒ 프레시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