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났던 선생중에 딱 한분 은사님이 계셨음.!?

다른데서 초딩은사님글 보고 생각이 나서 써봄.

 

조금 자랑섞어서 얘기하자면 초딩때까진 영재소리 들으면서 컸음. 

 

산수경시대회도 전교1,2등 했었고 성적도 나름 우수했었음.

 

근데 이게 꼭 환경탓이라고 하긴 뭣하지만 흑수저 집안에서 자라서 학원이고 뭐 그냥 혼자 공부하고

 

늘 집에 혼자 있었음. 그러다보니 어린 나이에 놀기 바빴고 그러다보니 공부는 손 놓게 되고

 

중1 중간고사에서 전교 손가락으로 시작해서 기말엔 반에서 손가락 뭐 그런식으로 성적이 쭉쭉 떨어짐.

 

중2땐 같은 반에 ㅄ같은 모지리새끼 하나 있었는데 이새끼가 또 공부는 잘해. 근데 우리끼리 노는데

 

자기 안끼워 준다고 담임한테 괴롭힌다는 식으로 얘기해서 같이 놀아줬더니 똑같은 장난을 쳐도 

 

지는 괴롭한다고 또 얘기하는 바람에 여담임한테 귀싸대기 맞음. 웃긴게 최상위권 성적이었던 놈은 아무말도 안하고

 

부모가 학교한번 안와보는 나만 뭐 디지게 맞음. 핑계지만 그후로 공부에 손놓고 흔히 말하는 노는 무리에 자연스럽게 들어감

 

중3올라가서 첫 중간고사에 60여명중에 50등 정도를 함.

 

진학상담을 하기전에 난 당연히 성적에 맞춰서 공고를 가려고 생각하고 있었음.

 

은사님이 호출하셔서 교무실에 갔는데 쌤께서 내 과거 성적표들을 보고 계셨음. 꾸준이 곤두박질 치는 성적표를 같이 보자니 부끄럽더라

 

그런데 그때 한마디 하신게 나한테는 인생의 전화점이 됐음

 

"우리 개붕이는 공부를 참 잘하는 아이같다. 다른 선생님들은 늦었다고 하는데 내가 볼땐 개붕이는 지금부터 라도 열심히 하면

 

충분히 좋은 학교 갈 수 있을거 같아. 난 한번 믿어보고 싶은데 같이 해볼래?" 

 

그 말들이 엄청 와 닿았음. 선생님이 날 믿는 다는 그 한마디가 종처럼 울리더라.

 

그날 이후로 매일 학교에 혼자 남아서 공부하고 하다보니 기말에 10등 대로 한방에 치고 올라감.

 

그런데 이상한게 우리반에 들어오던 선생님들이 이상하게 수업시간중에 발표나 물어보는걸 나한테 몰아주기 시작함.

 

전 수업 교과목 선생님이 "이거 뭔지 아는 사람? 개붕이?" 이런식으로 돌아감

 

나중에 알고보니 담임쌤이 내 성적 뛴거 보여주시면서 우리교실에 들어오시는 전과목 선생님들께 부탁드린거였음

 

개붕이는 조금만 관심가져주고 믿음을 보여주면 이렇게 하는 학생이니까 번거롭더라도 관심가져달라고...

 

정말 그때가 수능볼때보다 더 열심히 공부했던거 같음.

 

2학기 중간때는 전교권으로 다시 복귀 했고.... 결국 연합고사봐서 나름 좋은 학교로 입학함.

 

졸업한지 벌써 30년됐는데 아직도 연락드리고 가끔 찾아뵙고 함. 

 

문제는 은사님께서 남편분따라 지방으로 가신지 20년 넘어서 자주 찾아뵙진 못하고

 

난 스승님 이라는 그 단어가 정말 숭고하다고 느낀적은 내 인생 통틀어서 그분밖에 없다고 단언함.

 

가끔 통화하다보면 전화오는 학생들이 그렇게 많으시다고 하더라. 다 그분이 베푸신거 돌려받으시는거 겠지.

 

나 우리 아이들한테도 가끔 얘기하는게 있어.

 

그 선생님 덕분에 엄마만나서 결혼하고 너희들도 만난거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