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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이 있는 것에 대해 걱정이 있었다. 한 번 만들어진 이야기를 다시 한번 가져와서 한다는 것 자체가 초기에는 긍정적이지 않았다. 그럼에도 선택한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었다. 그건 순수함인 것 같다."
배우 홍경이 오늘(28일) 서울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진행된 영화 '청설' 언론시사회에 참석해 리메이크 영화 '청설'에 합류하게 된 마음을 전했다. 이날 현장에는 배우 노윤서, 김민주, 그리고 조선호 감독이 함께 참석했다. 영화 '청설'은 사랑을 향해 직진하는 ‘용준’(홍경)과 진심을 알아가는 ‘여름’(노윤서), 두 사람을 응원하는 동생 ‘가을’(김민주)의 청량하고 설레는 순간들을 담은 이야기를 담았다.
'청설'은 지난 2010년에 개봉해 큰 사랑을 받은 동명의 대만 영화를 14년 만에 한국에서 정식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조선호 감독은 '청설'의 원작과 다른 차별성에 대해 "처음에 고민을 많이 했다. 대만 영화 원작 속 순수한 감성을 가져와야겠다고 생각했다. 한국 정서에 맞게 이뤄졌다. 더불어 평소 저만이 하고 싶던 이야기를 조금 녹여내고 싶었다. 원작보다 각 인물의 정서, 고민이 담기길 바랐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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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점도 덧붙였다. 큰 변화는 원작 영화와 달리 도시락 가게를 운영하는 것과 함께 언니와 동생의 입장이 달라졌다. 조선호 감독은 "언어가 다르면 문화가 다르듯이 한국적인 상황에서는 다를 수 있다고 생각했다. 만드는 입장에서 그 정서를 그대로 가져오면, 연기하는 배우들도, 글을 쓴 저도, 어색해질 것 같았다. 그래서 캐릭터를 구상할 때 다양한 시도를 했다"라며 "그런 지점을 고민하며 한국적 상황에 동떨어지지 않으면서도 대만 영화 특유의 설렘을 녹여내려고 했다"라고 한국영화 속에서 달라진 지점에 대해 설명했다.
한국 영화계에서 주목하는 20대 라이징 배우의 캐스팅도 눈길을 끈다. 특히, 용준 역을 맡은 홍경은 전작 '약한 영웅', '악귀', '댓글부대' 등에서 보여준 장르성 짙은 옷을 벗고, 무슨 일을 해야 할지 고민하는 스물여섯 청춘의 옷을 입었다. 홍경은 땅에 발붙인 인물을 연기하며 "더 어려웠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촬영 전 약 3개월 동안 수어와 최대한 가깝게 다가설 시간을 주셨다. 그 과정에서 어렵고, 흥미롭게 느낀 건 수어를 통해 얻어지는 것이었다. 육성으로 이야기할 때는 상대에게 눈을 떼거나 다른 생각을 할 때가 있다. 그런데 수어는 온전히 눈과 마음을 열고 집중해야 한다. 그런 지점이 큰 배움이고 어려움이었다. 그리고 첫사랑이라는 걸 표현할 때 (저는) 용준이처럼 용감하고 솔직하지 못한 것 같다. 상대 마음이 '이럴까, 저럴까' 생각하며 뒤로 물러서고 돌아가기도 하는데, 용준이는 그렇지 않아 그런 지점도 좋았다"라고 남다른 노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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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설'의 가장 중심축은 '설렘'이다. 그리고 그것을 완성하는 것은 홍경과 노윤서의 벅찬 표정들이다. 홍경은 "수영장을 관통해 여름이(노윤서)를 처음 만난 순간의 잔상이 아직도 남아있다. 그때 떨림이 가장 크지 않았나 싶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에 노윤서는 "벤치에 앉아서 같이 커피 마시는 장면이 있는데, 굉장히 간질간질한 장면이었다. 거의 처음 보는 상태이다 보니 시선이 교차한다. 그 눈빛 교차 순간이 연기를 하면서도 정말 어색하기도 하고 떨리기도 했다. 설레는 감정을 느꼈다"라고 덧붙였다. 답변하고 있는 노윤서를 빤히 바라보던 홍경은 갑자기 마이크를 잡고 "비밀인데 엔딩도 엄청나게 떨렸다. 정말 떨렸다. 그게 연기가 아니다"라고 고백해 현장을 술렁이게 했다.
김민주는 가을 역을 맡아 스크린에 처음 데뷔한다. 가을은 언니 여름(노윤서)와 둘도 없는 자매 사이를 그려냄과 동시에 수영을 향한 꿈을 향해가는 모습을 인상 깊게 표현했다. 김민주는 "영화에 참여한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연기 경험이 많지 않다 보니, 걱정되는 것도 있고, 큰 도전이라고 생각했다. 감사하게도 저와 비슷하고 닮은 부분이 많은 가을이를 만나 준비하는 과정에서부터 너무 재미있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또한, 또래 배우인 노윤서, 홍경과의 호흡에 대해 "저희끼리 촬영하면서 편하게 소통도 자유롭게 하며 만들어 나가는 과정이 즐거웠다. 제 나이대에 할 수 있는 작품에 참여한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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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경은 '청설'에 대해 "모든 것들이 빠르게 휘발되는 세상인데, 그럼에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지 않나. 누군가의 마음에 가닿는 것이 피부로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라며 "저희만의 장점은 더 세심하고, 인물 사이의 관계로 인해 서로 영향을 받고, 성장하고, 아파하고, 이런 지점이 훨씬 더 레이어가 두터워졌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이 분명 관객에게도 잘 전해지지 않을까 하는 마음을 품고 있다"라고 애정을 전했다.
영화 '청설'은 오는 11월 6일 개봉해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 조명현 기자 midol13@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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