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현지시간)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주의 필라델피아를 찾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경쟁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대로 승리할 것이라며 자신감 넘치는 어조로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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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대선 후보인 해리스 부통령은 그간 자신의 입지를 ‘언더독’으로 정의하며, 지지자들에게 연대와 지지를 호소하는 전략을 사용해왔지만, 이날 “동력은 우리에게 있다”, “승리는 필리(필라델피아의 줄임말)로 통한다”고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제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와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필라델피아 유세에서 해리스 부통령은 더는 자신을 ‘언더독’으로 말하지 않는 대신 자신감 있는 발언으로 미묘하게 태도를 바꿨다고 분석했다. 선거가 임박하면서 승리에 자신감이 찬 발언은 유권자들에게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것으로, 캠페인 막바지에서 지지층 결집을 목표로 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미 대선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초박빙 구도를 형성하고 있으며, 막판 레이스에 접어들었다. ‘집토끼’ 사수에 나선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가장 많은 선거인단(19명)을 보유한 펜실베이니아 최대 도시이자 민주당 텃밭인 필라델피아의 흑인 교회, 이발소, 서점, 식당 등을 방문해 바닥 표심을 다졌다.
펜실베이니아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2020년 대선에서 8만표 차이로 승리를 거머쥔 곳이며, 미 대선에서 ‘펜실베이니아를 잡는 자가 승리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중요한 승부처다. 해리스 부통령은 “우리가 승리로 가는 길에 필라델피아는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며 이날 유세에 나선 이유를 강조했다.
두 후보는 다른 곳에서 유세했지만, 지지자에 전하는 메시지는 명확하게 나뉘었다고 미 언론은 평가했다. 해리스 부통령이 이날 한 푸에르토리코 식당을 방문해 푸에르토리코계 미국인을 대상으로 경제 기회 확대에 대해 이야기할 때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 유세에 나선 코미디언 토니 힌치클리프는 미국의 카리브해 자치령 푸에르토리코를 ‘떠다니는 쓰레기 섬’이라고 공격했다. 폴리티코는 “트럼프가 패배한다면 이날 기획한 인종차별적 유세 탓”이라며 “격전지인 펜실베이니아에는 거의 50만명에 가까운 푸에르토리코계가 살고 있으며, 해리스 캠프에선 환영할 만한 장면이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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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유세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에 재입성해서는 안 되는 이유에 집중해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그는 이날 오후 필라델피아의 체육관에서 진행한 유세에서 “우리는 미국의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기 때문에 여기에 있다”면서 “트럼프 때문에 지난 10년간 미국 정치의 특징이 됐던 분열과 공포의 페이지를 넘길 기회가 우리 앞에 있다”고 말했다. 앞서 이날 오전 한 흑인교회 예배에선 “우리 자녀와 손자를 위해 어떤 나라를 원하는가. 혼돈과 공포, 혐오의 나라인가. 아니면 자유, 정의와 연민의 나라인가”라며 ‘반(反) 트럼프’를 강조했다.
해리스 선거캠프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고령 문제를 집중적으로 부각하고 나섰다. 소셜미디어(SNS) 계정을 통해 유세나 인터뷰 도중 트럼프 전 대통령의 말실수 영상 등을 반복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앞서 해리스 부통령도 최근 자신의 건강검진 기록을 공개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건강 상태가 좋지 않거나 불안정하기 때문에 건강검진 기록을 공개하고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지원 사격에 나선 민주당 인사들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인지력 문제를 언급하고 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최근 지원 유세에서 “우리는 더 늙고, 더 미친 트럼프가 안전장치 없이 행동하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을 공개 지지하고 있는 억만장자 마크 큐번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 공약을 ‘미친 짓’과 ‘횡설수설’로 규정하면서 “지금 그에게 무슨 일이 생겼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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