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대선 당일 명태균 여론조사 보고서로 회의" 明 "정권교체 헌신했다"...명태균 대선개입 의혹 확산

[이슈] "대선 당일 명태균 여론조사 보고서로 회의" 明 "정권교체 헌신했다"...명태균 대선개입 의혹 확산

폴리뉴스 2024-10-28 16:40:04 신고

뎡태균씨의 대선개입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사진=MBC]
뎡태균씨의 대선개입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사진=MBC]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명태균씨가 지난 대선 기간 윤석열 캠프에 비공표 여론조사 보고서를 여러차례 제공하고 그 대가(약 3억7천만원)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의 공천을 받았다는 의혹을 뒷받침할 증언과 물증이 나왔다.

당시 윤석열 후보 캠프의 정책총괄지원실장을 지낸 신용한 전 서원대 석좌교수가 대선 당일까지도 '명태균 보고서'가 캠프 핵심 참모진들에게 공유됐다며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로 자신이 보관 중이던 '명태균 보고서' 파일을 공개한 것이다.

이로써 윤 대통령이 지난 대선 경선 이후 명씨와 관계를 단절했다는 대통령실의 해명은 거짓으로 판명됐다는 분석이다. 명씨도 자신이 "정권교체에 몸을 바쳤다"며 대선에 개입했음을 인정하면서 대통령실의 해명을 무색케했다.

여기에 명 씨가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 윤석열 후보의 지지도가 홍준표 후보보다 높게 나오도록 여론조사를 조작한 정황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야권은 신 전 교수를 내달 1일 예정된 대통령실 국감 증인으로 채택하고, 진상 규명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尹 캠프 신용한, 대선 당일 받은 명태균 보고서 공개.. 기존 공개된 보고서와 일치

'尹부부 대선 경선 후 명태균 안만났다' 대통령실 해명 거짓?

'판도라의 상자'로 불리는 명태균씨는 최근 김건희 여사와 주고 받은 문자를 공개하고 여권 인사들과 긴밀한 인연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연일 뉴스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으나 그에게 애초부터 제기된 의혹은 여론조사 조작 의혹과 공천 개입 의혹이다.

즉,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의 당선을 위해 여론조사를 조작하고, 대선 후 약 3억 7천만원의 여론조사 대금을 받는 대신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의 공천을 받았다는 것이 핵심이다.

만일 윤석열 후보가 합당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여론조사 결과를 받았다면 이는 명 씨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비용을 지불했더라도 문제다. 당시 윤 후보 캠프가 명씨와 관련된 업체와 공식적으로 계약을 맺은 적은 없는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선거비용 지출에도 회계보고가 이뤄지지 않았다면 공직선거법 위반이다.

이에 대통령실은 지난 대선 후보 경선 후(2021년 11월 5일) 명 씨와 관계가 단절됐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명 씨는 윤석열 후보를 위한 비공표 여론조사나 보고서 작성은 없었다고 반박하고 있다.

하지만 대통령실의 해명이 거짓이라는 정황이 드러났다. 윤석열 캠프에서 정책총괄지원실장을 지낸 신용한 전 서원대 석좌교수가 뉴스타파에 대선 당일까지 캠프 핵심 참모진들에게 명태균 여론조사가 담긴 보고서가 전달됐고 이를 토대로 전략 회의를 했다고 폭로한 것이다. 신 전 교수는 자신이 받아서 가지고 있던 '명태균 보고서' PDF 파일도 공개하며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뉴스타파에 따르면 신 전 교수는 "전략상황회의에는 김오진 전 (대통령실) 비서관, 박민식 전 보훈부 장관, 이상휘 의원, 강명구 의원, 김은혜 의원 등이 참석했다"며 "여론조사에 대해서는 거의 상시적으로 많이 논의가 됐고, 데이터를 보고 긴급하게 동선을 바꾸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외장하드에 저장되어 있던 미래한국연구소의 여론조사 보고서 PDF 파일을 증거로 제시했다. 해당 보고서는 2022년 3월 8일, 대선 전날 작성된 것으로 보인다.

신 전 교수는 이 보고서가 대선 당일인 3월 9일, 핵심 참모진들에게 공유됐다고 말했다.

그가 공개한 보고서는 당초 이번 명태균 의혹을 최초로 제기한 강혜경씨가 지난 25일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제출한 보고서와 작성 날짜와 내용 등이 전반적으로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된다.

강혜경 씨는 국감에서 "매일 윤석열한테 보고해줘야 돼"라고 말하는 명태균 씨의 통화 음성을 공개했다.

신 전 교수의 폭로로 강혜경 씨의 주장에 더욱 힘이 실리게 됐다. 강 씨는 명태균 씨가 약 3억 6천만원에 이르는 여론조사 비용 대신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을 받아온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윤석열 캠프가 미래한국연구소에 여론조사 비용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것은 공표된 회계 자료를 통해 이미 확인된 바 있다.

[출처=뉴스타파]
[출처=뉴스타파]

윤재옥·이철규, 관련 내용 부인.. 명태균 "정권교체에 몸바쳐.. 여론조사 조작 안해"

명태균 여론조사, 윤석열 2등에서 1등.. 홍준표는 1등에서 2등

명태균씨의 여론조사 내용이 담긴 이른바 명태균 보고서에 대해 여권 인사들은 모두 부인하고 있다.

윤재옥 의원은 "명태균 보고서를 본 적도 받은 적도 없다"고 했고, 이철규 의원은 "윤석열 캠프는 명태균 혹은 미래한국연구소와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고 뉴스타파는 전했다.

명태균씨도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나는 돈을 받지 않았다. 여론조사를 조작하지도 않았다"고 전면 부인했다. 하지만 명씨는 "정권교체에 이 한 몸 바쳤다"며 대선에 개입했다고 인정했다.

특히, 명 씨는 "건곤일척(乾坤一擲)"이라고 적으며 한판 승부를 예고하기도 했다. 자신이 윤 대통령의 당선을 위해 노력했으나 정작 자신을 향한 수사망이 좁혀오자 대통령실과 대립각을 세우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일각에선 이른 시일 내에 명씨의 추가 폭로가 나올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런 가운데 뉴스타파는 28일 명태균 씨가 여론조사를 조작한 정황도 추가로 공개했다.

뉴스타파는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 기간에 만들어진 명태균 보고서 9건 가운데 총 8건이 조작됐다고 보도했다. 명 씨가 가짜 응답완료 샘플을 무더기로 만들어내는 수법을 통해 윤석열 후보의 지지도가 홍준표 후보에 3%p 앞서게 하는 등 윤 후보에 유리한 쪽으로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앞서 공개된 녹취록에서 명씨는 강혜경씨에게 전화를 걸어 "윤석열이를 좀 올려갖고 홍준표보다 한 2% 앞서게 해주이소. 2~3% 홍보다 더 나오게 해야 됩니다"라고 말한다.

실제로 뉴스타파가 공개한 여론조사 데이터값을 보면 조작 전에는 윤석열 31%, 홍준표 30.4%로 나타난 것이 조작 후에는 윤석열 33% 홍준표 29.1%로 변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출처=뉴스타파]
[출처=뉴스타파]

野, 1일 대통령실 국감에 신용한 전 교수 증인 채택

"尹과 국힘 불법 대선 선거 몸통" "대가성 여론조사, 뇌물죄 적용"

야권은 명태균씨와 관련된 의혹을 뒷받침할 정황이 드러나자 명태균 게이트의 실체를 밝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아가 신용한 전 석좌교수를 오는 1일 국회 운영위원회의 대통령실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부를 예정이다.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28일 논평에서 "대통령실은 윤석열 대통령이 경선 후 명씨를 만난 적이 없다고 하더니 대선 당일까지 명태균 보고서를 놓고 회의를 했다. 거짓말 아닌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전현희 최고위원은 같은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대선캠프 정책총괄지원실장 신 교수가 명 씨의 여론조사 보고서가 대선 당일까지 캠프에 공유되고, 이를 토대로 대선 기간 윤석열 후보 일정까지 조정했다는 증언을 했다"며 "여론조사에 따라 일정이 바뀐다며 짜증까지 냈다는 윤 대통령이 이를 몰랐다고 하면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말했다.

전 최고위원은 "신 교수 증언대로 윤석열 대선캠프 국민의힘 핵심 의원들까지 불법 공짜 여론조사 보고서를 인지하고 대선 전략에 사용했다면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은 불법 대선 선거의 몸통"이라며 "국민의힘 정당 해산 사유까지 될 수 있는 헌정질서 파괴, 중대 선거범죄 의혹에 대해서 성역 없는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도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뇌물죄 중에서도 죄질이 가장 나쁜 수뢰후부정처사죄를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대선 당일 캠프 핵심 참모진들에게 명태균 보고서가 공유됐고, 이를 토대로 전략회의도 했다"면서 "공천 헌금, 대가성 여론조사가 사실이라면 이는 뇌물죄 적용이 가능한 범죄 행위"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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