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불법 체류자 등 이민 문제를 지적해왔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 경영자가 불법 체류자 의혹을 받았다. 사진은 지난 27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매디슨 스퀘어가든에서 선거 운동을 진행 중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모습. /사진=로이터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26일(이하 현지시각) 머스크가 미국에서 첫 창업을 했을 당시 불법체류자 신분이었다고 보도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 출신 머스크는 1995년 스타트업 회사 집투를 설립했다.
WP는 머스크가 과거 스탠퍼드 대학의 대학원 학위 취득을 위해 캘리포니아주 팔로알토에 머물렀으나 실제로 대학원을 다니지 않고 창업했다고 지적했다. 미국 이민법상 취업 허가를 받기 위해선 대학원 정규 과정에 등록해야 하지만 머스크는 학기 도중 대학원을 중퇴 후 창업을 했기 때문에 취업비자가 없는 불법창업이라는 지적이다. 현지 법률 전문가 등은 "머스크가 학교를 그만두면 미국에 머물 수 있는 합법적인 근거가 없다"고 설명했다.
해당 내용이 보도된 이후 조 바이든 대통령은 머스크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이 불법 노동자로 밝혀졌다"며 "머스크가 학생 비자로 (미국에) 왔을 때 학교에 있어야만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법을 위반했다"며 "머스크가 미국에 오는 이민자에 대해 말하고 있다"고 말했다.
머스크는 지난 27일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나는 미국에서 합법적인 신분으로 일했다"며 "바이든의 꼭두각시들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당시 (나는) 학생 비자인 J-1 비자를 갖고 있었고 후에 이는 전문가 비자 H1-B로 전환됐다"고 전했다. 다만 머스크의 해명이 사실인지에 관해선 확인되지 않았다. 머스크는 2002년 미국의 시민권을 취득했다.
그러나 머스크의 해명에도 WP는 지난 27일 추가 보도를 통해 그가 불법 신분이 맞다고 주장했다. WP는 "전 사업 동료, 법원 기록, 회사 문서, 익명 대주주의 증언 등을 종합해 봤을 때 머스크는 집투를 운영하던 당시 불법 신분이었던 것이 맞다"며 "머스크의 불법 신분이 문제가 된다는 것을 안 투자자들은 회사가 상장하려면 신고서에 이 사실을 공개해야 한다는 우려를 갖고 그가 합법적 비자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왔다"고 보도했다.
또 익명의 투자자와 머스크의 전 직장 동료들은 "머스크가 학생비자로 미국에 있다고 동료들에게 말한 기억이 있다"라고 주장했다. WP는 "미국 학위 프로그램에 등록한 외국인 학생은 학위 요건을 완료하기 위해 제한된 기간 동안 일을 할 수 있다"며 "머스크가 학생으로서 취업 허가를 받을 순 있지만 스탠퍼드에서 정규 과정을 이수해야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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