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최석범 기자] KB손해보험이 올 3분기 일반보험 원수보험료를 많이 확보한 데에는 최근 확대 시행한 패스트 트랙(심사 간소화) 제도가 큰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B손보의 올 3분기 일반보험 누적 원수보험료는 1조600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9897억원)보다 7.3% 증가했다. 영업 이익은 21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192억원 손실) 많이 늘었다.
일반보험은 자동차 보험과 장기 보장성 보험을 제외한 손해보험 상품을 말한다. 재산 종합보험과 해상보험, 배상책임보험이 대표적이다. 자동차 보험과 장기 보장성 보험은 일반 소비자가 가입하지만, 일반보험은 기업이 가입한다.
업계에선 KB손보의 일반보험 원수보험료가 늘어난 이유로 패스트 트랙 확대 시행을 꼽는다. KB손보는 지난 7월 1일부터 패스트 트랙 대상에 재산 종합보험과 기술보험(고도의 기술 지식이 필요한 보험) 계약을 포함했다.
패스트 트랙을 활용하면 인수 심사 절차를 간소화할 수 있다. 보통 손보사는 일반보험 계약을 받기 전 언더라이팅(보험 인수 심사) 절차를 거친다. 재산 종합보험이라면 보험 목적물(공장)의 화재 가능성을 추정하고, 적절한 보험료를 산정한다. 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은 불량 물건인지 적은 우량 물건인지 선별한다.
패스트 트랙 대상에 오르면 간소화한 인수 심사 절차를 거친다. 신규 계약과 갱신 계약 모두 대상이다. 우량 물건으로 판별되면 인수 심사 시간이 많이 줄어든다. 인수 결정을 신속하게 하면 상위 보험사의 공동 계약에 좋은 조건(보험료 지분율 20~30%로 참여)으로 참여할 기회가 많아진다.
KB손보는 재산 종합보험은 총보험료가 5000만원 이상이고 고위험 업종이 아니면 패스트 트랙으로 계약을 인수한다. 고위험 업종은 모델 하우스, 폐기물 재활용 시설, 일반폐기물 소각장 등이다. 기술 보험은 댐과 같은 일부 위험 업종만 아니면 패스트 트랙으로 100% 인수한다.
일반보험 시장 점유율 3위 재탈환 목표에 따른 후속 조치라는 분석도 있다.
KB손보의 일반보험 원수보험료 총액은 다른 상위 보험사보다 적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원수보험료 기준 일반보험 시장 점유율이 3위였지만, 최근에는 4위로 떨어졌다. LG화재에서 LIG손해보험으로, KB손보로 바뀌는 과정에서 LG그룹 계열사 물건을 경쟁사에 뺏긴 결과다.
올 상반기 상위 보험사 일반보험 원수보험료는 삼성화재 1조2640억원, DB손해보험 1조1521억원, 현대해상 1조603억원, KB손해보험 9897억원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패스트 트랙으로 공동 계약(컨소시엄) 참여 결정에 드는 시간을 줄이고, 이런 공동 계약에 많이 참여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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