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 그가 정치와 거리 두는 이유

버핏, 그가 정치와 거리 두는 이유

비즈니스플러스 2024-10-28 14:12:51 신고

사진=AP연합뉴스
사진=AP연합뉴스

‘오마하의 현자’, ‘투자의 귀재’라는 별명이 따라 다니는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94·사진)은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박빙의 대결 중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가운데 그 누구도 지지하지 않았다.

버핏 회장은 2016년 당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를 위한 캠페인에 참여한 바 있다. 버락 오바마 후보를 위한 모금 행사도 열었다.

이랬던 버핏 회장이 해리스 부통령이나 트럼프 전 대통령 가운데 한 후보를 지지하지 않은 채 지난주 어느 후보도 공개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명히 밝혔다.

자기의 견해를 밝히는 것이 직원들과 주주들에게 해가 될 수 있다며 피하고 싶다는 것이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버크셔는 23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게재한 성명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사용이 늘면서 버핏 회장이 특정 투자 상품을 추천하거나 정치 후보를 옹호·지지한다는 거짓 주장들이 난무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버핏 회장은 앞으로도 특정 투자 상품을 추천하거나 특정 정치 후보를 옹호·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제 전문 매체 CNBC는 버핏 회장이 인스타그램에서 자기 이미지까지 도용한 가짜 지지 선언이 나도는 사실에 놀라 이날 성명을 발표하게 됐다고 전했다.

버핏 회장은 CNBC에 "인스타그램 접속 방법조차 모른다"며 "내 이미지나 목소리가 나오더라도 절대로 내가 아님을 알리고 싶다"고 밝혔다.

버핏 회장의 이런 입장은 다음달 5일 대선을 앞두고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팽팽하게 맞선 가운데 나온 것이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 / 사진=AP연합뉴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 / 사진=AP연합뉴스

버핏 회장의 신중함이 다소 의외일 수 있다. 그는 과거에 민주당 대선 후보들을 지지한 바 있다.

2011년 오바마 후보를 위한 모금 행사에 나서고 2016년 클린턴 후보를 지지하며 트럼프 후보의 파산한 사업, 세금 신고 공개 회피, 타인에 대한 태도도 비판했다.

그러나 버핏 회장은 2022년 버크셔 연례 주주총회에서 자기가 입을 닫는 이유에 대해 설명한 바 있다.

그는 당시 "어떤 주제에 대해 말하는 게 일시적으로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기보다 훨씬 많은 사람을 지속적으로 화나게 만들 가능성이 더 크다는 깨달음에 이르렀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논쟁의 여지가 있는 주제에 대해 자기 의견을 밝히면 사람들이 버크셔 산하 기업들을 보이콧하거나 항의함으로써 직원 해고라는 상황까지 만들어 버크셔 주주들에게 해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기 의견 탓에 직원과 투자자들이 피해를 입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단호하게 물러섰다는 것이다. 그는 "기본적으로 누군가 버크셔 탓으로 돌릴 수 있는 어떤 말도 하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최근 경제 전문 인터넷 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버핏 회장이 해리스 부통령을 공개 지지하지 않는 것은 이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버핏 회장은 후보 시절 조 바이든을 지지하지 않았다. 하지만 2020년 10월 바이든 후보가 월스트리트의 경영인들에게 "버핏 회장과 방금 통화했다"고 귀띔한 바 있다.

버핏 회장이 비공개적으로는 해리스 후보와 대화했을 가능성도 있다.

유명 투자자이자 선도적인 자선사업가, 약 40만명의 직원을 거느린 1조달러(약 1389조3000억원) 규모 기업의 수장으로서 버핏 회장의 지지는 해리스 후보에게 큰 의미가 있을 것이다.

특히 버핏 회장의 고향인 오마하에서 선거인단 투표가 걸려 있는 지금 더욱 그렇다.

그러나 버핏 회장은 자기 개인의 정치적 입장보다 회사를 우선시하고 있는 것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 / 사진=AFP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 / 사진=AFP연합뉴스

대선이 코앞으로 다가온 지금 경제계·금융계 거물급 인사들은 어느 후보를 지지하는지 관심이 쏠리지 않을 수 없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대선전에서 트럼프 후보 활동을 적극 펼치고 있다.

반면 정치 기부로부터 일정 정도 벗어나곤 했던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는 해리스 부통령 지지 민주당 슈퍼팩(Super PAC·특별정치활동위원회)에 거액을 후원했다.

‘월스트리트의 황제’로 불리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은 공개석상에서 지지 후보를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사적으로는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는 자신이 소유한 유력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에 입김을 행사했다. 해리스 부통령 지지 사설을 삭제하도록 압박한 것이다.

이는 그간의 전통에서 벗어난 일이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는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발벗고 대선판으로 뛰어든 머스크도 과거 행보를 둘러싸고 구설수에 휘말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을 전폭 지원하며 ‘불법 이민 반대’ 선봉에 나선 그가 1990년대 미 체류자격 없이 불법으로 일했던 경력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진수 선임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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