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이스라엘, 이란 보복 공격 수위 조절.. 전면전 고비 넘고 하마스와 휴전 협상 재개

[종합] 이스라엘, 이란 보복 공격 수위 조절.. 전면전 고비 넘고 하마스와 휴전 협상 재개

폴리뉴스 2024-10-28 13:08:25 신고

이란에 대한 이스라엘의 보복이 완료되면서 양측이 진정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사진=연합뉴스]
이란에 대한 이스라엘의 보복이 완료되면서 양측이 진정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이란에 대한 강력한 보복을 예고했던 이스라엘이 26일(이하 현지시간)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 대대적인 공습을 감행했다.

당초 이스라엘이 보복에 나설 경우 다시 이란의 보복이 반복되면서 전면전에 이를 수 있다는 우려가 컸다. 하지만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시설이나 석유시설이 아닌 군사시설에 대해 제한적인 보복을 했고, 이란은 별다른 타격이 없었다고 밝히는 등 양측 모두 확전의 뜻이 없음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또, 이스라엘이 미리 미국과 이란에 공격 대상을 알려줬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어 중동 긴장이 완화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이스라엘의 보복 공격 다음 날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각각 카타르와 이집트를 찾아 휴전협상을 재개했다.

이스라엘, 이란 미사일 공격 받은 후 25일 만에 보복 단행.. 핵·석유 시설 제외

네타냐후 "공격은 정확하고 강력했으며 모든 목표 달성"

이스라엘이 26일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 대한 보복 공격을 단행했다. 앞서 지난 1일 이란이 팔레스타인 하마스의 수장 이스마일 하니예, 레바논 헤즈볼라의 수장 하산 나스랄라 등이 살해된 것에 대한 보복으로 이스라엘에 탄도미사일 약 200기를 쏘자 이스라엘은 재보복을 예고한 바 있다.

이후 25일 만에 이스라엘의 보복이 이뤄진 것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이스라엘의 테헤란 등 곳곳의 군기지와 미사일 관련 시설에서 5차례에 걸친 폭발음이 들렸다.

외신에 따르면 테헤란의 이맘호메이니 국제공항에 있는 S-300 방공미사일 시설과 테헤란 외곽의 파르친 군사기지에 이스라엘군이 공격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스라엘군은 공격이 마무리 된 후 "보복 공격을 완료했고 그 목표를 달성했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수석대변인은 성명에서 이란이 지난 1년간 이스라엘 공격에 사용해온 미사일 제조 시설 등을 집중적으로 노렸으며 이란에 배치된 지대공 미사일과 공중 역량도 함께 표적으로 삼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필요한 경우 추가 표적을 선택해 타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이란의 대응에 다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란이 다시 한번 보복에 나선다면 확전에 한걸음 더 가까이 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스라엘과 이란의 반응을 보면 오히려 이번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중동 긴장이 어느 정도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26일 이번 공격에 대해 "이란을 공격해 우리를 겨냥한 미사일 생산 능력에 심각한 타격을 입혔다"며 "공격은 정확하고 강력했으며 모든 목표를 달성했다"고 말했다. 즉, 이란을 겨냥한 추가 공격은 없을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당초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시설이나 석유 시설을 공격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으나 군시설만 대상으로 했다는 점도 이러한 분석에 힘을 싣는 대목이다.

또, 이란도 이스라엘의 공격이 끝난 후 "적의 공습을 성공적으로 방어했다"고 즉시 입장을 내며 보복 필요성이 없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란 내 강경파인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도 27일 "그들(이스라엘)은 절박함을 벗어나려고 이란을 공격했으나 또다시 실패를 떠안았다"며 같은 주장을 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이스라엘 공군의 F-35 전투기 [사진=EPA=연합뉴스]
이스라엘 공군의 F-35 전투기 [사진=EPA=연합뉴스]

이스라엘, 미국·이란에 미리 '공격대상' 통보.. 진정 국면 기대감

여기에 이스라엘이 공격을 하기 전 미국은 물론 이란 측에도 미리 표적을 알려줬다는 보도까지 나오고 있다.

미국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이날 공격에 앞서 카스파르 펠트캄프 네덜란드 외무장관을 포함한 제3자를 통해 공격 대상을 이란에 전달했다고 한다.

또, 이스라엘은 이란에 이번 공격에 대응하지 말라고 경고했으며, 만약 이란이 보복해 이스라엘 민간인이 숨지거나 다친다면 이스라엘이 더 중대한 공격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번 보복 공격이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중동 순방을 마친 직후 이뤄진 점도 이스라엘과 미국이 사전에 충분히 '조율'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미국 정부는 이번 이스라엘의 보복 공격에 대해 어떠한 관여도 하지 않았다고 선을 긋고 있다. 숀 사벳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우리는 이스라엘이 이란의 미사일 공격에 대한 대응과 자위 차원에서 이란 내 군 시설을 공격한 것으로 이해한다"고 말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바이든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이것으로 끝이길"

독·영, 이스라엘 '옹호'…중동 국가들 "국제법 위반"

이번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에 대해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후속 공격 자제를 촉구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26일 펜실베이니아주를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에게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은 이것으로 끝이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중동 사태가 악화된다면 약 열흘 앞으로 다가온 미 대선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이스라엘에 이란과의 추가적인 갈등 악화를 피할 것을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럽연합(EU)도 같은 날 "EU는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인정하면서도 통제 불가능한 긴장 확대를 방지하도록 모든 당사국이 최대한 자제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의 동맹인 독일과 영국도 이스라엘을 옹호하면서 이란에 추가 대응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이스라엘이 민간인 사상을 피하기 위한 노력을 해 추가 확전을 방지하기 위한 기회를 제공했다"면서 이란을 향해 "긴장을 격화시키는 대규모 대응이 영원히 계속될 순 없다. 지금 당장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도 "이스라엘은 이란의 공격에 맞서 자위권이 있다는 점을 명확히 한다"며 "이란은 이스라엘 공격에 대응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정부도 자제를 호소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우리는 관련된 모든 당사자들이 자제력을 발휘하고 폭력을 멈춰 재앙적인 시나리오로 발전하는 것을 막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반면 중동 국가들은 이스라엘이 국제법을 위반했다고 비판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성명에서 "이란을 군사적 표적으로 삼은 행위는 이란의 주권과 국제법을 침해한 것으로 이를 규탄하고 비판한다"는 입장을 냈으며, 튀르키예는 외무부 성명에서 "이스라엘에 의해 만들어진 테러를 종식하는 것이 국제 안보와 평화를 구축하는 데 있어 역사적 의무가 됐다"고 강조했다.

폭격으로 무너지 가자지구 [사진=신화=연합뉴스]
폭격으로 무너지 가자지구 [사진=신화=연합뉴스]

이스라엘-하마스, 카타르·이집트서 가자지구 휴전 논의 재개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한 다음 날인 27일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 논의가 재개됐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로이터 통신은 윌리엄 번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과 이스라엘 해외 정보기관 모사드의 다비드 바르니아 국장이 이날 도하에서 셰이크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타니 카타르 총리와 회동한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가자지구 내 일시적 휴전과 이스라엘·하마스 간 포로와 인질 석방에 초점을 맞춰 협상할 것이라고 전해진다.

카타르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회담의 목표가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1개월 미만의 단기 휴전을 성사하는 것이며 이를 통해 더 영구적인 합의로 이어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집트 대표단도 휴전 협상 재개를 위해 카이로에서 하마스 측과 회동하는 등 이스라엘과 하마스 양측 모두 휴전 협상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하지만, 이런 가운데서도 산발적인 무력충돌은 지속되고 있다.

레바논 헤즈볼라는 27일 이스라엘 북부 해안도시 하이파의 군수산업 기지를 향해 로켓 75발을 발사했다. 이에 이스라엘군도 레바논 남부 14개 마을 민간인에게 북쪽으로 대피하라고 명령한 뒤 공습했다.

같은 날 오전에는 이스라엘 텔아비브의 한 버스정류장에 트럭이 돌진해 1명이 숨지고 32명이 다치기도 했다.

이스라엘 경찰은 용의자는 이스라엘 국적의 라미 나스랄라 나토우르이며 현장에서 사살됐다고 밝혔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해당 트럭은 버스 정류장에 있는 이스라엘 군인들을 치려고 돌진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하마스는 사건 직후 성명을 내고 "영웅적인 돌진 공격"이자 "시온주의자 점령군(이스라엘)의 범죄에 대한 당연한 대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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