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뉴스] 60년 전 군에서 차량을 정비하던 도중 사고로 손가락이 절단됐다면 보훈대상자로 인정해야 한다는 판단이 나왔다.
국민권익위원회는 군 복무 중 손가락이 절단됐는데 아무런 보훈 혜택도 받지 못했다며 ㄱ씨가 제기한 고충민원에 대해 ‘국가유공자 및 보훈보상대상자 심의’를 다시 하도록 국가보훈부에 의견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ㄱ씨는 육군 ○○사단 통신중대 수송부에서 군 복무를 했는데, 1966년 군 차량을 정비하던 중 신입 병사가 실수로 차량 시동을 거는 바람에 차량 팬 속으로 손가락이 딸려 들어가, 오른손 가운뎃손가락 마디를 절단하게 됐다.
ㄱ씨는 2017년 처음 국가유공자 등록을 신청했는데, 국가보훈부는 ㄱ씨의 진술 외에 군 병원 입원·치료기록 등 손가락 부상과 군 복무와의 인과관계를 인정할 자료가 없다는 이유로 이를 거부했다. 이후 ㄱ씨는 올해까지 총 5번의 국가유공자 등록을 신청했으나 번번이 비해당 결정 통보를 받았다.
그러자 ㄱ씨는 “젊은 나이에 군 복무 중 부상을 입고, 항상 감추고 싶은 아픈 상처를 안고 살아왔는데 국가에서 아무런 도움도 주지 않는 것은 억울하다.”라며 대통령께 고충을 호소했다.
이에 대통령실과 국민권익위는 ㄱ씨와 대면하여 고충을 청취하고, 관계기관 등으로부터 자료를 제출받아 사실관계를 조사했다.
우선, ▲ㄱ씨가 입대 전 신체검사에서 갑종(현재 1급) 판정을 받은 점 ▲군 복무 당시 손가락을 주요하게 사용하는 차량 및 무전기 정비 업무를 수행한 점 ▲동료 병사들이 ㄱ씨가 입원을 했을 때 면회하러 갔었다고 진술한 점 등에 주목했다.
또한 ㄱ씨의 건강보험 요양급여 내역서와 보훈심사 기록상 ㄱ씨가 제대 이후 손가락 절단 부상으로 수술을 받은 진료기록이나 별도의 산업재해 요양급여를 신청한 사실이 없었다는 점도 확인했다.
아울러, ▲1960년대 열악한 군 복무환경 등을 고려할 때 ㄱ씨가 군 병원이 아닌 의무대에서 손가락 절단 수술을 했을 가능성이 있는 점 ▲ㄱ씨의 병적기록표 상 수술 직후 이례적으로 25일간 휴가를 간 기록이 있는데, 부대 지휘관들이 ㄱ씨 사고가 외부에 알려지는 것을 꺼려 군 병원에 후송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
이에 따라 국민권익위는 ㄱ씨가 군 복무 중 사고를 당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ㄱ씨의 국가유공자 또는 보훈보상대상자 요건 등록 여부를 재심의할 것을 국가보훈부에 의견표명했다.
국민권익위 유철환 위원장은 “군 내부 의무기록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보훈대상자로 인정하지 않는 것은 불합리하다.”라며 “앞으로도 과거병력, 복무기록, 관계자 진술 등 다양한 증거들을 찾고, 종합적으로 검토해 국민의 권익을 구제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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