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선따라 韓 산업계 출렁, 트럼프 당선 땐 車·배터리 적신호

美 대선따라 韓 산업계 출렁, 트럼프 당선 땐 車·배터리 적신호

르데스크 2024-10-28 11:00:36 신고

3줄요약

내달 5일 치러질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국내 산업계에 긴장감이 역력하다. 민주당 후보 카말라 해리스와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격돌하는 대선 결과에 따라 미국의 산업정책이 크게 달라질 수 있으며, 한국 경제 전반에도 큰 파장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두 후보의 상반된 정책 기조는 한국의 주요 수출 산업 및 투자 환경에 커다란 변화를 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선제적으로 적절한 대응 반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해리스, '칩스·인플레이션 감축법' 현상유지…국내 반도체·배터리업계 기회

 

카말라 해리스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미국은 바이든 행정부에서 추진한 산업정책을 그대로 유지하거나 더욱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 바이든 행정부가 집중해온 기후변화 대응과 친환경 에너지 정책이 지속될 거라는 분석이다. 이는 국내 전기차, 배터리, 재생에너지 관련 산업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전기차 보조금, 배터리 제조 인센티브, 청정에너지 투자 확대를 통해 글로벌 친환경 산업을 선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다.

 

그간 바이든 행정부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통해 전기차와 배터리 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했고, 이는 한국 배터리 제조업체들에게 호재로 작용했다. IRA에서 규정한 전기차 구매 세액 공제와 배터리 제조 보조금이 유지되거나 확대될 경우, 한국의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글로벌 배터리 제조사들은 미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며 더 큰 성장을 도모할 수 있다.

 

▲ [그래픽=장혜정] ⓒ르데스크

 

또한, 해리스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글로벌 협력 강화를 지향하고 있으며, 이는 한국 기업들이 미국 정부와의 협력을 통해 친환경 기술 개발 및 재생에너지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한국의 태양광 발전, 풍력 에너지 관련 기업들도 이러한 미국의 정책에 따라 미국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CHIPS 법안도 그대로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미국 내 반도체 산업 강화를 위해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에 대한 투자 유치와 보조금을 제공하는 정책이다. 한국의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같은 반도체 대기업들은 미국 내 반도체 공장 건설과 관련된 보조금을 통해 생산 확대와 기술 혁신을 가속화할 수 있다.

 

미국은 자국 중심의 반도체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해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첨단 반도체 기술에 대한 투자와 연구개발(R&D) 지원이 강화될 예정인데, 미국 시장에서 국내 기업의 역할이 커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반도체 공급망에서 우리나라 기업들이 핵심적 역할을 보장받고, 첨단 기술 경쟁력을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거라는 이유에서다.

 

보호무역 강화 외친 트럼프, 韓 제조업 대미수출 직격타 우려

 

트럼프 후보가 재선에 성공할 경우, 그의 보호무역주의 정책이 다시 강화되면서 한국의 주요 수출 산업은 심각한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그는 전통적으로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자국 산업 보호와 외국 기업에 대한 관세 부과를 강조해왔다. 이러한 정책은 자동차, 반도체, 이차전지 등 한국의 대표적 수출 산업에 직간접적으로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후보는 이미 첫 임기에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재협상하고, 한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도 수정하면서 외국산 자동차에 대한 규제를 강화한 바 있다. 재선에 성공할 경우, 이러한 기조가 다시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산 자동차의 대미 수출이 새로운 도전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트럼프 후보가 당선될 경우 보호무역주의 정책이 다시 강화되면서 한국의 주요 수출 산업은 심각한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나온다. 사진은 부산항. [사진=뉴시스]

 

특히 IRA를 폐지하거나 전기차 보조금을 축소하겠다고 공언하고 있어 국내 전기차 업체들에 큰 위기로 작용할 공산이 높다. 전기차 보조금이 축소되면 한국 자동차업체들은 미국 시장에서의 경쟁력이 크게 떨어질 수 있어서다. 현대차, 기아와 같은 국내 자동차 제조사 입장에선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다.

 

또한 CHIPS 법안의 철폐나 축소를 주장하고 있어 반도체 산업에 대한 지원 역시 줄어들 우려가 적지 않다.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CHIPS 법안에 따라 미국 내 투자 확대와 생산 능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는데, 트럼프 당선 시 이러한 계획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크다. 이는 미국 내 반도체 공장 건설에 대한 불확실성을 초래하고, 투자 회수 시점이 지연될 위험이 있다.

 

트럼프는 중국과의 무역분쟁을 심화시키고 한국 역시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할 거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특히 보편적 관세 도입과 같은 강경한 무역 조치는 한국의 자동차와 반도체 등 주요 산업의 미국 내 시장 점유율을 크게 위축시킬 수 있다. 또한 이차전지 산업 역시 전기차 보조금 축소로 인해 미국 내 생산 인센티브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 한국 업체들은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수출부터 관세에 이르기까지 미국의 산업정책에 변화가 예상되는 만큼 선제적으로 대응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리스 당선 시에는 친환경 산업과 첨단기술 분야에서의 협력 확대를 통해 글로벌 공급망에서의 역할을 강화해야 하며, 미국 내 추가적인 투자와 연구개발을 통해 기술 우위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트럼프 당선 시에는 보호무역주의 강화에 따른 무역 장벽에 대응해야 한다. 미국 시장에서의 관세 부담 증가와 보조금 축소에 대비해 대체 시장을 모색하고, 미국 내 생산시설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특히 전기차 산업과 반도체 산업에서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정책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고, 기술 혁신을 통해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정은미 산업연구원 본부장은 "미 대선 결과에 따른 산업정책 변화는 한국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각 산업별 대응 전략을 철저히 수립해야 한다"며 "해외 공급망 다변화, 대미 투자 확대, 글로벌 파트너십 강화 등을 통해 변화에 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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