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넓고 스타트업은 많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창업진흥원에 조사 결과, 2020년 기준 스타트업은 300만개, 매출액은 1000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스타트업 성공 사례로는 카카오, 당근마켓, 야놀자 등을 꼽을 수 있다. 앞으로의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질 이들이 스타트업 중 하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엔데믹 이후 찾아온 경제위기로 스타트업은 혹한기를 맞고 있어 이에 따른 지원과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이에 발맞춰 투데이신문은 한국여성스타트업협회와 함께 [K-스타트업 열전]을 선보인다. 해당 연재를 통해 용기와 도전으로 중무장한 스타트업의 남다른 비전과 스토리를 소개하고, 스타트업 성장 파트너의 역할을 하고자 한다.
【투데이신문 김효인 기자】 뉴욕, 자유의 여신상, 그리고 DIY(Do It Yourself). 국방 예산 1000조를 넘겨 천조국(千兆國)으로도 불리는 ‘미국’과 연관된 단어들이다.
한국의 면적보다 약 98배 가량 큰 땅덩이를 가진 미국은 서비스직 노동자의 인건비 또한 비싸기로 정평이 나 있다. 이는 직접 만들고 정비하는 DIY 문화가 일반적으로 정착된 이유이기도 하다.
주로 병원에서 시행하는 통증 완화 레이저 치료도 예외는 아니다. 미국에서 마음 먹고 병원에 방문하려면 수십 킬로미터를 이동해야 하는 데다 1회 비용도 많게는 100만원에 육박한다.
이에 가정에서 손쉽게 치료할 수 있는 레이저 기기를 통해 미국 시장에서 먼저 인정받은 K-헬스케어 스타트업이 있다. 통증 완화용 의료기기 ‘이아소(IASO)’를 개발한 메디컬 테크 기업 ‘웰스케어’다.
2018년 창업한 웰스케어는 중기부와 경기도의 각종 R&D 및 중소기업 지원 사업, 창업진흥원, 보건산업진흥원 등으로부터 매년 크고 작은 사업지원을 받아 왔다.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중소기업진흥공단 등에서는 정책자금을 지원받았다. 2019년 신용보증기금 시드투자를 첫 투자로 6차례 투자유치를 거쳐 약 16억원의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웰스케어의 주력 브랜드 이아소는 식품의약품안전처 3등급 의료기기 품목허가와 미국 식품의약국(FDA) 등록 제품으로, 통증이 있는 부위에 해당 기기를 부착하게 되면 피부 깊숙이 콜드레이저가 침투해 근골격계 통증에 작용한다.
기대수명은 90세지만 건강수명은 65세라는 통계청 자료가 있다. 현대인을 괴롭히는 각종 만성 통증을 잡고 삶의 질을 높이는 건강수명을 늘리는 것이 목표라고 말하는 웰스케어 이성원 대표를 만나봤다.
- 웰스케어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린다.
웰스케어는 북미 최신 재활치료 기술인 광생물학적변조(photobiomodualation, PBM) 재활치료 기술을 응용한 근골격계 및 신경계 질환의 치료 솔루션을 제공하는 메디컬 테크 스타트업이다. 바쁜 현대인이 병원에 방문해야만 치료받을 수 있던 질병을 일상에서 스스로 치료할 수 있도록 돕는 기술을 골자로 한다. 이에 각종 근골격계와 신경계 퇴행성 질환 등 만성 통증을 일상적인 홈케어의 영역으로 끌어들여 예방·관리·치료하는 데 초점을 둔 ‘이아소’ 브랜드를 선보이고 있다.
- 웰스케어의 대표 사업과 현황이 궁금한데.
현재 이아소 콜드레이저 총 4개 품목(이아소, 이아소울트라, 이아소골프, 이아소펫) 제품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광생물학적변조 재활치료라고 하면 어렵게 느껴지지만 쉽게 말해 레이저 치료다. 병원에서 진행하는 레이저 치료가 기미·문신 제거가 가능할 정도로 고강도인 하드레이저, 핫레이저에 속한다면, 웰스케어의 이아소는 이를 안전하게 홈케어화한 콜드레이저를 활용한다. 소프트한 레이저를 오랜 시간 나눠 쬠으로써 통증 완화와 재생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아소는 내수 뿐 아니라 미국, 호주, 싱가포르, 일본에 수출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4개 정도의 제품 라인업으로 직접 제조판매 중이다. 많은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국내외에서 다양한 유통 파트너들과 유통채널에 입점해 판매 국가와 국가별 판매 채널이 늘고 있다. 최근 경기가 좋지 않지만 오히려 국내 매출이 증가하고 있어 어려운 시기에 많이 선방하고 있다.
- 회사 설립 계기와 성장 과정을 설명해 주신다면.
창업 전에 의료기기 관련 업무를 하는 과정에서 통증 치료나 만성 질환 치료에 높은 효과를 가진 콜드레이저 기술을 알게 됐다. 이후 개인용 의료기기 제품에 대한 기획과 조사 분석을 진행하면서 병원용 의료기기에 비해 높은 성장성과 큰 시장성에 매력을 느껴 콜드레이저 기술을 응용한 홈케어 의료기기 사업을 기획했다. 당사는 2018년 설립 이후 현재까지 이아소룰 사업화해 미국과 한국을 주력 시장으로 제조 판매하고 있다. 2020년에는 한국 의료기기 기업 최초로 미국 베스트바이에 런칭하면서 초기 한국 의료기기 스타트업으로서는 이례적인 수출 성장을 기록했다. 그러나 2020년부터 시작된 코로나19와 러시아 전쟁으로 발생된 반도체칩 수급 불안정, 그리고 현재의 글로벌 인플레이션 지속으로 이어지는 대외 악재들에 따른 제조 상황 악화로 위기를 겪었다. 다행히 지난해 말부터 제조 상황이 정상화되면서 2024년 매출은 2023년 대비 200% 증가가 예정돼 있으며, 2025년부터는 약 40~60억원의 매출이 예상돼 본격적인 성장궤도에 오를 것으로 기대된다.
-브랜딩 과정에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으신지.
웰스케어는 현대인의 삶을 높이는 의료 수단을 제공하는 솔루션 이름으로 수많은 네이밍을 검토했었다. 그중에서도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영어 브랜딩을 최우선으로 고려했다. 처음에는 에피온(epione)이라는 고통을 달래주는 여신 이름으로 결정해서 미국에서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판매를 시작했다. 그러나 알고 보니 해당 브랜드명은 미국의 유명 의사가 상표권을 가지고 있었다. 결국 해당 의사의 법률대리인으로부터 경고장이 왔고, 우리 쪽 변리사와 오랜 논의 끝에 네이밍을 이아소(IASO)라는 치유의 여신 이름으로 변경하여 상표권 등록을 마쳤다. 보통 스타트업에서는 특허를 많이 강조하는데 소비자 시장에서의 사업화 과정에서는 상표권도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된 계기가 됐다.
-회사를 운영하며 겪었던 고충이나 시행착오가 있다면요.
창업자라면 별 수 없이 수많은 고충과 시행착오를 겪게 된다. 특히 용감하게 낮은 자본금에 1인 창업으로 시작한 스타트업이라면 돈과 사람 문제는 매일 겪는 고충일 수밖에 없다. 나 또한 풍족하게 시작하지 않았기에 매월 급여에 대해 걱정했다. 기업에 있어 자금은 피와 같아서 혈행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죽는다. 또 좋은 사람의 채용과 이탈은 내 의지대로 되는 문제가 아니기에 매번 시행착오를 마주한다. 심각한 피해를 입은 적은 없지만 일방적 노쇼, 게임 중독 등 직원들의 일탈행동을 겪어보니 쉬운 일이 아니었다.
-대표님이 지금까지 걸어오신 길은 어땠는지 궁금한데.
웰스케어 창업 전에는 개발자, 지식재산권 관리자, 신사업기획자, 전주기 프로젝트 매니저 등 5번의 이직으로 업무 폭을 넓혔다. 그러다 병원용 콜드레이저 의료기기 PM 업무를 맡게 되면서 매력을 느껴 회사에서 받은 스톡옵션과 자사주 매각 대금, 그리고 퇴직금을 모두 모아 창업에 나섰다. 일하는 것에 높은 자부심과 책임감을 느끼는 타입이다. 자부심을 느끼는 부분은 다녔던 모든 직장에서 ‘워커홀릭’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최선을 다해 업무를 했다는 점이다. 첫 직장의 연봉이 1850만원이었는데 아침 7시 30분에 출근해서 평일에 10시 이전에 들어온 기억이 별로 없다. 사무직으로 업무할 때에도 주말에 혼자 출근해 업무하고, 시간이 날 때에는 많은 책을 읽고 공부를 했다. 일하는 것이 너무 좋았던 점이 결국 창업을 위한 다양한 경험으로 작용했다고 본다.
-웰스케어가 달성한 성과에 대해 들어보고 싶은데
2019년 샌프란시스코 테크크런치 박람회 참가 당시 우리 제품을 유심히 보던 한 미국인이 있었다. 그는 베스트바이가 우리 이아소 제품과 같은 것을 찾고 있는 것을 알고 있느냐고 물었다. 알고 보니 그 사람은 미국 베스트바이 공식 벤더사의 임원이었고 이 인연을 계기로 베스트바이에 이아소 콜드레이저 제품을 제안할 수 있었다. 거의 1년에 가까운 기간 동안 까다로운 베스트바이의 입점 프로세스를 통과했고 2020년에 베스트바이 온라인 채널에 입점까지 하게 됐다. 이것은 한국 스타트업, 한국 의료기기 기업으로서 각각 최초의 사례다. 향후 MOQ만으로도 600억원 이상의 매출이 가능한 미국 최대 전자제품 초대형 온·오프라인 유통채널을 확보하게 됐다는 큰 의미가 있다. 가장 높은 장벽인 미국 시장에서 초기 브랜딩에 성공해 미국 아마존, 베스트바이, 이베이, 월마트 등에 차례로 입점했다. 최근 국내에서는 청호나이스, 카카오메이커스와 협업을 하고 있다. 현재는 이를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생산Capa 확대를 단계별로 진행 중에 있다.
-스타트업으로서 제공 받은 투자나 정책사업이 있는지.
웰스케어는 2019년 신용보증기금 시드투자를 첫 투자로 그 동안 6차례 투자유치를 통해 약 16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정책사업 또한 상당히 많이 지원을 받아 기업 성장에 도움을 받았다. 대표적으로 중기부와 경기도의 각종 R&D사업, 각종 중소기업 지원 사업, 창업진흥원의 창업 지원 사업, 보건산업진흥원의 각종 인허가 지원 사업 등으로부터 매년 크고 작은 정책 사업들을 지원받았다. 이 밖에도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중소기업진흥공단 등으로부터 필요시마다 정책자금을 지원받고 있다.
- 웰스케어만의 철학과 사업 경쟁력이 있다면.
최근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현대인은 기대수명이 90세가 넘는 것에 반해, 건강수명은 65세 정도로 본다고 한다. 결국 25년 이상은 각종 만성 질환 위험에 노출돼 ‘앓다 죽는’ 셈이다. 대표적으로 근골격계 통증 질환과 치매와 같은 신경계 뇌질환이 크게 증가했다. 그러나 이러한 만성 질환의 효과적인 치료 수단은 대부분 병원 중심으로 이뤄져 있다 보니, 많은 치료비 부담과 의료 장벽으로 환자들의 부담이 매우 크다. 웰스케어는 현대인이라면 피할 수 없는 각종 만성 질환의 치료 장벽을 낮추는 가치 있는 의료 솔루션을 제공하고자 한다. 건강 수명의 향상은 현대인의 삶의 질에 직결되다 보니, 웰스케어의 효과적인 병원 치료기술을 대중화한 근골격계 및 신경계 솔루션은 앞으로 큰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이밖에도 향후 시장 전망과 목표가 있으신지 궁금한데.
일상생활에서 조기 관리를 통해 기대수명을 높이는 솔루션은 홈케어에 있다. 웰스케어는 병원에서나 쓸 수 있는 광생물학적변조 재활치료 기술 중 콜드레이저 기술을 가정용 의료기기로 대중화해 치료 장벽을 낮춤으로서 현대인의 건강 수명 향상에 기여하고자 한다. 중장기적인 모델로 뇌질환 관리를 위한 제품도 연구개발 중이다. 글로벌 통증 관리기기 시장에 있어서 한국은 1.5% 정도의 점유율을 가지고 있다. 글로벌 거대 유통망 확보에 어느 정도 성공한 상태지만 본격적인 글로벌 유통을 위해서는 의료기기 제조 시설 확대가 필요하다. 이에 그 동안 국내에서의 생산시설 확충과 주요 의료기기 품목들에 대한 국제 기준 규격의 의료기기 성능시험 통과 등으로 향후 미국뿐 아니라 유럽, 중동, 동남아시아, 일본 등으로 진출할 수 있는 초석을 다져왔다. 당사는 2025년부터 본격 매출 성장을 기반으로 2028년까지 단계별로 성장해 2028년 IPO, 또는 M&A를 목표로 사업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콜드레이저 의료기기 사업에 대해 함께 비전을 공유할 기업이나 투자자가 있다면 함께 성장할 기회를 나눴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예비 스타트업 창업자를 위한 조언 부탁드린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상대적으로 적은 노력과 성과로도 큰 투자를 받을 수 있었다. 투자자 또한 수익성보다는 빠른 외형 성장을 원했고, 후속 투자자들 또한 그 외형적 성장 지표를 가지고 계속해서 투자가 이어졌다. 그러나 이제는 수익성이 담보되지 않는 외형 성장 지향적 투자를 통한 성장 모델은 어렵다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이에 스타트업이라는 이름이 아닌 그저 창업기업으로서 사업의 본질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본다. 투자금으로 단기간의 폭발적, 계단식 성장을 목표로 하기 보다는 실제 스타트업 창업을 하게 된 이유와 사업성을 원점에서 검토해야 한다. 이를 통해 자체 수익성 확보가 가능한 지속 성장형 사업 모델 수립에 집중할 것을 조언한다.
Mentor Coaching(한국여성스타트업협회 임은정 협회장)
기대수명과 건강수명 사이에는 현대인들이 느끼는 거리가 있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기대수명은 90세지만 건강수명은 65세이다. 나 또한 삶의 질을 급격히 떨어뜨리는 각종 만성 통증을 겪고 있으니 이는 먼 얘기가 아니다. 웰스케어의 목표는 각종 만성 통증을 높이는 건강수명을 늘리는 것이라고 한다. 코비드 시대 이후 건강에 대한 관심과 이에 관련된 아이템은 계속 증가 추세였다. 이에 홈케어 의료기기 사업은 향후에도 성장이 기대되는 분야로 보인다. 이성원 대표님의 전문성, 역량, 뚝심으로 인해 웰스케어라는 회사가 설립 된 것 같다. 여기에 이성원 대표님의 자기다움이 한 스푼 더해졌다. 건강수명의 향상은 현대인의 삶의 질에 직결되다 보니, 웰스케어의 효과적인 솔루션은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자기다움을 찾아서 좋아하는 일에 매달리는 사람은 그 누구도 말릴 수가 없고 스스로도 멈출 수 없다. 그런 점에서도 차근히 창업과 성공 스토리를 쌓고 있는 이성원 대표님의 행보에 응원을 보낸다.
그간 K-스타트업 열전을 통해 10개 팀의 창업가를 만나면서, 그분들이 한 분이라도 더 세상에 알려졌으면 하는 마음과 절실한 응원이 필요함을 느꼈다. 창업을 한다는 것은 그 사람의 인생이다.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1% 수준으로 그치는 등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은 시점이다.이제는 창업에 있어서 외형 성장보다는 지속 성장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끝으로 2024년 K-스타트업 열전을 마무리하면서, 앞으로도 일선에서 계속 창업가분들의 성장과 함께 할 것임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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