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평균 연령 85세의 할머니 래퍼 그룹 '수니와 칠공주' 멤버 서무석(87) 할머니가 별세한 가운데, 그와 동고동락했던 할머니 멤버들이 장례식장에서 춤과 노래로 고인을 추모한 사연이 뒤늦게 알려졌다.
28일 뉴시스·뉴스1에 따르면, 지난 16일 서 할머니의 빈소가 차려진 대구 달서구 한 장례식장에서 '수니와 칠공주' 멤버들이 서 할머니의 영정 사진을 앞에 두고 보니 엠의 곡 '써니(Sunny)' 리듬에 맞춰 춤을 춘 것으로 확인됐다.
이 퍼포먼스는 지난 2010년 강형철 감독 영화 '써니'에서 리더인 춘화의 유언에 따라 극 후반부 동료들이 장례식장에서 춤을 춘 장면을 재현한 것이다.
할머니들은 이날 힙합 복장 차림으로 "무석이가 빠지면 랩이 아니지, 무석이가 빠지면 랩이 아니지"란 랩을 하며 추모 공연을 펼친 것으로 전해졌다.
'수니와 칠공주'는 칠곡군 지천면에 사는 평균연령 85세 할머니 8명이 성인문해교실을 통해 한글을 깨친 후 결성한 '할매(할머니)' 래퍼 그룹이다. 할머니들의 열정이 외신에서도 보도되면서 'K-할매'로 불리며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멤버였던 서 할머니는 지난 15일 지병을 이기지 못하고 안타깝게 세상을 떠났다. 활동 중 이상증세를 느껴 대학병원에서 검사를 받았고 지난 1월 림프종 혈액암 3기 진단을 받았다. 그러나 서 할머니는 래퍼 활동을 계속하기 위해 이 사실을 가족 외에는 알리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져 감동을 더했다.
할머니들의 감동적인 장례식장 공연에도 결국 식장은 눈물바다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재욱 칠곡군수는 "다수의 감독이 재미와 감동 등 극적인 요소를 갖춘 '수니와 칠공주'를 영화와 뮤지컬로 제작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해왔다"며 "칠곡을 알리고 어르신들의 땀과 열정을 더욱 빛나게 할 수 있도록 문화콘텐츠로 개발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25일 별세한 배우 김수미도 과거 "자신의 장례식장에서는 곡소리 대신 춤추면서 보내달라"고 발언해 주목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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