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신동훈 기자(대전)] ‘하나되어 끝까지’. 대전하나시티즌 팬들이 외치는 구호다. 대전의 분위기를 대표해주는 문구이기도 하다.
역대급 생존 전쟁이 펼쳐지고 있다. 슈퍼스타의 활약이나 감독의 번뜩이는 전술도 중요하나 가장 중요한 건 '분위기'다. 들뜨지도 하고 처지지도 않으며 자신들이 준비한 축구를 실제 경기에서 보여줄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되어야 한다. 감독, 구단만큼이나 고참들 역할이 중요하다. 엇나가는 선수가 없도록 분위기를 만들어줘야 한다.
대전이 분위기가 좋은 이유다. 성적이 좋을 때도, 흐름이 좋지 않을 때도 대전은 단단한 분위기가 유지됐다. 위기의식이 없고 축구 외 다른 생각을 한다는 의미가 아닌 앞서 말한대로 ‘들뜨지 않고 처지지도 않는’ 분위기를 의미한다. ‘대전의 수호신’ 이창근을 필두로 주세종, 오재석, 이순민 등 형님 라인들의 역할이 확실했다.
강윤성은 대구FC전 승리 후 인터뷰에서 “상승세를 탈 때 소통을 많이 했다. 굉장히 많이 이야기를 했고 누구 하나 빠짐없이 참여를 했다. 가장 어린 윤도영부터 최고참 형들까지 전부 다 의견을 냈다. 차근차근 말을 나누고 소통을 하면서 맞추니 서로가 잘 맞고 축구가 재밌어졌다. 내가 경기에 못 뛰고 있을 때 모든 형들이 날 응원하고 용기를 불어넣었다. 더 노력할 수 있었고 결국 돌아왔다”고 말하며 감사함을 표했다.
강윤성 같이 상황상 명단에 들지 못하는 이들도 하나로 묶을 정도로 베테랑들의 역할이 컸다. 여름에 영입한 김문환, 김현욱 등 중간 라인 선수들도 팀의 분위기를 만드는데 한 몫 했다. 폭풍 영입 속에서도 팀에 헌신할 수 있고 역할을 확실히 해줄 수 있는 선수들을 데려온 대전의 영입 방향성이 결과를 보고 있는 것이다.
황선홍 감독도 빼놓을 수 없다. 올림픽 진출 실패 등으로 인해 엄청난 비판을 받는 상황에서 대전에 돌아왔다. 실패했던 기억도 있기에 의구심의 시선이 쏟아졌다. 부임 당시 팀은 강등권을 오가는 처지였고 부상자가 매우 많았다. 조급함을 느끼며 강압적으로 팀을 묶는 게 아닌 일희일비 하지 않고 선수들과 쌍방향 소통을 통해 잘 되고 있는 부분과 개선점을 이야기하며 분위기를 다잡는데 집중했다.
그러면서도 강조하는 바가 확실했다. 황선홍 감독은 대구전 사전 인터뷰에서 “(몇 경기 이겼다고) 들뜨면 안 된다고 선수들에게 말을 했다. 삼류가 되는지, 일류가 되는지는 거기부터 시작된다. 한 경기 이겼다고 끝이 아니다. 반대도 마찬가지다. 앞으로 대전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다. 강등만 면하고 여기에 있는 게 아니라는 걸 말한다. 더 높은 데를 가기 위해서 노력이 필요하니 같이 레벨업을 하자는 분위기를 형성 중이다”고 했다. 황선홍 감독이 어떤 생각으로 대전의 분위기를 만드는지 알 수 있었다.
황선홍 감독이 만든 분위기 아래, 베테랑들이 노력을 하면서 대전은 단단한 팀이 됐다. 남은 3경기에서 연승 흐름을 못 이어가며 패배를 기록할 수도 있지만 적어도 무너지지 않을 거라는 긍정적 전망이 있는 이유다. 일부 스타 선수나 감독의 카리스마가 아닌, 선수와 감독 모두가 함께 팀으로서 지탱을 하는 것, 현재 대전의 가장 큰 무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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