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신세계 '복합쇼핑몰' 승부수...쇼핑몰 청사진 두고 '신경전'도

롯데-신세계 '복합쇼핑몰' 승부수...쇼핑몰 청사진 두고 '신경전'도

프라임경제 2024-10-28 08:41:56 신고

3줄요약
[프라임경제] 롯데와 신세계(004170)가 중장기 성장을 위한 새로운 전략을 제시하고 본격적으로 쇼핑몰 유통 사업 확대에 나선다. 

최근 두 그룹은 이례적으로 서로의 중장기 성장 전략에 대해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지만, 이 과정에서 이들의 새로운 성장 전략인 '미래형 쇼핑몰' 모습에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롯데 '타임글라스'스에 7조 투자 

롯데백화점은 중장기 전략으로 쇼핑몰 투자 본격화에 나선다. 지난 23일 '타임빌라스 그랜드 오픈 및 쇼핑몰 중장기 전략 발표'에서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는 다양한 비전을 설명했다.

롯데백화점은 이달 3일 수원점 1호점을 시작으로 새롭게 선보인 쇼핑몰 브랜드 '타임빌라스'를 오는 2030년까지 7조원을 투자해 13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타임빌라스는 복합쇼핑몰로 시간을 의미하는 '타임'에 '별장'을 결합한 이름이다. 해당 이름에는 '새로운 시간이 열리는 공간'이라는 뜻이 담겨 있다.

타임빌라스 수원 외관 전경. ©롯데쇼핑

롯데백화점은 향후 2030년까지 매출 6조6000억원 달성이라는 미래형 쇼핑몰 사업 비전을 세웠다. 롯데백화점의 쇼핑몰 매출 구성비를 현재 1% 수준에서 최대 30%까지 끌어올리고, 국내 쇼핑몰 시장 점유율도 과반 이상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신세계, 경기도 화성에 초대형 테마파크 조성

신세계그룹은 글로벌 미디어 그룹 '파라마운트'와 손잡고 초대형 테마파크를 조성한다. 

신세계화성은 지난 10일 오전 경기도, 화성시, 파라마운트와 함께 '화성국제테마파크 글로벌 IP(지식재산권)사 유치 선포식'을 열고, 테마파크 조성을 위한 대대적인 동행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신세계화성은 경기도 화성시 송산 그린시티 내 419만㎡(127만 평) 부지에 테마파크·워터파크 등 엔터테인먼트 시설과 스타필드·골프장·호텔·리조트·공동주택 등 복합단지를 건립하는 '화성국제테마파크 복합개발사업'을 추진 중이다. 사업비는 약 4조6000억원 규모다.

화성국제테마파크 복합개발사업 '스타베이 시티' 단지 내 조감도. © 신세계프라퍼티

회사는 지난 7월 해당 사업단지의 공식 명칭을 '스타베이 시티'로 선정했다. 별을 뜻하는 '스타'와 바다의 만을 뜻하는 '베이'의 합성어로, 일상과 비일상적 경험이 어우러져 빛나는 곳이란 의미를 담았다.

이번 테마파크는 그간 사랑받아 온 파라마운트의 IP 세계를 현실에서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조성해 유일무이한 고객 경험을 선사할 예정이다. 국내는 물론 해외 방문객들도 꼭 가보고 싶은 아시아 대표 랜드마크로 개발한다는 포부다.

이번 테마파크 조성을 통해 연간 3000만명의 방문객이 스타베이 시티를 찾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신세계는 설명했다.

◆롯데·신세계, 남부 쇼핑사업 놓고 '신경전'

롯데와 신세계는 경기 남부 쇼핑사업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지난 23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서울에서 가진 '타임빌라스 그랜드 오픈 및 쇼핑몰 중장기 전략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신세계가 야심 차게 추진하는 화성국제테마파크의 실현 가능성을 언급한 것. 

그는 기자와의 질의응답 과정에서 "2030년쯤 경쟁사가 화성에 대규모 프로젝트를 한다는 계획을 발표했지만, 우리 사업에서 재무적 역량이라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며 "경쟁사의 경우에도 한 100만평 정도 되는 규모를 과연 개발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 23일 기자 간담회에서 롯데백화점 쇼핑몰 사업 전략을 설명하는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 ©롯데쇼핑

정 대표는 또한 스타필드 수원의 디자인이 획일적이며 1인당 구매가격(객단가)이 5만원으로 타임빌라스 12만원보다 낮다는 취지의 언급을 했다.

정 대표의 이러한 기자간담회 발언이 알려지자 신세계그룹은 상도의에 벗어난다며 발끈했다.

자기 사업을 홍보하는 자리에서 경쟁사를 험담하는 것은 상도의가 아닐뿐더러 기초적인 사실관계도 틀렸다는 게 신세계의 입장이다.

김민규 신세계그룹 경영전략실 경영지원총괄 부사장은 "롯데백화점이 대규모 글로벌 합작 개발 사업 경험이 없어 그런 말을 한 것 같다"며 “사업 규모에 따라 자본 조달 방식은 다르며 스타필드의 경험을 통해 그 정도 노하우는 충분히 내재화돼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이어 "신세계의 재무 상황을 걱정할 만큼 시장에서 (롯데를) 여유롭게 보지는 않는 것 같다"며 “아울러 스타필드 수원의 객단가는 5만원이 아닌 12만5000원이니, 한번 와서 보시고 말씀하시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결국 정 대표가 신세계 쪽에 사과 뜻을 밝히며 상황은 반나절 만에 일단락됐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해당 사안에 대해 양사 경영진이 소통했고 의도와 다르게 오해를 산 표현에 대해 이마트 경영진에 사과의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

이번 신경전은 쿠팡·네이버 등에 이커머스를 주축으로 삼고 있는 플랫폼 기업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롯데와 신세계에 복합쇼핑몰 사업이 가진 중요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런 가운데 유통공룡들이 돌파구로 찾은 것은 대형 복합쇼핑몰이다. '스타필드'로 복합쇼핑몰 시장을 선점해 온 신세계는 기존 스타필드에 테마파크와 골프장, 호텔, 리조트 등을 집약한 '스타베이 시티'를 2029년 개장 목표로 추진 중이다. 현대백화점도 '더현대 서울'의 성공 사례를 기반으로 최근 현대백화점 부산점을 리뉴얼해 도심형 복합쇼핑몰인 '커넥트현대'를 선보였다. 롯데 또한 2030년까지 13개의 복합쇼핑몰을 운영하기로 하며 사업 전략 재편에 나선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중심의 소비 패턴, 소비 침체 등의 영향으로 빅3로 불리는 3대 백화점은 몇 년째 5% 이하의 낮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은 이를 타개하기 위해 본업의 경쟁력을 살리면서도 고객의 체류 시간을 늘리기 위한 '원스톱 복합 쇼핑몰'에 집중하고 있다. 롯데와 신세계의 신경전도 복합쇼핑몰 사업의 중요성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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