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토트넘 홋스퍼가 이번 시즌 한 번도 승리가 없었던 크리스털 팰리스의 첫 승 제물이 됐다.
주장 손흥민이 없는 가운데 유망주 마이키 무어를 선발 출전시키는 등 대안을 고려했지만, 손흥민이 빠진 토트넘의 공격은 답답하기만 했다. 이날 토트넘은 66%의 점유율을 기록하고도 슈팅 11회(유효슈팅 3회)를 시도하는 데 그쳤다. 슈팅 14회(유효슈팅 6회) 기록을 남긴 팰리스와 유효슈팅 개수에서 두 배 차이가 났다.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 AZ 알크마르(네덜란드)를 상대로 연승을 이어가면서 분위기를 끌어올렸던 토트넘은 팰리스 원정에서 예상치 못한 패배를 당해 기세가 크게 꺾였다. 팰리스는 토트넘전에서 승리하기 전까지 이번 시즌 리그 8경기에서 단 한 번도 승리하지 못한 팀이었다.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이끄는 토트넘은 27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셀허스트 파크에서 열린 크리스털 팰리스와의 2024-25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PL) 9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전반 31분 선제 결승골을 허용해 0-1로 패배했다.
승점을 얻지 못한 토트넘은 8위로 내려갔다. 토트넘을 꺾고 이번 시즌 처음으로 승점 3점의 맛을 본 팰리스는 17위로 올라섰다.
이날 토트넘은 주장 손흥민 없이 선발 명단을 구성했다. 알크마르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에도 빠졌던 손흥민은 팰리스전에 맞춰 돌아올 것으로 기대됐으나, 컨디션 회복에 실패해 팰리스전에도 출전하지 못했다. 토트넘은 손흥민을 대신해 17세 초신성 무어에게 첫 프리미어리그 선발 기회를 줬다.
토트넘은 4-3-3 전형으로 나왔다. 굴리엘모 비카리오가 골문을 지켰고 데스티니 우도기, 미키 판더펜, 크리스티안 로메로, 페드로 포로가 백4를 구축했다. 중원은 제임스 매디슨, 이브 비수마, 데얀 쿨루세브스키가 맡았다. 마이키 무어와 브레넌 존슨이 측면에서 최전방의 도미니크 솔란케를 지원했다.
팰리스는 3-4-2-1 전형으로 싸웠다. 딘 헨더슨이 골키퍼 장갑을 착용했고 마크 게히, 막상스 라크루아, 트레보 찰로바가 백3를 만들었다. 타이릭 미첼과 다니엘 무뇨스가 측면에, 제퍼슨 레르마와 아담 와튼이 중원에 배치됐다. 장-필리프 마테타가 최전방에서 2선의 에베레치 에제, 이스마일라 사르와 함께 공격을 이끌었다.
전반전 초반부터 주도권 싸움이 치열했다. 토트넘은 공을 오랜 시간 소유하면서 경기 주도권을 가져오려고 했다. 팰리스도 주도권을 쉽게 내줄 생각이 없었다. 강한 압박으로 토트넘을 몰아붙이고 공을 빼앗으면 소유 시간을 늘리기 위해 노력했다.
먼저 포문을 연 쪽은 토트넘이었다. 전반 13분 포로가 오른쪽 측면에서 보낸 크로스를 페널티 지역 안에 있던 존슨이 슈팅까지 이어갔으나 팰리스 수비에 막혔다.
팰리스는 곧장 반격에 나서려고 했지만 예상치 못한 변수가 터졌다. 선발 출전한 중앙 미드필더 레르마가 부상을 당한 것이다. 팰리스는 전반 22분 레르마를 불러들이고 윌 휴스를 내보냈지만 팰리스는 급격하게 흔들렸다.
토트넘도 아찔한 순간을 겪었다. 전반 22분 쿨루세브스키가 머리에 충격을 받았고, 전반 25분에는 라이트백인 포로가 팰리스의 왼쪽 측면 수비수 미첼과 경합을 벌이다 밟히기도 했다. 다행히 큰 부상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금세 분위기를 추스린 팰리스가 반격을 시도했다. 전반 27분 코너킥에서 라크루아의 헤더슛으로 토트넘 골문을 위협했으나 빗나갔다. 토트넘은 전반전 초반 몰아치는 듯했으나 점점 힘을 잃어갔다. 공격이 날카롭지 못했다.
토트넘이 주춤하는 사이 결국 팰리스가 선제골을 뽑아냈다. 전반 31분 무노스가 토트넘의 후방을 압박한 끝에 공을 따낸 뒤 곧장 반대편으로 크로스를 올렸다. 이를 에제가 잡아 마테타에게 연결했고, 마테타는 왼발 슛으로 토트넘 골망을 흔들었다.
토트넘은 전반 34분 판더펜의 슛으로 동점골을 노렸지만 골대를 강타하면서 무산됐다. 오히려 비카리오의 선방이 없었다면 전반 35분 에제의 크로스에 이은 게히의 헤더슛에 추가골을 허용할 뻔했다.
토트넘이 전반전 막바지 공격의 고삐를 당겼다. 그러나 전반 39분 솔란케의 헤더가 벗어나고 전반 추가시간 매디슨의 슈팅이 헨더슨 골키퍼에게 막히면서 아쉬움을 삼켰다. 결국 토트넘은 선제골을 실점했으나 균형을 맞추지 못하고 하프타임에 돌입했다.
팰리스가 후반 2분 에제의 프리킥으로 후반전의 시작을 알렸다. 에제의 프리킥이 크게 벗어나면서 추가골 득점에는 실패했다. 토트넘은 후반 3분 쿨루세브스키가 존슨이 넘긴 공을 받아 왼발 슛까지 시도했지만 헨더슨에게 막혔다.
팰리스의 추가골이 터졌지만 오프사이드로 인해 인정되지 않았다. 후반 4분 워튼이 길게 넘긴 공을 에제가 받은 뒤 토트넘 페널티 지역까지 질주했고, 직접 마무리하면서 추가골을 만들어냈다. 그러나 비디오 판독(VAR) 이후 에제의 위치가 오프사이드였다는 게 판명났다.
팰리스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계속해서 공격을 퍼부었다. 후반 13분 페널티 지역 안에서 나온 에제의 슈팅으로 다시 한번 토트넘 골문을 노렸으나 공이 골문으로 향하지 않았다.
토트넘은 답답한 흐름이 이어지자 후반 17분 세 장의 교체카드를 한꺼번에 꺼내는 승부수를 띄웠다. 쿨루세브스키, 매디슨, 무어가 빠지고 파페 사르, 티모 베르너, 히샤를리송이 투입됐다. 미드필더를 두 명 빼고 공격수를 두 명 투입하는 과감한 교체였다.
그러나 토트넘은 교체 효과를 보지 못했다. 오히려 후반 20분 팰리스의 윙어 사르에게 뒷공간을 넓게 허용하면서 위기를 맞았다. 판더펜이 사르를 막는 과정에서 그를 넘어뜨렸지만 레드카드를 피했다. 후반 22분에는 에제에게 중거리슛을 허용했지만 비카리오가 막아내면서 한숨 돌렸다.
토트넘은 최전방 공격수를 둘이나 두고도 좀처럼 공격을 전개하지 못했다. 후방에서부터 천천히 조립한 토트넘의 빌드업은 팰리스 중원과 수비를 뚫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시간은 팰리스의 편이었다. 팰리스는 후반 37분 와튼의 중거리슛으로 토트넘을 놀래켰고, 후반 43분에는 와튼을 가마다 다이치와 교체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토트넘은 비수마를 벤탄쿠르와 바꿔 막판까지 동점골을 노렸지만 결국 0-1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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