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자민당 총재 선거 1차 투표서 1위…아소가 향후 '뒷배'될 가능성
(도쿄=연합뉴스) 경수현 특파원 = 일본 자민당이 27일 중의원 선거(총선)에서 15년 만의 최악 성적표를 받아 들면서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당당상의 행보에도 눈길이 쏠리고 있다.
이번 총선 실패에 책임이 있는 이시바 시게루 총리를 상대로 압박을 가하며 후임자로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다카이치 전 담당상은 지난달 27일 치러진 자민당 총재 선거 1차 투표 때는 1위를 했으나 결선에서 이시바 총리에 밀려 총리의 꿈을 일단 접었다.
그는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에 예대제(제사)와 패전일마다 참배해온 극우 성향 정치인이다.
지난달 총재 선거 때는 자신은 총리가 돼도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할 것이라는 의지를 내비쳤으며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정책을 계승할 뜻도 밝혔다.
아소 다로 전 총리도 함께 주목받고 있다.
아소 전 총리가 지난달 총재 선거 때 다카이치 전 담당상을 밀어준 만큼 앞으로도 다카이치의 '뒷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기시다 후미오 전 총리 때에는 '킹메이커'로 불리며 당의 2인자인 부총재를 맡고 있었다.
이시바 총리 체제에서는 부총재직이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에게 넘어갔고, 그는 '당 최고 고문'이라는 감투를 대신 받았다.
하지만 당 신임 간부 인사 후 첫 기념 촬영에서 그는 촬영을 고사하고 자리를 빠져나갔다.
당시 인사 때 다카이치 전 담당상도 이시바 측으로부터 제안받은 당 총무회장직을 고사해 후일을 도모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이시바 총리의 정적이 될 가능성이 있는 이들의 행보에 일본 언론들은 벌써 주목해왔다.
특히 산케이신문은 지난 8일 다카이치 전 담당상이 향후 '반 이시바' 세력의 기수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아소 전 총리는 자신과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의 재임 기간이 1년 정도였다면서 "이시바는 더 짧을 것"이라고 말하고서 다카이치 전 담당상에게 "동료를 만들어 놓아라"라고 조언했다는 이야기도 현지 매체들에 의해 전해졌다.
이번 선거 기간 다카이치 전 담당상은 '비자금 스캔들' 연루로 공천에서 배제된 옛 아베파 등 동료 의원 지원 유세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가 아소 전 총리가 이끄는 '아소파'와 옛 아베파를 규합해 움직인다면 이시바 총리에 반기를 들 당내 최대 세력을 구축할 수 있다.
'비자금 스캔들' 여파로 자민당 내 주요 6개 파벌 중 '아소파'를 제외하고는 아베파 등 5개 파벌은 공식 해체됐거나 해체 절차를 밟고 있다.
아베파는 해체 전까지 당내 최대 파벌이었으며 두 번째로 큰 파벌이 아소파다.
옛 아베파 의원들은 이시바 총리에 의해 대부분이 옛 아베파 출신인 '비자금 스캔들' 연루 의원 12명이 공천에서 배제되자 공공연하게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ev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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