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아는 그 세종대왕 이야기이다
세종은 온천에 환장했다.
사관피셜 한번 가면 며칠씩 있는건 기본에
간 김에 같이 목욕하러 온 사람이나 그 근처에서 일하는 농사꾼들한테 한턱 내고 가기도 했다
세종께선 온천에만 가면 기분이 좋아지셨는지 온천 근처에 궁궐을 지은 감독관과 인부들에게 금일봉을 주는다 하면 마찬가지로 갈 때마다 잔치를 벌이곤 했다
16번 기사를 좀 더 자세히 보자.
직장(정7품/현재 6급 공무원 정도) 박생후라는 사람은 오랫동안 온천에 살아서 목욕을 잘 하는 사나이였는데 세종에게 목욕하는 법을 가르쳐 준 대가로 금일봉을 받았다고 한다
덤으로 갑사(지금의 부사관) 시험에 붙었지만 임용 대기중이었던 박생후의 아들 박정의도 왕의 명령으로 바로 임용되는 특례를 입게 된다
경기도 내에서 온천을 발견한 사람이 있으면 평민은 벼슬을 받고 천민은 돈을 받을 수 있었음
정종의 아들 이복생은 해주 온천으로 목욕한다고 구라치고 사냥을 하고 기생들이랑 놀아났다는 이유로 귀양을 가기도 했고
내이포(지금의 경남 창원/진해)에 온 일본인들이 부산까지 가서 온천을 한다는 이야기를 듣자 마 부산 온천은 부산포 들어온 놈들만 쓰라해라 하기도 했다
사헌부와 뜻 있는 일부 신하들이 "제발 온천좀 그만 가세요.." 하긴 했지만 우리의 세종은 그 말을 무시했다
그래도 바로 의금부로 끌고가진 않았다
그러던 도중 일이 터진다
부평도호부(지금의 인천 부평/경기 부천)에 온천이 있다는 소문이 퍼졌고 세종은 "내가 온천을 구하는 것은 백성을 위하는 것이다" 라며 온천을 숨기지 말 것을 이야기한다
그런데 아무리 땅을 파도 온천은 나오질 않았다
세종은 대노했고 부평도호부(지금의 시)를 부평현(지금의 읍/면)으로 강등했다
세종의 명을 받고 열심히 땅을 파던 부정(지금의 대령급) 이사맹이 "부평 벼슬아치들이랑 아전들이 온천 위치를 안 말하는뎁쇼" 라고 세종에게 보고했고 세종은 극대노했다
보고를 받는 즉시 전 상호군(지금의 부처 국장, 육군 준장 정도) 남급부터 동네 이방까지 붙잡혀 사이좋게 고문을 당했음
상호군 남급은 추가 소식이 없어 곧 풀려난 듯 보이나 아전들의 경우는 달랐다.
수도권에서 근무하다가 갑자기 온천을 숨긴 죄로 함경북도 최북단까지 끌려가서 근무하게 되어버렸다
이후에도 부평 마인크래프트는 계속되었으나 온천을 찾지는 못했다
2년쯤 지나서 또 어떤 아전들은 의금부에 끌려가서 신나게 맴매를 맞기도 했다
몇년이 지나자 세종은 마음이 풀렸는지 함경도로 이사간 아전들을 다시 부평으로 돌려보냈고 부평현도 다시 부평도호부로 돌려보냈다
이제 온천을 얘기하지 않는다고 벌주지 않고 대신 온천을 이야기했을때 상을 주는 법만 놓겠다고도 했다
그 외에도 세종의 온천 사랑은 계속되었고 광주, 부평, 수원 등 땅을 파라고 시켰다
수원에서는 작은 연못에서 거품이 솟아단다는 말을 듣고 "야 그거 온천 아냐? 가서 파봐!" 하기도 했다
그럼 진짜 부평에 온천이 있었을까?
사실 해당 아전들이 진짜 몰랐을 수도 있고 다들 알았지만 쉬쉬했을 가능성도 있다
군필자들이라면 부대 장군, 대통령 방문 등이 얼마나 끔찍한 일인지 알고 있을 것인데 저건 대통령보다 위인 왕이다.
온천성애자 세종대왕이 한양 근처 부평에 온천이 터졌다는 말을 들으면 잊을만하면 올 텐데 아래 아전들이 얼마나 힘들지는 상상만 해도 두려울 뿐
그런데 저렇게 고문당하고 변방으로 끌려가도 결국 온천을 찾지 못했던 걸 보면 진실이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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