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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윤 대통령의 다음 달 국회 시정연설 여부에 관해 “아직 검토 중”이라고 27일 말했다. 그는 앞서도 “시정연설은 국회 상황도 봐야 하니까 두고 보자”고 말한 바 있다. 국회에선 한덕수 국무총리가 윤 대통령 연설을 대독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시정연설은 다음 해 예산 편성 성격과 국정 운영 방향을 설명하는 연설이다. 과거엔 대통령 명의 연설을 총리가 대독하기도 했지만 2013년 박근혜 전 대통령 때부터는 본예산 시정연설을 대통령이 직접 하는 게 관례가 됐다. 윤 대통령도 2022~2023년 예산안 심사 때는 직접 시정연설에 나섰다.
윤 대통령은 22대 국회가 열린 후 아직 국회를 찾은 적이 없다. 9월 열린 개원식에도 불참했다. 현직 대통령이 국회 개원식에 불참한 건 1987년 민주화 이후 처음이었다. 당시 대통령실은 야당의 대정부 공세를 개원식 불참 이유로 들었다. 정부를 겨냥한 특검·탄핵을 남발하는 국회를 ‘정상화’하는 게 먼저라는 이유에서다.
대통령실은 지난해 시정연설에서 야당 의원들이 윤 대통령과 악수하길 거부하고 “이젠 그만두라”며 독설을 한 것도 문제를 삼았다. 대통령실이 이번에 ‘국회 상황’을 언급한 것도 야당과의 불편한 관계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국회 상황은 지난번보다 나아진 건 없지만 시정연설은 예산에 관련된 만큼 더 판단이 필요하다”고 했다. 최근 대통령실과 한동훈 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와의 관계도 껄끄러워진 것도 변수로 꼽힌다.
윤 대통령이 시정연설마저 불참한다면 야당과의 관계는 더욱 냉랭해질 가능성이 크다. 한민수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예산안 처리를 위해 야당의 협조를 구해야 할 대통령으로서 이런 무책임한 태도는 국정을 제대로 운영할 의지가 있는지 깊은 의문을 자아낸다”며 “즉각 국회 시정연설 참석 의지를 밝히고 국민과 국회 앞에 서서 내년도 국정 운영 계획을 책임 있게 대통령답게 설명하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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