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김태군이 26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 KS 4차전 3회초 2사 만루에서 홈런을 터트린 뒤 환호하고 있다. 대구|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의 ‘우승 공식’처럼 여겨지는 만루홈런, KIA 타이거즈가 다시 한번 이 공식을 성립시킬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KIA는 26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펼쳐진 삼성 라이온즈와 올해 KS 4차전에서 포수 김태군의 만루홈런을 앞세워 9-2로 이겼다. 김태군은 3-0으로 앞선 3회초 2사 만루에서 삼성 송은범을 상대로 좌월 그랜드슬램을 터트렸다. 2008년부터 프로생활을 시작한 그는 자신의 첫 만루홈런을 정규시즌도 아닌 KS 무대에서 쏘아 올렸다. 김태군은 “내 커리어 첫 만루홈런을 중요한 시리즈에서 터트려 정말 기쁘다”며 감격스러워했다.
이범호 KIA 감독에게도 뜻깊은 홈런이었다. 이 감독은 KBO리그 통산 최다 만루홈런(17개) 기록을 보유한 ‘만루의 사나이’다. KIA 선수로 뛰던 2017년 두산 베어스와 KS에서 만루홈런을 터트리기도 했다. 당시 1-0으로 앞선 5차전 3회초 2사 만루에서 더스틴 니퍼트를 상대로 만루홈런을 치며 우승의 주역으로 평가받았다. 사령탑이 된 뒤에는 “우리 선수들로부터 만루홈런을 선물 받고 싶다”고 했는데, 김태군이 가장 중요한 무대에서 최고의 선물을 안겼다.
KS에서 만루홈런이 지닌 의미는 무척이나 크다. 2017년 KIA가 이 감독의 그랜드슬램을 앞세워 11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듯, KS에서 만루홈런을 터트린 팀은 모두 우승했다.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 OB 베어스(현 두산) 김유동이 동대문구장에서 벌어진 삼성과 KS 6차전에서 날린 만루포를 시작으로 이 감독까지 역대 4차례의 만루홈런 모두 우승과 직결됐다. 두산이 2001년 삼성과 KS 4차전에서 김동주의 만루포를 앞세워 우승한 데 이어 2012년에는 삼성이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와 KS 2차전 최형우(현 KIA)의 만루포를 바탕으로 우승했다.
현재로선 올해 KIA의 만루홈런도 ‘우승 공식’으로 이어질 공산이 높다. 시리즈의 향방을 좌우할 만한 상황에서 나온 홈런이었기에 더욱 그렇다. KIA는 4차전 승리로 시리즈 전적 3승1패로 앞서며 KS 우승까지 1승만을 남겨뒀다. 역대 KS에서 4차전까지 3승1패로 앞선 팀이 우승한 사례는 17번 중 16차례에 달한다.
이 감독은 “만루홈런은 최고의 공격”며 “체력이 떨어진 상태여서 환호가 잘 나오지 않았는데, 그 홈런을 보고 힘이 났다”고 웃었다. 승기를 잡는 데 앞장선 김태군은 “우승 포수가 되면 나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질 것 같다”며 “꼭 우승하고 (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도 선정되고 싶다”고 밝혔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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