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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시민단체 직장갑질 119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은 지난 8월 A아파트 관리사무소장과 관리사무소 직원이 입주민 B씨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소송에서 각 2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또 B씨가 입주자대표회장에게도 500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해야 한다고 선고했다.
앞서 B씨는 2019년부터 아파트 노동자들을 상대로 폭언·욕설·부당지시를 반복했다. B씨의 갑질로 일을 그만둔 노동자만 1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B씨는 경비노동자들에게 ‘흡연구역을 10분마다 순찰하라’거나 개인 택배를 배달하도록 하는 등 부당 지시를 이어왔다. 관리사무소장에게는 ‘죽은 부모를 묘에서 꺼내와라’, ‘개처럼 짖어봐’ 등 폭언을 가하기도 했다.
이에 피해자들이 B씨를 신고했으나 B씨는 피해자들을 찾아가 얼굴에 침을 뱉고 욕설을 하는 등 갑질을 가했고 ‘내일 나오면 죽여버린다’라고 협박까지 했다. 이같은 사실이 보도되자 B씨는 언론사와 입주민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며 괴롭힘을 이어갔다. 형사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B씨는 법원에서 징역 4년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갑질) 피해자들은 B씨의 범죄 행위로 강한 정신적 충격을 받았을 것이 명백하다”며 “(그간 여러 차례 고소 및 손해배상청구를 제기한 것은) 피해자들을 괴롭히는데 목적이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해 위자료 액수를 정했다”고 설명했다.
직장갑질119는 이번 판결은 민원인 갑질은 수천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할 정도의 심각한 위법행위임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단체는 “그간 노동자가 사망하는 경우가 아닌 이상 피해 정도 등을 고려해 1000만원 이내에서 위자료가 결정된 경우가 대다수”라며 “입주민 갑질에 경종을 울리는 의미 있는 판결”이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단체는 입주민 갑질 근절을 위해 기존 법·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현재 근로기준법상 직장 내 괴롭힘 규정은 아파트 입주민과 노동자 관계와 같이 특수관계일 경우 적용되지 않는다. 게다가 공동주택관리법령은 괴롭힘 금지와 관련한 조항을 명시하도록 정하고 있지만 과태료 규정이 없어 실효성이 없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이연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경비 노동자 등에 대한 금지행위 유형을 추가하고 금지행위를 한 아파트 입주민에게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하는 공동주택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장재원 직장갑질119 변호사는 “직장 내 괴롭힘 등 노동자에 대한 가해행위가 다양한 모습을 띠고 있는 만큼 피해자를 충분히 보호하고 괴롭힘을 억제할 수 있도록 위자료 수준을 상승시킬 필요가 크다”며 “손해배상 외에도 피해자를 보호, 지원할 수단을 입법적으로 보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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