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가운데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도 추월한 것으로 추정된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올해 3분기 매출 17조5731억원, 영업이익 7조300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94%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했다. 영업이익률도 40%로, 전년 동기 -20%과 비교해 대폭 확대했다.
이는 반도체 슈퍼호황기였던 2018년 3분기를 넘어서는 실적이다. 당시 SK하이닉스는 영업이익 6조4724억원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는 "데이터센터 고객 중심으로 AI 메모리 수요 강세가 지속됐고, 이에 맞춰 고대역폭메모리(HBM), eSSD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를 확대해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3분기 잠정 영업이익은 9조1000억원인데 이중 반도체(DS) 부문 영업이익은 4조원대를 거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를 앞설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1993년 이후 메모리 점유율 1위를 유지해온 삼성전자의 1위 체제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DDR4 등 레거시(구형) 메모리 반도체 경기는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와 스마트폰·컴퓨터(PC) 수요 위축으로 얼어붙고 있다
반면 인공지능(AI) 반도체에 활용되는 첨단 메모리에 대한 수요는 급증하고 있다. HBM, 5세대 디램(DDR5), 낸드 기반의 기업용 저장장치(eSSD) 등이 모두 해당된다.
삼성전자는 HBM을 비롯한 첨단 반도체 영역에서 고전하고 있다. 반면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HBM을 사실상 독점 공급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선 HBM 과잉 공급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지만 SK하이닉스는 시기상조라며 일축했다.
모건스탠리는 지난 9우러 '겨울이 곧 닥친다(Winter looms)'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AI 반도체의 핵심인 HBM의 공급과잉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다.
김규현 SK하이닉스 D램 마케팅 담당 부사장은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AI 칩 수요 증가와 고객들의 AI 투자 확대 의지도 확인되는 만큼 내년 HBM 수요는 현재 예상보다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년 HBM 고객별 물량과 가격 협의가 대부분 완료됐으며 공급보다는 수요가 강한 상황이 지속될 것이다"고 내다봤다.
최보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시장 불확실성속에서도 HBM과 eSSD등 프리미엄 제품의 견고한 시장 지배력이 돋 보이며 올 4분기부터 내년 까지 경쟁력을 기반으로한 실적성장이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회사는 내년 자본지출(CAPEX)를 보수적으로 집행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SK하이닉스는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수익성 확보가 담보되는 제품의 공정 전환에만 CAPEX를 집행해 투자 효율성이 집중하고 있다"며 "업계 재고가 정상 수준으로 회복되면 본격적인 수요 개선이 가시화될 때까지 보수적인 생산능력(CAPA)·투자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Copyright ⓒ 주주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