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이나라 기자] 올해 3분기 카드사들의 순이익이 지난해 기저효과의 영향으로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카드사들은 업황 악화에도 불구, 2조원 규모의 상생금융을 실시한 바 있다. 또한 올 하반기 은행·저축은행이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대출 수요가 카드론에 집중된 점도 실적 상승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드업계는 지난 24일 KB국민카드를 시작으로, 25일에는 삼성·신한·우리카드가 잇따라 올 3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NH농협·하나카드는 오는 29일, 현대· 롯데·BC카드는 내달 15일까지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다.
올 3분기 4개 카드사의 누적 순이익은 신한카드가 5527억원으로 가장 높았으며, 이어 삼성카드가 5315억원·KB국민카드 3740억원·우리카드 1402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성장률 면에서는 KB국민카드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6%의 순이익 성장을 이뤘으며, 삼성카드(23.6%)·우리카드(19.7%)·신한카드(17.8%)가 뒤를 이었다.
업계는 이 같은 카드업계의 실적 상승이 지난해 기저효과에 따른 성장이라고 보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카드업계는 정부의 상생금융 압박에 2조원이 넘는 돈을 내놓으면서 순이익이 급감한 바 있다. 순이익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카드사들은 대략 2000억원에서 4000억원 규모를 상생비용을 내놨다.
이에 지난해 3분기 4개 카드사의 누적 순이익은 신한카드가 4691억원·삼성카드 4301억원·KB국민카드 2724억원·우리카드 1181억에 불과했다. 이는 2022년 3분기와 비교해 각각 20.2%·5.8%·22.7%·34.1% 급감한 수치다.
이어 4% 이상으로 치솟은 조달금리 역시 실적을 끌어내렸다. 카드사들은 은행과 달리 수신 기능이 없어 여전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해 대출로 수익을 얻는다. 조달금리가 오를 경우 대출로 인한 카드사의 수익이 줄어드는 셈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월 5.1%까지 치솟았던 여전채(3년물, AA+) 금리는 같은해 9월 소폭 내렸지만 여전히 4%대를 유지했다. 여전채 금리는 올해 1월이 돼서야 3%대에 접어들었으며, 현재는 3.3%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또한 6월부터 이른바 '풍선효과'의 영향으로 카드론이 크게 늘어난 점도 3분기 실적 증가에 영향을 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4개 카드사의 카드론 잔액은 24조원 수준이었지만, 올해 9월에는 24.8조원으로 약 8000억원이 증가했다.
다만 대출 증가에 따라 연체율 역시 함께 오르고 있다는 점은 카드사들의 고민거리로 꼽힌다. 통상 카드사는 고객에게 빌려준 대출을 회수하지 못하는 경우에 대비해 대손충당금을 적립한다. 따라서 연체율이 오르는 만큼 카드사의 대손충당금 적립 규모는 커진다.
실제로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국내 8개 카드사(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하나·우리·BC카드) 연체율은 1.60%에 불과했지만, 올해 6월에는 10년 만에 최고 수준인 1.69%까지 치솟았다. 또한 24일과 25일 실적을 공개한 카드사의 9월 말 기준 1개월 이상 연체율은 신한카드 1.33%·삼성카드 0.94%·KB국민카드 1.29%·우리카드 1.78%로 나타났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지난해 순이익 크게 하락해 카드사들이 전체적인 실적 성장을 이뤘을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연체율의 경우엔 카드사 마다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통상 카드사의 경우 여름휴가 및 추석 명절 등 대목이 겹치면서 3분기 실적이 오르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Copyright ⓒ 한스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지금 쿠팡 방문하고
2시간동안 광고 제거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