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부터 사이버보안까지…중동시장 공략하는 한국 IT 기업들

AI부터 사이버보안까지…중동시장 공략하는 한국 IT 기업들

연합뉴스 2024-10-27 07:01:02 신고

3줄요약

네이버, 사우디에 중동 총괄법인 추진…안랩도 현지 합작법인 설립

중동의 디지털 혁신 가속화, 국내 기업들에 사업확장 기회

네이버, 사우디와 AI 분야 협력…아랍어 기반 LLM 구축 네이버, 사우디와 AI 분야 협력…아랍어 기반 LLM 구축

(서울=연합뉴스) 지난 9월 10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인공지능(AI) 콘퍼런스 '글로벌 AI 서밋' 행사에서 네이버 관계자들과 사우디아라비아 데이터인공지능청(SDAIA) 관계자들이 아랍어 기반 거대언어모델(LLM) 개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있다. 2024.9.12 [네이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중동을 향한 국내 정보기술(IT) 업체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세계적 화두인 인공지능(AI), 클라우드, 사이버 보안 등 다양한 분야에서 중동 시장 진출이나 확대를 위한 발표가 최근 잇따르는 분위기다.

선봉장은 국내의 대표적 IT 플랫폼 네이버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지난달 23일 올해 안으로 사우디아라비아에 중동 총괄 법인인 가칭 '네이버 아라비아'(NAVER Arabia)를 설립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네이버는 사우디와 첨단 기술 분야의 대규모 국책 과제들에서 협력하는 한편, 사우디에서 진행되는 디지털 트윈(가상모형) 플랫폼 구축 사업 등 개별 사업들의 합작법인 설립도 추진할 계획이다.

네이버는 "디지털 트윈에 이어 소버린(Sovereign·주권) AI 구축에서 사우디와 본격적인 협력이 시작된 만큼 팀네이버의 기술 기반 B2B(기업 간 거래) 사업이 중동 지역에서 먼저 글로벌 외연을 넓혀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앞서 네이버는 지난달 10일 사우디 리야드에서 열린 AI 콘퍼런스 '글로벌 AI 서밋' 행사에서 사우디 데이터인공지능청(SDAIA)과 업무협약을 맺고 AI,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로봇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특히 네이버는 SDAIA와 아랍어에 기반한 거대언어모델(LLM)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미국과 중국의 빅테크들이 AI 패권을 장악한 상황에서 네이버는 그동안 자국 환경에 맞는 모델을 구축하는 소버린 AI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네이버뿐 아니라 중견기업, 스타트업들도 중동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조준희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KOSA) 회장은 이달 13일 메가존클라우드, 업스테이지, 뤼튼테크놀로지스 등 국내 클라우드 및 AI 기업 관계자들과 함께 사우디아라비아 다란에 위치한 석유회사 아람코 본사를 방문했다.

당시 KOSA와 메가존클라우드는 한국의 소버린 AI와 클라우드 모델을 사우디의 경제 성장 동력과 혁신 기술을 견인하는 방안으로 제안했으며 메가존클라우드는 아람코와 AI 클라우드의 연구 및 운용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KOSA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이 아람코를 방문해 기술을 소개했을 때 아람코 관계자들이 이것저것 물어보면서 큰 관심을 보였다"고 전했다.

메가존클라우드-아람코 양해각서 체결식 메가존클라우드-아람코 양해각서 체결식

[왼쪽부터 조준희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KOSA) 회장, 이주완 메가존클라우드 대표, 나빌 알 누아임 아람코 부사장.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 제공]

아람코는 올해 9월 한국의 AI 반도체 스타트업 리벨리온, 퓨리오사AI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사우디의 이런 행보는 한국 업체의 AI 기술력을 긍정적으로 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영국 데이터 분석 매체 토터스미디어가 발표한 '2024 글로벌 AI 인덱스'에 따르면 한국의 AI 경쟁력은 미국, 중국, 싱가포르, 영국, 프랑스에 이어 6위이고 3∼6위 격차는 크지 않은 것으로 평가됐다.

IT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사우디는 한국이 AI 분야에서 기술 경쟁력을 갖췄다고 판단하면서 한국 업체들의 서비스나 제품 가격이 미국 빅테크보다 저렴한 점도 고려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최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국내 IT 기업의 중동 시장 진출을 지원하려고 개소한 'IT 지원센터'에 AI 업체 뤼튼테크놀로지스, 딥노이드[315640], 코어무브먼트 등이 입주했다.

사우디, UAE 등 중동 부국들이 경제에서 석유 의존도를 낮추려고 산업 다각화를 모색하면서 디지털 혁신 IT 투자를 늘리는 상황이 국내 기업에 새로운 기회가 된 셈이다.

특히 사우디는 산업의 탈(脫)석유를 위한 국가개발전략 '사우디 비전 2030'을 추진 중인데 이 계획의 5대 중점 협력국에 한국이 포함돼 있다.

'라킨' 로고 '라킨' 로고

[안랩 제공]

사이버 보안에서도 국내 업체들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안랩[053800]은 지난 21일 사우디의 사이버 보안 및 클라우드 공급 기업 사이트(SITE)와 합작법인 라킨(Rakeen)의 설립 절차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안랩은 중동과 북아프리카에서 기존 고객을 보유한 사이트와 협력을 통해 중동 시장에 안착하고 글로벌 보안 기업으로서 인지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국내의 다른 사이버 보안 기업 지니언스[263860]는 지난 18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신규 사무소를 개설했다고 밝혔다.

지니언스는 "UAE 사무소 개설은 중동 시장에서 사업을 확장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중동 지역 IT·보안 전시회에 참가하고 중동 주요 국가를 대상으로 로드쇼를 개최하는 등 고객 밀착형 비즈니스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중동의 사이버 보안 시장 규모는 2028년까지 연평균 9.6% 성장해 총 234억 달러(약 32조원)로 확대될 전망이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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