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삼성전자… '갤럭시 AI' 확장 해법 될까

삼성전자를 둘러싼 위기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돌파구를 찾기 위해 갤럭시 인공지능(AI) 확장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사진은 지난 6월 첫 파업에 돌입한 경기 수원시 영통구 소재 삼성전자 수원 본사 모습. /사진=뉴시스

삼성전자가 갤럭시 인공지능(AI) 확장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를 둘러싼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미래 먹거리를 찾기 위한 행보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반도체 실적 악화 등으로 주가마저 지지부진한 가운데 AI 기술을 바탕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으려는 삼성전자의 노력이 어떤 결실을 볼지 주목된다.

27일 IT(정보통신)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네덜란드어 ▲루마니아어 ▲스웨덴어 ▲튀르키예어 등 4개 언어를 추가해 최근 갤럭시 AI의 지원 언어를 20개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언어 자체뿐만 아니라 현지 문화를 이해하고 관련 지식을 갖춘 고도화된 갤럭시 AI를 위해 전 세계 20여개의 연구개발(R&D) 센터에서 언어 모델 연구와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미묘한 언어 차이가 있는 지역 등 권역별로 끊김이 없이 자유로운 소통이 가능하도록 언어 라인업을 강화해 나가는 것이다. 이같은 노력은 언어장벽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의 갤럭시 AI 생태계를 확장하기 위함이다.

삼성전자가 갤럭시 AI 생태계 확장에 드라이브를 건 이유는 본업에서의 부진으로 회사 안팎의 위기감이 높아지자 돌파구를 찾기 위함이다. 삼성전자 주가에서도 실적 부진이 드러나는데 지난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가는 전일 대비 700원(1.24%) 하락한 5만59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지난해 1월3일 이후 약 1년10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삼성전자가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은 'AI 붐'에 수요가 폭증하는 고성능 D램, 고대역폭메모리(HBM) 밸류체인에서 소외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기존 레거시 D램이 주력 제품인 반면 AI 확산과 함께 급성장하고 있는 HBM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에 뒤처지며 후발주자로 남게 됐다. 삼성전자는 한때 HBM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낮게 평가하고 관련 인력을 축소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결정이 AI 시대에 중요한 경쟁력을 상실하게 만든 원인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고자 삼성전자는 AI 기술을 바탕으로 신시장을 개척하며 미래 성장 동력을 발굴하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그 가운데 하나가 갤럭시 AI 생태계 확장이다.

AI 생태계 확장은 단순히 언어 지원에 그치지 않는다. 향후에는 사물인터넷(IoT) 기기와의 연계를 강화해 스마트워치와 링 등 웨어러블 기기와 가전제품 등 일상생활에서 접하는 다양한 기기에 AI 기능을 제공할 예정이다. 사용자는 기기의 '연결성'을 바탕으로 집안의 여러 기기에서 AI 경험을 풍부하게 확대할 수 있고 삼성전자는 IoT 시대를 선도하며 일반 소비자 시장을 확장시킬 전망이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TV ▲가전 ▲자동차까지 연결된 사용자 경험은 보다 정교하게 개인화된 서비스로 발전하고 있다"며 "여기에 AI가 접목돼 기기의 연결 경험을 넘어 고객을 가장 잘 이해하는 차원이 다른 경험을 공개하게 될 것"이라며 향후 사업 방향을 자신했다.

이밖에도 삼성전자는 퀄컴과의 협력을 통해서 모바일 AI 생태계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1일(현지 시각) 퀄컴 AI 반도체를 기반으로 삼성전자가 스마트폰과 확장현실(XR) 기기를 출시해 공동으로 신시장 개척에 나선다고 밝혔다. XR에서도 AI 이점을 확인할 시점이라며 AI 경험 확장을 강조한 것이다.

노태문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 사업부장은 지난 21일(현지시각) 열린 퀄컴 스냅드래곤 서밋 기조연설에서 "집과 직장, 차량 등 다양한 장소에서 AI 경험이 스며들 것이며 갤럭시 AI는 이용자와 더 빠르게 상호작용하고 일상 생활을 누리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며 "퀄컴의 지능형 컴퓨팅 전문성과 모바일 AI 발전에 대한 헌신은 갤럭시 AI 경험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