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도 안 마시는데 지방간?…교대근무자에 발생 위험 높아"

"술도 안 마시는데 지방간?…교대근무자에 발생 위험 높아"

나남뉴스 2024-10-26 18:00:22 신고

3줄요약
"술도 안 마시는데 지방간?…교대근무자에 발생 위험 높아"[연합뉴스]

지방간은 간에 지방이 과도하게 축적되는 질환이다. 의학적으로는 간 속 지방이 5% 넘게 쌓인 상태로 정의한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이런 지방간은 음주 습관에서 비롯되는 '알코올성 지방간'과 음주와 큰 관련이 없는 '비알코올성 지방간(대사 이상 지방간)'으로 나뉜다.

이중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서구화된 식습관, 운동 부족 등으로 영양 섭취가 과도해지면서 남은 영양분이 간에 중성지방으로 쌓여 발병하는 게 일반적이다.

세계보건기구(WHO) 통계치로는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의 비알코올성 지방간 유병률은 32%에 달한다.

그렇다고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음주와 전혀 관련이 없는 것은 아니다.

대한간학회가 펴낸 '간질환백서'에 따르면 알코올성 지방간과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구분하는 음주량의 기준은 남성과 여성이 각각 주당 210g 이상, 140g 이상이다. 소주로 환산하면 남성은 주당 3병, 여성은 주당 2병 이상을 각각 마시는 경우 같은 지방간이라도 알코올성에 해당한다는 의미다.

문제는 지방간이 생겨도 특별한 증상이 없어 조기 진단이 어렵고, 건강검진으로 발견해도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하지만 지방간을 방치해 간에 지방이 과도하게 축적되면 염증성 질환인 지방간염으로 발전하고, 간 섬유화와 간경변증, 더 나아가 간암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간학회 분석에서는 비만한 사람의 60∼80%가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동반하고,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의 25∼40%가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으로 진행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환자의 5∼18%에서 간경변증이 발생하고, 이런 간경변증 환자에게서 연간 2.6% 비율로 간암이 생기는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일부 연구에서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간경변증을 거치지 않은 채 바로 간암으로 악화하는 사례도 확인됐다는 게 학회의 설명이다.

또한 비알코올성 지방간과 근감소증의 연관성도 큰 편이다. 근감소증이 있는 사람의 비알코올성 지방간 발생 위험은 근감소증이 없는 사람보다 4배 높았다.

대한간학회는 현재 추세대로라면 현재 1천94만8천명 수준인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가 2030년에는 1천164만3천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술도 안 마시는데 지방간?…교대근무자에 발생 위험 높아"[연합뉴스]

전문가들은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예방하거나 악화를 막으려면 평소 비만,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인슐린 저항성, 대사증후군, 영양실조 등에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최근에는 직업적으로 교대 근무를 하는 사람들이 비알코올성 지방간 발생에 더 취약하다는 분석도 제시됐다.

강북삼성병원 직업환경의학과 이원철 교수 연구팀은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최신호에서 건강검진 당시 지방간이 없었던 20∼59세 근로자 4만5천149명을 추적 관찰한 결과 이런 연관성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연구 대상자 중 교대 근로자는 전체의 12.4%인 5천621명이었다. 여기서 교대 근무는 실제 근무 교대 여부와 관계없이 주간이 아닌 비주간 시간에 일하는 모든 근무 형태를 포함하는 개념이다.

이 연구에서 교대 근무자는 주간 근무자에 견줘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이 발생할 위험이 1.24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런 위험은 남성보다는 여성일수록, 수면의 질이 낮을수록 위험이 높아지는 특징을 보였다.

연구팀은 교대 근무자에게 비알코올 지방간 발생 위험이 높아지는 이유로 일주기 변화로 생기는 산화 스트레스에 대한 낮은 저항력, 짧은 수면 시간과 수면의 질 저하에 따른 호르몬 변화가 부르는 식욕 증가에 의한 비만, 당뇨병 발생 위험 증가 등을 꼽았다.

이 교수는 "교대근무는 생체리듬의 균형을 방해해 소화불량, 위십이지장궤양 등의 소화기 질환뿐 아니라 심뇌혈관질환 같은 다양한 질병의 위험을 증가시킨다"면서 "지방간 질환도 이런 질환 발생의 연장선상에서 해석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비알코올성 지방간의 악화를 막으려면 식생활 습관부터 바꾸라고 조언한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치료하는 확실한 약이 아직은 없기 때문이다.

치료의 시작은 체중 감량이다. 대부분의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가 과체중 혹은 비만을 동반하고 있는 만큼 만약 비알코올성 지방간으로 진단됐다면 현재 체중의 10%를 3∼6개월 이내에 서서히 줄여야 한다.

비만을 동반한 비알코올성 지방간에서는 5% 이상 체중감량을 해야 간에 축적된 지방량이 감소하고, 7∼10% 이상의 체중을 감량해야 간의 염증 및 섬유화가 개선된다.

"술도 안 마시는데 지방간?…교대근무자에 발생 위험 높아"[연합뉴스]

식사량은 한 번에 급격히 줄이는 대신 조금씩 줄이는 방법이 좋다. 또한 야식을 피하고 기름에 튀긴 음식보다는 삶은 음식이 권장된다. 당분이 들어간 음료수 대신 물이나 차 종류를 마시는 것도 요령이다.

아울러 간에 해를 주는 술, 기름진 음식, 가공식품, 제대로 조리되지 않은 오염된 음식, 검증되지 않은 건강식품 등도 주의해야 한다.

운동은 각자의 상황과 체력에 맞게 빠르게 걷기, 자전거 타기, 조깅, 수영, 등산 등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일주일에 3번 이상, 한 번 할 때 30분 이상 하는 것이 좋다. 매일 규칙적으로 운동할 수 있으면 더 좋다. 몸이 땀으로 촉촉이 젖고 옆 사람과 대화할 수 있는 정도가 바람직하다.

최근 유행하고 있는 지중해식 식단도 간 내 지방량을 감소시키고 인슐린 저항성 개선 효과가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은평성모병원 소화기내과 배시현 교수는 "지방간은 간염, 간경화, 간암 등으로 악화할 뿐만 아니라 이차적으로 췌장암과 심부전, 치매, 심혈관질환 등의 치명적인 합병증 발생 위험과도 연관성이 큰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면서 "평소 규칙적인 운동과 균형 잡힌 식단 관리 등의 일상 속 작은 변화로 지방간의 발생과 악화를 막으려 노력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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