턱관절 수술 후 복귀하는 '서사'까지 갖춘 네일, KS 2경기 연속 호투
(대구=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제임스 네일(31·KIA 타이거즈)이 닷새 만에 다시 펼친 원태인(24·삼성 라이온즈)과의 '에이스 대결'에서 완승했다.
변화무쌍한 투구는 삼성 타선의 헛스윙을 끌어냈고, 헌신적인 태도는 KIA 팬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네일은 2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4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KS) 4차전 삼성과 방문 경기에 선발 등판해 5⅔이닝을 6피안타 2실점으로 막았다.
KIA가 9-2로 앞선 6회말 2사 후 마운드를 넘겨, 팀이 동점을 허용하지 않고 승리하면 네일은 개인 첫 KS 선발승을 챙긴다.
1회말 첫 타자 김지찬을 공 한 개로 2루수 앞 땅볼로 요리한 네일은 2번 류지혁에게 우전 안타를 내주고, 도루까지 허용해 1사 2루에 몰렸다.
하지만, 강민호를 시속 133㎞ 스위퍼로 3루수 옆 땅볼로 처리하고, 디아즈에게도 시속 133㎞ 스위퍼를 던져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첫 위기를 넘겼다.
2회는 삼자범퇴로 막고, 3회에는 2사 후 안타를 내준 뒤 류지혁에게 스위퍼 3개를 던져 삼진 처리하며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이 사이 원태인은 2⅓이닝 동안 안타 6개와 볼넷 3개를 내주고 6실점 한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네일은 KIA가 7-0으로 앞선 4회 2사 1, 2루에서 김영웅에게 우익수 쪽 1타점 적시타를 맞고, 5회에는 이재현에게 투심 패스트볼을 던지다가 좌월 솔로포를 허용했다.
타선이 넉넉하게 점수를 뽑아준 터라, 네일이 내준 2점은 KIA에 타격을 입히지 않았다.
네일이 5⅔이닝을 버틴 덕에 KIA는 불펜도 아낄 수 있었다.
이범호 KIA 감독은 네일에게 '공 80개 이상을 던지며, 6이닝 투구'를 기대했는데, 네일은 공 71개로 5⅔이닝을 소화했다.
점수 차가 크지 않았다면, 네일을 더 마운드에 둘 수 있었지만 KIA가 7점 차로 달아나면서 이범호 감독은 네일에게 조금 빨리 휴식을 줬다.
21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벌인 KS 1차전에서 네일은 5이닝을 4피안타 1실점으로 막았다.
6회초에 김헌곤에게 솔로 홈런을 내주긴 했지만, 1차전에서 네일은 투심 패스트볼과 변형 슬라이더인 스위퍼를 던지며 삼성 타선을 제압했다.
1차전 삼성 선발도 원태인이었다.
원태인은 1차전에서 5이닝을 2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았다.
공 66개로 5이닝을 채울 만큼 효과적인 투구를 했다.
원태인의 역투를 막은 건, KIA 타선이 아닌 '비'였다.
21일 경기 내내 비가 내렸고, 결국 심판진은 6회초 삼성 공격 때 '서스펜디드 게임'을 선언했다.
직구와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브를 적절하게 섞으며 쾌투하던 원태인은 원망이 담긴 눈으로 하늘을 바라봤다.
삼성이 1-0으로 앞선 채 중단됐던 1차전은 23일에야 재개했고, 삼성은 1-5로 역전패했다.
1차전에서 네일과 원태인은 팽팽한 투수전을 펼쳤다.
개인 기록만 보면 원태인이 근소하게 우세했지만, KIA가 승리하면서 네일도 만족감을 느꼈다.
닷새 만에 만난 4차전 재대결에서는 네일이 완승을 거뒀다.
정규시즌에서 네일은 12승 5패 평균자책점 2.53으로 활약했다. 평균자책점 부문에서는 1위에 올랐다.
호투를 이어가던 네일은 8월 24일 NC 다이노스와 경기, 외국인 타자 맷 데이비슨의 타구에 턱을 맞아 턱관절을 고정하는 수술을 했다.
타구가 워낙 강해 '시즌 아웃'의 우려도 샀지만, 네일은 엄청난 회복력과 의지로 KS 1, 4차전에 선발로 등판했고 '우승팀 1선발'다운 구위를 과시했다.
변화무쌍한 공에, 서사까지 갖춘 네일이 마운드에서 내려가자 KIA 팬들은 "네일"을 연호했다. 에이스를 향한 예우였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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