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우 전쟁 최대 수혜자는 파병 보낸 북한, '종전' 외엔 막을 수단 없다

러-우 전쟁 최대 수혜자는 파병 보낸 북한, '종전' 외엔 막을 수단 없다

프레시안 2024-10-26 15:06:23 신고

3줄요약

조선(북한)의 러시아 파병이 기정사실로 굳어지는 모양새이다. 10월 18일 한국의 국가정보원이 '북한이 러시아에 대규모 전투병을 파병한 것을 확인했다'는 취지의 발표를 한 후에 5일 동안 신중한 입장을 보였던 미국도 23일에는 "북한군 3천명이 러시아 동부 훈련시설에서 훈련을 받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국정원 발표에 대해 "허위·과장"이라는 입장을 보였던 러시아의 기류도 달라지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조선군의 러시아 이동이 의심되는 위성사진에 대해 "위성사진은 진지한 것이고, 이러한 이미지가 존재한다면 이는 무언가를 반영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한 것이다. 그는 특히 러시아 하원이 '북러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을 비준했다며, "그 조항에 따라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할지는 우리의 일"이라고 말했다.

푸틴이 말한 조항은 "무력침공을 받아 전쟁 상태에 처하게 되는 경우, 지체 없이 모든 수단으로 군사적 및 기타 원조를 제공한다"는 4조를 의미한다. 이는 러시아가 하원 비준에 이어 상원 비준 및 대통령의 서명 절차가 끝나면, 조약에 따라 조선의 파병을 정당화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으로 이어진다.

조선군 주둔지로 유력하고 거론되는 곳이 러시아 본토의 쿠르스크 지역이라는 점도 이와 연관이 있다. 쿠르스크는 우크라이나군이 8월에 러시아 본토를 공격해 일부 지역을 점령한 곳이다. 러시아는 이곳을 탈환하기 위해 공세를 가하고 있지만 우크라이나의 강력한 저항에 막혀 있다. 이에 따라 북러는 쿠르스크가 조약 4조의 적용 대상에 해당한다고 강변하면서 연합작전을 펼칠 가능성이 제기된다.

쿠르스크의 향방이 휴전이나 종전 협상이 시작될 경우 '중대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선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점령당한 동부 전선에서 고전을 면치 못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쿠르스크 점령 작전에 나선 데 동기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는 휴전이나 종전 협상이 시작될 경우 러시아에 빼앗긴 동부 지역을 되찾기 위한 '협상 카드'를 확보하고자 하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다.

푸틴의 최근 발언도 주목된다. 그는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내가 대통령이 되면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겠다"는 입장을 환영한다면서도, 어떠한 협상도 "현장의 현실"을 반영해야 한다고 말해왔다. 이는 협상이 이뤄지면 러시아가 점령한 지역을 인정받겠다는 취지를 품고 있다.

그런데 우크라이나가 쿠르스크 일부 지역을 계속 점령한 또 하나의 "현장의 현실"을 그대로 두면, 푸틴의 계획은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러시아가 조선의 지원을 받아 쿠르스크 탈환 작전에 본격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이다.

이는 곧 우크라이나 전쟁의 향배를 가를 최대 변수가 바로 미국 대선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트럼프는 '협상을 통한 종전'을 대선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에 반해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러시아 격퇴를 통한 종전'에 방점을 찍고 있다. 또 하나의 열쇠를 쥔 푸틴은 트럼프의 입장엔 '환영한다'는 입장을, 해리스의 공언에 대해서는 '착각하지 말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는 조선의 파병설에 대해 연일 강경 대응 방침을 밝히고 있는 윤석열 정부의 선택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해리스가 승리할 경우 윤 정부는 대북·대러 강경 태세를 더욱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한국과 조선의 위험천만한 선택이 악순환을 확대재생산하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남북 대리전'이 가세하고, 먹구름이 잔뜩 낀 한러 관계에도 태풍이 몰아칠 수 있다.

반면 트럼프가 당선되면 한미간 '불협화음'이 커질 수 있다. 트럼프의 종전 계획 가운데 하나에는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을 축소·중단하는 것도 포함되어 있는데, 이는 살상무기 지원까지 검토하고 있는 윤 정부의 입장과 충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느 시나리오도 우리에겐 큰 부담과 위험이 따를 수밖에 없다. 우크라이나 전황과 미국 대선의 향배, 그리고 북러 군사협력의 추이를 예의주시해야겠지만, 한국도 우크라이나 전쟁 종결을 위해 모종의 역할을 모색해야 할 때이다. 조선이 이 전쟁의 최대 수혜자가 되고 있지만 이를 막을 수 없는 마땅한 수단이 없는 현실이야말로 조속한 종전이 절박해지고 있는 또 하나의 이유가 되고 있다.

▲ 6월 19일 북한 수도 평양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김정은(오른쪽)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을 서명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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