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김호진 기자] 북한이 대외적으로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 파병을 사실상 인정했지만, 주민들에게는 이 사실을 알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과 조선중앙TV, 라디오 조선중앙방송 등 북한 대내 매체들은 26일 북한의 러시아 파병과 관련해 외무성 부상이 전날(25일) 밝힌 입장을 보도하지 않았다.
앞서 김정규 외무성 러시아 담당 부상은 대외 매체인 조선중앙통신 기자의 질문에 답변하는 형식을 빌려 "최근 국제보도계가 여론화하고 있는 우리 군대의 대러시아 파병설에 유의하였다"며 "그러한 일이 있다면 그것은 국제적 규범에 부합하는 행동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것을 불법적인 것으로 묘사하고 싶어 하는 세력들은 분명히 존재할 것이라고 본다"고 전했다.
파병을 명시적으로 확인하지는 않았지만, 합법한 조치였다는 주장을 펼치기 위한 언급으로 파병 사실을 간접적으로 시인한 셈이다.
북한은 지난해부터 러시아와 우애를 적극 선전해왔어도 전쟁터로 아들, 딸을 보냈다는 소식까지 주민들에게 공유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는 알음알음 소문이 퍼져 당국이 입단속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정보원은 지난 23일 북한이 파병 군인 가족을 효과적으로 통제·관리하기 위해 모처로 집단 이주·격리하는 정황을 포착했다고 보고한 바 있다.
국정원은 "러시아 파병 소식을 접한 북한 군인의 가족들이 오열한 나머지 얼굴이 크게 상했다는 이야기도 북한 내부에서 들려오고 있다"고 했다.
북한은 현재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에 병력 3000여명을 파병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미국과 우크라이나 당국은 북한군 숫자가 연내에 최대 1만2000여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북한이 우크라이나와의 전쟁 중인 러시아에 병력을 보낸 것이 사실로 드러난 가운데, 우리나라의 대응에 국제사회의 관심이 쏠린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북한의 러시아 파병으로 인해 우크라이나 전쟁은 한국에 더 이상 먼 나라의 일이 아니게 됐다"며 "북한이 러시아에 파병하는 대가로 얻게 될 것으로 관측되는 현금과 러시아의 탄도미사일, 잠수함 기술 등은 한국을 직접적으로 위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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