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대구, 최원영 기자) 이 남자, 진국이다.
삼성 라이온즈는 25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 3차전 KIA 타이거즈와의 홈경기에서 4-2 승리를 거뒀다. 광주서 원정경기로 치른 1, 2차전서 모두 패했으나 3차전을 차지하며 시리즈 전적 1승2패를 빚었다.
이날 홈런이 무려 4개나 터졌다. 3회말 이성규, 5회말 김영웅, 7회말 김헌곤과 박병호가 아치를 그렸다. 한국시리즈 한 경기 팀 최다 홈런 타이기록도 작성했다. 1989년 해태 타이거즈, 2004년 현대 유니콘스, 2014년 넥센 히어로즈에 이어 4번째로 이름을 새겼다.
특히 김헌곤은 공수에서 활약했다. 5번 타자 겸 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2안타(1홈런) 1타점을 뽐냈다. 2-1로 쫓기던 7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소중한 추가점을 쌓았다. 김헌곤은 KIA의 바뀐 투수 전상현의 초구, 143km/h 패스트볼을 공략해 비거리 115m의 좌월 솔로 홈런을 때려냈다. 팀에 3-1을 선물했다. 후속 박병호마저 전상현의 초구에 홈런을 치며 연속 타자 홈런을 완성했다. 한국시리즈 9번째이자 포스트시즌 29번째 기록이다.
김헌곤의 호수비가 빛난 장면도 있었다. 1-0으로 근소하게 리드하던 5회초였다. 2사 1, 2루 득점권 위기서 삼성 선발 데니 레예스가 최원준에게 적시타성 타구를 맞았다. 그때 김헌곤이 등장했다. 최원준의 타구를 낚아채며 좌익수 직선타 아웃을 만들었다. 팀을 위기에서 구하는 슈퍼 캐치였다.
김헌곤은 올해 정규시즌부터 KIA에 강했다. 15경기서 타율 0.404(47타수 19안타) 3홈런 8타점을 선보였다. 한국시리즈 1차전서도 선제 솔로 홈런으로 팀의 유일한 득점을 책임졌다. 4타수 1안타(1홈런) 1타점을 올렸다. 3차전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3차전 승리 후 김헌곤에 관해 "호랑이 잡는 사자다. KIA 킬러다"며 "KIA에서 가장 무서워할 것 같다. 김헌곤에게 위협감을 느낄 것이다"고 극찬했다.
경기 후 김헌곤은 "꼭 이기고 싶었는데 승리해 다행이다. KIA가 정규시즌 우승팀답게 끝까지 끈질기게 하는 바람에 긴장이 많이 됐다. 그래도 이겨서 좋다"며 미소 지었다.
호수비 상황에 관해서는 "원래 라이온즈파크 야구장 조명에 타구가 잘 안 들어간다. 그런데 이번엔 살짝 들어갔다 나오길래 스타트 걸린 김에 앞으로 뛰어갔다"며 "공이 글러브 안에 들어와 있더라. 정말 다행이었다"고 밝히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당연히 내가 해야 할 일을 한 것뿐이다. 레예스가 잘 던져줘 정말 고마웠다"고 덧붙였다.
홈런 상황도 돌아봤다. 김헌곤은 "전상현 선수의 공이 1차전 서스펜디드 경기 때부터 진짜 좋았다. 볼카운트가 불리해지면 힘들 것이라 생각해 초구부터 원하는 코스로 공이 들어오면 치려고 했다"며 "실투가 들어온 덕에 홈런을 친 것 같다. 선수들은 누구나 지면 되갚아주고 싶은 마음을 갖는다. 하지만 경기 중 그걸 생각할 겨를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삼성은 지난 23일 재개된 1차전 서스펜디드 경기서 1-5로 역전패당했다. 6회초 무사 1, 2루서 게임이 다시 시작됐으나 전상현의 벽에 막혀 추가점을 올리지 못했다. 전상현은 팀의 승리에 공헌하며 데일리 MVP를 거머쥔 바 있다. 3차전에선 삼성 타자들이 설욕했다.
후속 타자 박병호가 홈런을 치자 김헌곤이 더 기뻐했다. 박병호의 올해 한국시리즈 첫 안타이자 첫 홈런이었다.
김헌곤은 "형이 많이 부담스러워하고, 모든 책임감을 지려고 하는 느낌이 들었다. 형이 짐을 덜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나도 정말 좋았다"며 "형은 보고 배울 점이 많은 선배다. 늘 미리 나와서 준비하는 등 팀 동료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럼에도 결과가 안 나와 동생으로서 너무 안타까웠는데 홈런을 쳐서 기뻤다"고 속마음을 내비쳤다.
팬들 사이에선 박병호와 김헌곤의 적극적인 하트 세리머니가 유독 화제가 되고 있다. 김헌곤은 "형이 보기보다 조용한 성격이더라. 그래서 형에게 더 과하게 표현하려고 했다"며 "남자답기도 하다. 하지만 내가 아직 모르는 부분이 있을 수도 있어 조심스럽다"고 수줍게 웃었다.
삼성은 안방인 대구에서 유독 자주 홈런을 쏘아 올렸다.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서도 대구서 열린 1차전서 홈런 3개, 2차전서 무려 5개를 터트렸다. 한국시리즈서도 비슷한 양상이다. 광주에선 1차전 홈런 1개, 2차전 0개에 그쳤지만 라이온즈파크로 오자마자 홈런 4개를 자랑했다.
김헌곤은 "아무래도 팬분들의 함성 자체가 다르다. 난 원정보다 대구에서 경기할 때 진짜 든든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전율을 느낄 정도로 에너지를 받은 덕에 좋은 경기력이 나오는 듯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장 구자욱은 플레이오프 도중 생긴 왼쪽 무릎 부상으로 계속 결장 중이다. 대신 앞장서서 선수들을 격려하고 안아주고 있다. 김헌곤은 "(구)자욱이가 너무 미안해하고 있다. 그래도 자욱이가 더그아웃에 있는 것만으로도 선수들은 큰 힘을 받는다"며 "자욱이가 미안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모든 선수가 한마음 한뜻으로 뛰고 있으니 이 분위기를 이어갔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대구, 김한준 기자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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