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용 전기료 인상...재계 "수천억 부담에 경영활동 위축"

산업용 전기료 인상...재계 "수천억 부담에 경영활동 위축"

한스경제 2024-10-26 05:00:00 신고

전체 전기 사용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산업용 전기요금이 24일부터 평균 9.7% 올랐다. 재계와 기업들은 전기료 부담에 경영활동이 위축된다고 우려했다./사진=연합뉴스
전체 전기 사용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산업용 전기요금이 24일부터 평균 9.7% 올랐다. 재계와 기업들은 전기료 부담에 경영활동이 위축된다고 우려했다./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김태형 기자]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공사가 24일부터 산업용 전기에 한해 전력량 요금을 ㎾h당 평균 16.1원 올리는 것에 대해 재계와 기업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정부는 대기업이 사용하는 산업용(을)은 ㎾h당 16.9원, 중소기업이 주로 사용하는 산업용(갑)은 ㎾h당 8.5원을 각각 인상했다. 다만 물가와 서민경제 부담 등을 고려해 주택·일반용 전기요금은 동결했다.

정부는 대기업이 전기요금을 더 부담해도 될 수준이라고 보고 산업용 전기요금의 차등 인상을 통해 한전의 재무위기도 일부 해소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재계와 중소기업들은 산업용 전기료만 인상하는 것은 기업의 경영활동에 큰 부담이며 주요 기업의 산업 경쟁력을 훼손할 수 있다고 우려 했다.

재계는 "제조원가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산업용 전기요금만 연속해서 인상하는 것은 성장의 원천인 기업활동에 부담을 주고 산업경쟁력을 훼손할 가능성이 크다"며 우려 했다. 

대한상공회의소도 논평을 통해 "한국전력의 경영 정상화 필요성과 인공지능(AI)반도체 등 첨단산업 발달로 인한 전력수요 급증에 대한 대응, 필수전력망 적기확충을 위한 재원조성의 시급성 등을 감안할 때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점은 이해한다"면서도 "기업들이 미래계획과 경영전략을 현실에 맞게 수립할 수 있도록 향후 전기요금 조정방향을 명확히 제시해 주고 기업별로 차등된 에너지절약시설 투자세액공제 확대, 무탄소에너지 투자촉진과 기술개발강화 등의 후속대책도 마련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에너지수급안정의 국가경제적 중요성을 고려해 국회에서도 현재 계류중인 국가전력망확충법안, 해상풍력발전법안, 방폐장특별법안 등이 조속히 처리되도록 노력해 주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국경제인협회도 논평을 내고 "대기업에 대한 차등 인상으로 고물가‧고환율‧고금리로 이미 한계 상황에 놓인 국내 산업계의 경영활동 위축이 가속화되지 않을까 우려된다"면서 "중장기적으로 사회 전반의 에너지 효율이 개선되고 원가주의에 기반한 전기요금 결정 체계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에너지 절약의 수단으로 요금 인상이라는 네거티브 방식이 아닌 전기를 아끼면 인센티브를 주는 포지티브 방식도 고려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정부가 대기업 등을 중심으로 큰 폭의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을 단행하면서 전력 사용량이 많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철강·정유 분야 기업들의 전기료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국내 산업계는 고물가·환율·고금리로 이미 어려운 상황인데 전기요금 차등 인상으로 경영활동 위축이 가속화 될 수 있다”면서 “원가주의에 기반한 전기요금의 결정 체계를 정착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경협 조사에 따르면 이번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으로 24시간 전기를 사용하는 전자·통신 분야에서는 전력비용 부담이 연간 최소 6248억원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경협 관계자는 “최근 반도체업계의 업황이 어려운 상황인데 전기요금이 추가 부담되면 더 힘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기업 중 삼성전자는 전력 사용량이 많아 이에 대한 타격도 크다. 한전과 삼성전자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삼성전자 사업장의 전력사용량은 2만2409GWh이며 이 가운데 90%가량이 반도체(DS) 부문에서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공정에서는 온습도 제어, 공기 순환 등에 막대한 전력이 소모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전기요금은 3조2600여억원이었고 이번 전기요금 인상으로 연간 3500억원의 비용 부담이 추가된다.

삼성과 같은 반도체 기업 SK하이닉스도 삼성전자의 50% 수준의 전력을 사용하는데 연간 최소 1700억에서 많게는 2000억원 가량의 추가 요금이 예상된다. 이외에 연간 7000억원의 전기료를 내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등의 기업도 전기요금 인상으로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력 사용이 많은 철강업계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전기료가 오를수록 중국산 철강 제품과 비교해 가격 경쟁력이 하락한다. 철강업계에서는 일반적으로 전기요금이 1㎾h당 1원 인상되면 연간 원가 부담은 200억원 증가한다고 추산하는데 1㎾h 16.9원 오르면서 원가 부담이 약 3400억원 추가로 늘어날 전망이다.

한편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4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기업위원회 산업통상자원부 국정감사에서 "부득이하게 대기업을 중심으로 산업용 전기요금을 인상한 것은 민생과 서민경제에 어려운 부분이 있어 고육지책으로 마련한 것"이라며 "올해는 더 이상 추가적인 전기요금 인상은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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